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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꾸 미 기

잡초와의 전쟁

작성자금당실|작성시간26.06.08|조회수35 목록 댓글 0
서양화가 정정수의 익스테리어 프로포즈 (14)
강원도 양양 ㅇㅇ해변, 통행이 뜸한 곳에서는 ‘갯메꽃’이 무리를 지어 피고 있다. 이 같은 아름다운 잡초의 식생은 바람에 날리는 모래의 양이 안정되며 염생식물들에 의해 해안 식생이 다시 자리를 잡게 한다. 자연에 의한 식생은 뿌리가 모래를 묶어주기 때문에 추가 침식을 줄이고, 해안 생태계를 복원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단독주택이나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거나 거주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늘 상상한다. 마당 잔디밭에서 뛰노는 자녀들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차 한잔하는 모습을 한 번쯤은 그려봤을 것이다. 이런 상상을 노년으로 미루기는 하지만, 결코 마음속에서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원에는 이런 상상과 로망을 위협하는 불청객이 숨어 있다.

진행 이형우 기자│글 자료 정정수 원장(ANC 예술컨텐츠연구원, JJPLAN 대표)
전원생활에 대한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만큼 많은 매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다양하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떠올려보면 아는 게 없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애써 가꾼 정원이 잡초들로 무성해지면 떠꺼머리총각의 헝클어진 머리 같고, 아름답던 꽃밭도 잡초를 이기지 못하고 1~2년 사이에 무너지고 만다. 문제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머리 아픈 문제가 잡초다. 유난히 아름답게 꽃이 피는 종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잡초로 분류되는 풀은, 대개 사람의 힘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감당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잡초로 분류되는 것이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야생화 중에서도 잡초로 분류해야 하는 것들은 경쟁에서 우점하며 사람의 손기술로는 통제할 수가 없기에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는다. 토끼풀을 떠올려보면, 계획적으로 식재한 지피식물들과의 경쟁에서 늘 우점하는 것을 보면서 ‘차라리 잔디를 대신해 토끼풀을 키우는 게 편한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필자가 전원 관련 일을 하는 것을 아는 지인들은 전원생활에 대해 내게 물어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는 ‘전원’에게 물어보라고 권한다. 의외로 전원생활을 포기하게 되는 결정적 원인 중 하나가, 로망이던 잔디밭이 잡초로 인해 비참하게 망가지는 것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풀과의 전쟁에서 패배해 경제적인 손해를 무릅쓰며 다시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로 퇴각하게 된다.
노란색의 작은 ‘좀씀바귀’가 귀여운 모습으로 천천히 침범을 시도하고 있다.
잡초를 이기는 방법
잔디밭에 있는 잡초는 때를 놓치지 않고 제거해주면 관리가 힘들지는 않다. 잔디밭에 잡초 몇 개쯤은 내버려 둬도 문제없으리라 무시한다면, 못 본 사이에 꽃이 피고 씨를 맺기도 한다. ‘다음에 한꺼번에 뽑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 순간 이미 풀에게 졌다고 봐야 한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꽃이 피고 진 후 잡초가 씨를 맺기 전, 혹은 맺을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때를 놓치면 씨가 떨어져 다음 해에는 올해 뽑은 잡초보다 더 많은 잡초를 감당해야 한다. 그다음 해는 더 많이, 결국 그다음 해에는 포기에 이르게 된다.
잡초 뽑는 일을 대행하는 분들에게 어느 날 하루나 며칠 몰아서 일을 시키는 것이 이익인 듯해도, 이는 잔디밭에 큰 손해를 끼친다. 적은 인원이 잡초를 자주 뽑는다면 비용도 덜 들고 잔디도 실하게 관리다. 인건비를 아끼려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 지혜를 갖길 바란다.
잔디밭이나 꽃밭의 잡초를 이기는 방법은 있다. 아무리 게을러도 잡초 제거의 적기는 눈에 보이는 잡초가 씨를 맺기 전이다. 이것만 지켜도 잔디와 꽃이 스스로 잡초를 이길 만큼 성장하게 된다. 살아 있는 것들은 계속 성장한다. 내 정원에 키우는 식물도 마찬가지다. 학교에 보내는 아이들에게 늘 관심을 가지는 것이 어쩌다 한번 집중하는 것보다는 좋은 결과를 맺듯, 식물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한 달에 한 번 인원을 집중적으로 동원하기보다, 면적에 따라 매주 한두 명이 듬성듬성한 잡초를 놀 듯 제거한다면 잡초로부터 건강하고 안전한 정원관리가 보장된다.
말도 안 되는 대안 중 하나는 그토록 꿈꾼 전원생활의 꽃인 정원을 참고 참다가 없애 버리고 콘크리트로 덮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전원주택이 아니라 ‘전원이었던’ 주택이 돼 버리고 만다.
“풀 뽑고 뒤돌아보면 다른 풀이 또 자라고 있다”전원생활 경험자들이 전하는 풀을 이기기가 어렵다는 의미의 표현이다.
잡초인 ‘여뀌​’가 논 근처의 물 가까운 곳에 무리 지어 피고 있다. 인간의 눈에는 꽃이 식물의 예술적 결정체이기에 순수한 모습의 아기들을 볼 때와 같이 닫혀 있던 우리들의 마음을 순수함으로 열게 한다.


