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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과 게시판

[글쓰기] 풍자와 유머

작성자mathmania|작성시간07.07.14|조회수487 목록 댓글 0

작품 속의 상황을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하거나 즐겁게, 혹은 모욕·분노·멸시 등의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일부러 주제의 심각성을 축소시키는 문학의 기교입니다. 원래 로마 시대에는 어엿한 문학 장르의 명칭이었습니다. 18세기 이후에는 어떤 문학 장르에나 나타날 수 있는 특유의 태도 또는 어조를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풍자는 또한 아주 옛날에는 주문(呪文)의 하나였다고도 합니다. 여러모로 우월한 위치에 선 자가 효과적인 말로써 적을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는 저주의 한 형태였습니다. 삼국지를 읽어보더라도 싸움하기 전에 먼저 대장들끼리 나와서 서로 비웃고 욕함으로써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는 것이 보입니다. 이처럼 풍자란 풍자의 대상에 대하여 지적이나 도덕적으로 우월한 태도로써 상대방을 우습게 보이도록 만들어서 비판하는 것입니다. 풍자하는 사람(풍자의 주체)이 얼마나 잘났는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독자들은 그가 도덕적, 지적으로 더 낫다는 점을 인정하고 풍자의 대상(욕먹는 대상)을 공격하는 데 기꺼이 합세하는 것입니다.

 

풍자의 주체는 아까 말했듯이 풍자의 대상보다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합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면 어찌 그것이 온당하겠습니까? 또한 풍자의 대상(욕먹는 녀석)은 지적, 도덕적으로 불량한 녀석(or 현상)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한 위선자라야 합니다. 겉으로 착한 척 속으로는 불량한 위선자의 피부는 풍자의 가시에 무척 약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욕먹어 마땅한 풍자의 대상에 대한 공격에 키득키득 웃으며 기꺼이 동참하는 것입니다.

 

풍자하는 사람이 풍자의 대상을 너무 심각하게 공격할 때면 풍자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독자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이런 유의 소설은 이른바 문제 소설이 되어, 옛날 같으면 작가가 경찰서 끌려가게 됩니다. 반면, 풍자하는 사람이 풍자의 대상을 여유 만만한 태도로 공격하지 못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싸우게 되면 상호 공격의 욕설이 되어 마치 진흙 밭 개싸움처럼 됩니다. 또 풍자하는 사람이 풍자 대상에 대한 극도의 반감은 있지만 여러 면에서 열악한 상태에 있게 되면 드러내놓고 욕을 하지 못하는 대신 비수처럼 찌르는 냉소(코웃음)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풍자는 역설, 아이러니(반어), 과장, 축소, 독백, 대화, 서간, 연설, 서술, 풍속묘사, 우화, 환상, 만화, 익살, 패러디(풍자적 개작), 등 모든 웃기는 방법과 기타 어떠한 수단이라도 단독으로, 또는 혼합시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풍자에는 위트(wit), 조롱, 비꼼, 해학, 조소, 냉소, 욕설 등등의 모든 웃기는 말투를 몽땅 동원할 수가 있습니다.

 

풍자의 목적은 현실에 대한 도덕적 비판을 통하여 사회악을 엿먹이는 것입니다. 풍자는 악덕을 바로잡기 위해 상대방의 위선이나 약점을 폭로하고 공격합니다. 새롭게 발견된 나쁜 놈의 위선과 약점이 기묘한 폭로 수법에 의해 웃음을 일으키고, 이 웃음이 풍자의 목적을 이루게 합니다.

 

풍자로써 고발하고 항의하는 이 정신이 예술로 승화할 때 풍자 문학이 성립하게 됩니다. (가시가 들어 있는 웃음)

 

옛날 삼국시대 때 육군 중위가 탱크 세대를 앞세워 반란을 일으키고 왕이 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독재자가 되었다. 당연히 백성들은 불행해졌다. 왕이 행글라이더를 타고 온 나라를 시찰하는데 저 아래에서 백성들이 주먹을 치켜들고 엿을 먹였다. 하늘에서 바라본 왕은 자기를 환영하는 것으로 여기고서 기특한 백성들에게 돈을 마구 뿌렸다. 같이 날아가던 이조판서가 말했다. 백성들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 수가 있사옵니다.  뭐냐?  예. 여기서 대왕이 뛰어내리시면 백성들은 너무 기뻐서 팔짝팔짝 뛸 것입니다. (옛날 전설 중에서)   

거기 오는 장사가 누구냐? 정욱이 하도 급해서 끝 자만 띠어서 부르는디, 떡이요. 떡이란 말 듣더니만 조조가 반겨하여 떡이라니 무슨 떡이냐. 찰떡이냐, 멥떡이냐, 수수떡이냐, 강냉이 떡이냐, 배고픈데 먹어보자. 아이고 고것이 먹는 떡이 아니고라, 萬軍中에서 장수 모가지를 쏵쏵 빈다는 장비 장익떡이랑께요. (박동진의 「적벽가」중에서).

