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나무(재배식물)
詩讚 민경희
무엇이 그리도 부끄러워
자신의 속내를 꼭꼭 숨긴 체
마치 꽃이 없이 열매 맺는 것처럼
꽃을 주머니 속에 숨기고 살아가는 무화과나무
우리네 사람들
주머니 속 꽃 보지 못한 체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 보고 무화과나무
아주 오래 전 이땅에 들어와 남부 지방에선
노지 월동 가능하지만 중부 지방에선 유리 온실 속
어느새 탐스럽게 익어가는 무화과나무 열매 바라보며
무엇보다 달콤한 그 맛 알기에 나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고인다.
쐐기풀목 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 낙엽 활엽 관목
학명 : Ficus carica L.
아시아 서부에서 지중해에 걸쳐 분포하며 전라남도, 경상남도에 식재하는데 요즘은 충청도에서도 노지 재배가 가능하다.
높이 2~4m이고 나무껍질은 회백색에서 점차 회갈색으로 변하며 가지를 많이 피고 가지는 굵으며 갈색 또는 녹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기로 넓은 달걀모양이며 길이 10~20cm로서 3~5개로 깊게 갈라지고 열편은 둔두이며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고
표면은 거칠며 뒷면에 잔털이 있고 5맥이 있으며 잎자루는 길이 2~5cm이다. 줄기잎에 상처를 내면 백색 유액이 나온다.
봄부터 여름에 걸쳐 잎겨드랑이에서 주머니같은 꽃차례가 발달하며 그 속에 많은 작은 꽃들이 들어 있다. 꽃은 5 ~ 6월 에 피며
암수한그루로 수꽃은 상부에, 암꽃은 하부에 위치하며 화피열편이 3개이고 씨방과 암술대는 각 1개이다.
은화과(隱花果)로 거꿀달걀모양이며 길이 5~8cm로서 8~10월에 암자색 또는 황록색으로 익으며 식용한다.
*. 도움말
무화과(無花果)는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이다. 그래서 흔히 사람들은 정말 꽃이 없이 열매가 열리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정말 무화과는 꽃 없이도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는 만고의 진리는 여기에도 적용된다.
무화과는 꽃이 필 때 꽃받침과 꽃자루가 길쭉한 주머니처럼 굵어지면서 수많은 작은 꽃들이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맨 윗부분만 조금 열려 있다. 꽃받침이 변형된 주머니 안에 꽃이 갇혀 있어서 꽃가루가 바람에 날릴 수도 없고, 벌이나 나비를
불러들일 수도 없다.
자연은 참 신비롭다. 무화과나무는 번식을 위해 주머니 안으로 무화과좀벌이란 전용 곤충을 불러들인다. 영양분을 먹으며
자란 좀벌의 암컷들은 열매가 익으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종족보존만이 지상최대의 과제인 수컷들은 오직 짝짓기를 위해
생식기만 특히 발달되어 있으며, 무화과 열매 안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반면 밖으로 나온 암컷들은 이리저리 무화과나무를
옮겨 다니며 여러 수컷들과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다. 이 과정에서 꽃가루를 옮겨 무화과나무의 수정을 돕는다.
그러나 주머니 속에서는 사랑의 행위가 자기네들끼리만 은밀하게 이루어지므로 사람들은 낌새도 못 챈다.
수정이 되고 나면 깨알 같은 씨가 과육 속에 생긴다. 주머니 꼭대기에 작은 구멍이 있기는 하나 너무 작아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다.
그래서 꽃이 피는 것을 보지도 못했는데, 어느 날 열매가 익기 때문에 그만 꽃이 없는 과일로 알려지고 만 것이다
무화과가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최초의 문헌 기록은 고려 말 문신인 이색이 지은 《목은집》에
“어딘가에서 무화과나무 꽃이 피기만을 기다리면서 공연히 가지를 꺾으려고 치달리지 말 일이다”라는 구절이다.
또 《동의보감》에 보면 무화과는 “꽃이 없이 열매가 열리는데, 그 빛이 푸른 자두 같으면서 좀 길쭉하다.
맛이 달고 음식을 잘 먹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한다”라고 했다. 중국에 들어온 시기가 13세기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곧이어 들어온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