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두음 법칙
두음법칙이란 낱말의 첫소리에 유음 “ㄹ”과 “구개음화” [한글 맞춤법 제6항]된 “ㄴ”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발음 규칙입니다. 첫소리 “ㄹ”이 “ㄴ” 또는 음가 없는 “ㅇ”으로 소리나고, 첫소리 “ㄴ”은 음가 없는 “ㅇ”으로 소리납니다.
두음 법칙은 비교적 쉬운 발음 규칙입니다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해당 단어가 한자어인가 고유어인가에 따라서 또는 음절의 위치에 따라서 법칙을 달리 적용합니다. 특히 인명과 같은 고유 명사에서 두음 법칙을 적용하지 않는 예가 있습니다. 성씨에 쓰는 “류[柳]”와 우리 나라 기업 이름인 “쌍용[雙龍]”은 엄밀히 말하면 “유”와 “쌍룡”으로 써야 맞습니다.
북한의 조선말 규범집에는 북한말이 두음 법칙을 따르지 않음을 밝히는 조항이 있습니다.
북한의 조선말 규범집 맞춤법 제 7장 제25항: 한자말은 소리 마디마다 해당 한자대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북한의 문화어 발음법 제2장 제5항: “ㄹ”은 모든 모음 앞에서 [ㄹ]로 발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보기 : 로동자[勞動者] 로력[勞力] 리유[理由] 리용[利用]하다
ㄴ. 두음법칙의 연원
우리말과 같은 알타이계 언어에는 말의 첫머리에 ‘ㄹ’로 시작하는 낱말이 처음에는 없었다고 한다. 말의 첫머리에 ‘ㄹ’로 시작하는 낱말이 생겨난 것은 외래어의 유입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말의 경우 조선시대인 18,19세기에 두음법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지금도 이러한 경향이 남아 있어서 말의 첫머리에 특정한 음운이 오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 데 이것을 두음법칙이라 한다.
ㄷ. 두음법칙에 따른 표기법의 원칙
한자어의 첫머리에 [ㄹ]음이나 [ㄴ]음이 오는 것을 꺼려 다른 음으로 발음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글맞춤법 제10∼12항에 있는 두음법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낱말 첫머리 [ㄹ] 다음에 단모음 [ㅏ,ㅓ,ㅗ,ㅜ,ㅡ,ㅐ,ㅔ,ㅚ]가 오면 [ㄴ]으로 발음하고 표기도 그렇게 한다.
2) 낱말의 첫머리 [ㄹ]다음에 단모음 [ㅣ]나 이중모음([ㅑ,ㅕ,ㅛ,ㅠ 등])이 오면 음가를 잃는다.
3) 낱말의 첫머리 [ㄴ] 다음에 단모음 [ㅣ]나 이중모음([ㅑ,ㅕ,ㅛ,ㅠ 등])이 오면 [ㄴ]음은 입천장소리가 되며 첫머리에 오는 것을 꺼려서 음가를 잃는다.
4) 한자 접두사 및 합성어 뒤에 쓰는 첫말도 두음법칙에 따른다.
5) 둘 이상의 낱말로 구성된 고유명사 안의 낱말첫머리 글자도 모두 두음법칙에 따른다.
6) 준말과 의존명사는 본래의 음대로 쓴다.
우리말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알면 알수록 어렵습니다. 물론 어설프게 아는 탓도 있겠지만, 저희 같은 전공자들도 이와 같은 말을 쓸 때, ‘율’과 ‘률’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 지 한 번쯤 고민합니다. 이를테면 ‘남여’로 써야 할 지 ‘남녀’로 써야 할 지 몰라서 혼동할 때가 많습니다. ‘ㄴ, ㄹ, 음가 없는 ㅇ’ 사이의 표기 혼란은 ‘두음 법칙’이라는 우리말 음운 규칙 때문에 생깁니다.
두음 법칙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한글 맞춤법에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두음 법칙과 관련하여 자주 틀리는 단어의 예를 보고 익히도록 합니다
한글맞춤법 제5절 두음법칙
제10항 :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여, 요, 유, 이”로 적는다.
녀자(×) -> 여자(○) 년세(×) -> 연세(○) 년말(×) -> 연말(○) 년시(×) -> 연시(○)
다만, 다음과 같은 의존명사에서는 “냐, 녀” 음을 인정한다.
