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 바람이 공존하는 분당 주택 ‘Unjungdong House’
운중동 주택은 젊고 스마트한 부부의 집이다. 이들은 평소 효율적이고 바쁜 일상을 보내는 만큼 새로 지어질 집은 보다 느긋하고 따뜻한 곳이기를 바랐다. 신혼집을 단독주택으로 구해 살아보며 꾸준히 집짓기를 준비해 온 이들에게 필요한 집의 필수 조건은 ‘개방감’이었다.
진행 이형우 기자 | 이상진 소장(건축사사무소 상건축) | 사진 박영채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229.6㎡(69.5평)
건축면적 114.77㎡(34.7평)
연면적 348.88㎡(105.5평)
지하 142.35㎡(43.1평)
1층 106.54㎡(32.2평)
2층 99.99㎡(30.2평)
건폐율 49.99%
용적률 89.95%
설계기간 2023년 9월 ~ 2024년 5월
시공기간 2024년 7월 ~ 2025년 7월
설계 건축사사무소 상건축
070-7799-0412 officesang.com @office_sang
시공 ㈜제효 jehyo.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무근콘크리트
외벽 - 화강석
데크 - 이뻬목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페인트
내벽 - 친환경 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
단열재 지붕 - PT보드
외벽 - PT보드
창호 필로브창호
도어 현관 - 제작도어
중문 - 제작도어
주방기구 일도노 + 건축사사무소 상건축
위생기구 듀라빗, 아메리칸 스탠다드
집짓기 핵심은 개방감
판교지구의 서쪽 끝, 청계산에 기댄 대지는 인접 주거단지와의 경계에 위치한 탓에 서쪽 소나무 숲을 마주한다. 산자락에 조성돼 대지는 3m에 가까운 고저 차를 가지며, 격자로 나누어진 필지들 중 코너에 위치해 있어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주차장 출입구의 위치와 폭은 이미 결정돼 있었고, 소나무 숲을 마주하는 대지의 서측은 외벽의 길이 또한 제한받고 있었다. 이런 조건 속에서 어떻게 개방적인 집을 만들 것인지가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집도 첫인상이 중요하다.
외부공간과의 관계 통해 전형적 공간 성격 재구성
우리는 소위 ‘방’과 같은 전형적 공간들을 집안 깊숙이 침투하는 외부공간과의 관계를 통해 재구성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도심형 단독주택에서 개방감이란 단순히 큰 창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외부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몇 개의 방이 요구됐지만, 부부가 살아갈 공간의 성격은 방의 개수가 아닌 외부공간과의 관계를 통해 정의되었다.
집과 외부의 경계
주차장과 포치는 계단 두 단을 통해 전이된다.
반듯하지 않은 대지의 형태를 그대로 받아들여 건축물을 배치했기에 화장실, 계단, 보조주방 등의 부수적인 공간들은 아주 콤팩트하게 구성됐다. 반면, 거실과 같은 주된 공간들은 바닥과 천장의 높이 변화를 통해 그 쓰임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비례를 가지며 집의 안쪽으로 열려 있다. 또한, 전형적인 형태에서 벗어난 이 공간들은 독립적인 외부공간과 맞닿아 개방감을 획득한다.
대문에서 현관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설계하다.
위아래로 열린 입체적인 마당
중정을 통해 확보한 도심 속 프라이빗한 자연
집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설계하다
건축이 경사진 지표면과 맺는 관계에서, 외벽과는 별개로 한 발짝 물러난 덩어리가 만드는 틈은 집으로의 진입을 이끈다. 이 흐름은 내부 포치로 이어지는데, 이는 대문을 지나 현관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설계한 결과이다. 도로와 집 사이의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 여기에 빛과 어둠과 바람과 자연이 공존하도록 해, 집을 마주하는 순간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나의 공간적 경험이 된다.
여러 켜로 이루어져 집에 깊이감이 있다.
서측 소나무 숲으로 열린 2층 공간
포치에서 시작된 보이드는 건축물 전체를 관통하며 발산하여 도시와 소통한다. 안마당을 품은 중정형 주택의 성격을 가지면서도 내부화된 외부공간들로 인해 건축은 형태를 잃는다. 형태로 구속되지 않는 공간들은 도시와 만난다. 이는 곧 개방감이자 아늑한 마당이고 미시적인 도시의 시퀀스이다.
프라이버시는 지키고, 바람과 빛을 받아들이는 침실
풍경을 담은 욕조는 일상의 피로를 씻어내는 명상의 공간이다. 낮은 시선에서의 개방감이 느껴진다.
줄눈이라 불리는 입면의 패턴을 없앤 탓에 돌의 질감만 남겨진 외벽과 그 무거움을 한층 누그러뜨리는 이 보이드가 만나, 주변 주거지의 단절된 풍경 속에서 먼저 말을 건네는 그런 집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