 

       서 시

           깨는 날까지 선생님 우러러

           한 줄 침자국이 없기를

           짝꿍의 공책 소리에도

           나는 놀라와 했다

           필기하는 모습으로

           모든 꿈속을 헤매어야지

           그리고 나한테 던져진 분필을

           맞아야겠다

          오늘 수업도 잠에 취해 쓰러진다

(경상도 어느 여학생의 작품인걸로 기억합니다. 출처를 알 수 없어 밝히지 못해 미안합니다. 연락주시면 다음에 출처를 밝혀드리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풍자를 '패러디'라고 부릅니다. 윤동주 시인의「서시」를 이렇게 고친 것입니다. 이렇듯 원작은 따로 있고 그 원작을 교묘하게 비틀어 웃음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고쳐 쓰는 풍자의 한 기법을 '패러디'라고 합니다.)

  

풍자와 유머의 차이

둘 다 웃음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그러나 풍자는 가시가 돋힌 웃음이며, 유머는 선량한 웃음입니다. 유머는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유머의 대상이 되는 사람 모두 웃을 수 있습니다. 악의가 없는 웃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풍자는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일부는 웃을 수 있지만, 풍자의 대상이 된 사람은 풍자의 가시에 찔려 신음하거나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풍자와 유머는 차이가 납니다.

 

유머와 위트의 차이

유머와 위트(기지)는 똑같이 웃음을 인식하고 표현한다고 하지만 위트가 순수하게 지적(知的) 능력인 데 반해, 유머는 그 웃음의 대상에 대한 동정을 수반하는 정적(情的)인 작용을 포함하고 있어서 그만큼 인간이 지닌 숙명적인 슬픔을 느끼게 한다는 데 차이가 납니다. 높은 곳에서 초연한 태도로 내려다보며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웃음이 아니라, 인간의 어리석음을 가가대소(呵呵大笑)하면서도 그것이 자신을 포함한 인간들의 슬픈 천성이라는 데 연민과 사랑을 던지는 약간 복잡한 웃음입니다. 그런 뜻에서 위트처럼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하난하나의 현상에 대한 반응으로서 나타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다 포괄적인 인생 관조로 직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어유희(言語遊戱, pun : 교과서 수록 부분)

판소리 '춘향가'에서

1 각 읍 수령 모여들제---울고 나니 곡성(谷城) 원님, 운수 좋다 강진 원님......

[哭聲(곡성-우는소리)와 전라남도 곡성(谷城)의 음이 같음을 연결하여 웃음 유발]

 

2 춘향이 내달아,

"여보 도련님. 이제 가시면 언제나 오시려오. 사철 소식 끊어질 절(絶), 보내느니 아주 영절(永絶), 녹죽(綠竹) 창송(蒼松),백이.숙제 만고충절(萬古忠節), 千山에 조비절(鳥飛絶), 와병(臥病)에 인사절(人事絶), 죽절(竹節), 송절(松節),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절(四時節), 끊어져 단절(斷絶), 분절(分節), 훼절(毁節), 도련님은 날 버리고 박절(迫切)히 가시니 속절없는 이 내 정절(貞節) 독숙공방(獨宿空房) 수절(守節)할 때 어느 때나 파절(破節)할꼬. 첩의 원정(寃情) 슬픈곡절(曲折) 주야(晝夜) 생각 미절(未節)할 제, 부디 소식 돈절(頓絶)마오."

[끝에 "절"자가 들어가는 말을 끝없이 늘어놓음으로써 웃음을 유발함]

 

<열녀춘향수절가>

"너의 서방인지 남방인지 걸인 하나 내려 왔다."

[남편을 뜻하는 서방(書房)과 방향을 뜻하는 서방(西方)의 동음이의어를 이용하여 대가 되는 남방(南方)을 연결시킴으로써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문체와 사회>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검은 소--컴컴하다), 볏(쟁기의 부분 명칭)--볕(햇볕), 셩 장(수분이 얼어있는 상태)--성애장(쟁기의 부분 명칭), 양지머리(소 가슴살)--(陽地: 따뜻한 곳)을 대비시켜 웃음을 유발]

 

임제의 시조

        북천이 맑다거늘 우장 없이 길을 가니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비로다.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얼어잘가 하노라.

[기생이름인 한우(寒雨)를 한글로 풀이하면 찬비가 된다. 이것을 이용하여 은근히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심청가

"영감, 지난달부터 밥 구미는 뚝 떨어지고 신 것만 구미가 당기니 어째서 그런가 모르겄오."

"파아하하 거 그러면 태기가 있을란가 부네. 어쩌튼 하나만 낳아라. 그런디 신 것이 구미가 당기면 무엇을 먹는가?"

"아 살구 먹었지요."

"살구는 얼마나 먹었는고?"

"아! 씨 되어 보니 닷말 섯 되입니다."

"거 신 것을 그리 많이 먹어. 그 놈은 낳드라도 안 시건방질까 몰라. 이것 농담이요."

['시다'--'시건방지다'의 대비로 인한 웃음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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