갯메꽃 주변으로 뿌리 없이 줄기로 번식하는 ‘새삼’이 잠식을 시도하고 있다. 기생식물인 새삼을 초기에 제거하지 않는 것은 몸 안에 기생충을 키우는 것과 같다.
또 하나의 대안
우선 조경 계획 단계에서 잔디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듬성듬성하게 심는 줄잔디의 경우 노출된 흙 위로 잔디가 채워지기까지 3년은 기다려야 한다. 이런 식재는 정원 시공에 적합하지 않다. 그 과정을 3년 동안 지켜보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을 뿐더러, 흙 위에서 자라는 잡초 제거를 생각한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
줄잔디 시공은 묘지나 공사장처럼 멀리 떨어져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 토양 안정을 위해 적용하던 방법이다. 줄잔디가 비탈진 지형을 당분간 잡아 주면, 그 사이에 잡초가 함께 자라게 하려던 의도로 이해하면 좋다.
따라서 필자는 완성된 3년 후의 모습을 처음부터 즐길 수 있도록 평잔디를 흙이 보이지 않게 덮기를 추천한다. 제거할 잡초가 많지 않아 정원 가꾸기를 좋은 취미로 만든다. 정원 가꾸기는 한꺼번에 몰아서 하면 노동이지만, 조금씩 나눠서 꾸준히 하면 취미가 되기 마련이다.
민들레나 클로버는 안 된다. 다른 종류를 죽이면서 상생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 눈을 떴을 때, 보이는 내 정원이 원하지 않는 식물로 뒤덮여 있다면 누구나 심란해진다. 마음이 안정되고 영혼이 맑아지기보다, 완성되지 않아 많은 숙제에 둘러싸인 결과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봄맞이꽃’이 개화해 들판에 가득한 장면을 촬영했다. 이런 잡초라면 꼭 제거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봄맞이꽃의 앙증맞은 모습. 꽃대가 5cm 내외로 올라와 꽃이 피지만 꽃이 지고 나면 풀잎은 높이가 1cm도 안 될 만큼 납작하게 자란다.
필자는 잡초라는 이름의 풀을 뽑으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사회에서 격리하거나 감옥으로 보내는 행위처럼 사람들은 무슨 권리로 그들을 추방하는가를 반성해 보기도 한다. 뽑아 버린 생명에 대한 보상을 위해서라도 잡초만으로 꾸며 놓은 ‘잡초 가든’을 만들고 싶다.
후일 인간에게 유익한 페니실린과 같은 성분이 발견되는 식물은 잡초였다가 대접받는 식물로 신분 상승을 하겠지만, 지금 내몰리는 이유는 단지 정원을 침범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연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사랑하지만, 자신에게 불편을 주는 많은 것은 주변에서 제거하려 한다. 자연과 함께 상생하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해야겠다.
잡초가 주를 이루는 숲속 같은 가든. 필자에게 ‘잡초정원’을 만드는 것은 하나의 숙원사업이다.
민들레나 클로버처럼 뿌리줄기로 번식하는 것들은 풀뽑개로 뿌리째 캐내야 하지만, 냉이나 꽃다지처럼 아래에서는 꽃이 피고 위에서는 꽃이 지면서 씨를 맺는 식물들은 씨가 영글기 전에 제거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우선 꽃대를 꺾어 버리거나 씨가 맺힌 줄기라도 뽑아 버려야 한다.
주의할 점은 아무 데나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식물은 꺾여 버려진 줄기에 남아 있는 영양이 되는 것들을 모두 씨앗으로 옮겨 씨를 영글게 하는 능력이 있다. 이 와중에도 영양을 골고루 분배해 전부 쭉정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줄기 가까운 곳에 있는 씨앗 몇 개부터 우선으로 영글 수 있게 한다.
완두콩의 껍질을 벗기다 보면 다섯 개쯤 들어 있어야 할 콩깍지 속에 세 개는 영글어 있고 두 개는 아주 작은 점 크기로 영글지도 못한 것을 볼 수 있다. 능력이 되는 세 개의 콩만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나머지는 희생시킨 결과다.
모든 식물이 그렇다. 씨앗 스무 개 중에 단 한 개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라면, 골고루 나눠 다 죽이지 않기보다는 하나에 집중한다. 그렇기에 이것을 아무 곳에나 버리지 않고, 퇴비와 같이 썩히거나 말려서 소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개불알꽃, 괭이나물, 민들레처럼 통제와 관리가 안 되는 식종이라도 정원의 울타리 밖에서 번식하고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집중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봄철의 민들레, 여름철의 엉겅퀴와 같이 씨앗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식물은 주변에서 번식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인 정원관리의 요령이다.
헤밍웨이는 “행복을 만드는 것은 자기 손이 닿는 데에 꽃밭을 가꾸는 것이다”라고 행복의 의미를 정의했다. 그러나 어찌 우리의 삶 속에 꽃밭만 있겠는가? 모든 관계를 꽃밭 대하듯 사랑으로 가꾸자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역광을 받은 ‘금강아지풀’의 고급스러운 모습. 억새를 비롯해 가을 사초들은 노을 지는 시간에 역광을 받는 위치에 있을 때 가치를 발휘한다.
2년생 식물인 작은 ‘구슬봉이’는 이른 봄 잘 관리된 무덤가 잔디밭에서도 발견된다. 이런 귀한 식물은 잔디 틈에 자란다 해도 잔디 유지에 방해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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