량(兩)(×) -> 냥(○) 량쭝(兩-)(×) -> 냥쭝(○) 년(年): 몇 연(×) -> 몇 년(○)
[붙임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남여(×) -> 남녀(男女)(○) 당요(×) -> 당뇨(糖尿)(○)
결유(×) -> 결뉴(結紐)(○) 은익(×) -> 은닉(隱匿)(○)
[붙임2]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 소리로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신녀성(×) -> 신여성(新女性)(○) 공념불(×) -> 공염불(空念佛)(○) 남존녀비(×) -> 남존여비(男尊女卑)(○)
[붙임3]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 를 붙여 쓰는 경우에도 [붙임2]에 준하여 적는다.
한국녀자대학(×) -> 한국여자대학(○) 대한뇨소비료회사(×) -> 대한요소비료회사(○)
제11항 :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는다.
량심(×) -> 양심(良心)(○) 력사(×) -> 역사(歷史)(○)
례의(×) -> 예의(禮儀)(○)
룡궁(×) -> 용궁(龍宮)(○) 류행(×) -> 유행(流行)(○)
리발(×) -> 이발(理髮)(○)
다만, 다음과 같은 의존명사는 본음대로 적는다.
리(里) : 몇 리냐?
리(理) : 그럴 리가 없다.
[붙임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개량(改良) 선량(善良) 수력(水力) 협력(協力) 사례(謝禮) 혼례(婚禮)
와룡(臥龍) 쌍룡(雙龍) 하류(下流) 급류(急流) 도리(道理) 진리(眞理)
다만,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
나렬(×) -> 나열(羅列)(○) 분렬(×) -> 분열(分裂)(○)
치렬(×) -> 치열(齒列)(○)
선렬(×) -> 선열(先烈)(○) 비렬(×) -> 비열(卑劣)(○)
진렬(×) -> 진열(陳列)(○)
규률(×) -> 규율(規律)(○) 선률(×) -> 선율(旋律)(○)
비률(×) -> 비율(比率)(○)
전률(×) -> 전율(戰慄)(○) 실패률(×) -> 실패율(失敗率)(○)
백분률(×) -> 백분율(百分率)(○)
[붙임2] 외자로 된 이름을 성에 붙여 쓸 경우에도 본음대로 적을 수 있다.
신립(申砬) 최린(崔麟) 채륜(蔡倫) 하륜(河崙)
[붙임3] 준말에서 본음으로 소리나는 것은 본음대로 적는다.
국련(국제연합) 대한교련(대한교육연합회)
[붙임4]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어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 또는 “ㄹ” 소리가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역리용(×) -> 역이용(逆利用)(○) 연리율(×) -> 연이율(年利率)(○)
열력학(×) -> 열역학(熱力學)(○) 해외려행(×) -> 해외여행(海外旅行)(○)
[붙임5]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를 붙여 쓰는 경우나 십진법에 따라 쓰는 수도 [붙임4]에 준하여 적는다.
육천륙백륙십륙(×) -> 육천육백육십육(六千六百六十六)(○)
서울려관(×) -> 서울여관(○) 신흥리발관(×) -> 신흥이발관(○)
제12항 : 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
락원(×) -> 낙원(樂園)(○) 뢰성(×) -> 뇌성(雷聲)(○) 래일(×) -> 내일(來日)(○)
루각(×) -> 누각(樓閣)(○) 로인(×) -> 노인(老人)(○) 릉묘(×) -> 능묘(陵墓)(○)
[붙임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쾌락(快樂) 극락(極樂) 거래(去來) 왕래(往來) 부로(父老) 연로(年老) 지뢰(地雷) 낙뢰(落雷)
고루(高樓) 광한루(廣寒樓) 가정란(家庭欄) 동구릉(東九陵)
예외: 고유어나 외래어에 붙는 “란(欄)”은 “난”으로 쓴다.
예) 어린이난, 어머니난, 뉴스난 『미승우, 새 맞춤법과 교정의 실제』 참고
[붙임2]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단어는 뒷말을 두음법칙에 따라 적는다.
내래월(×) -> 내내월(來來月)(○) 상로인(×) -> 상노인(上老人)(○)
중로농(×) -> 중노동(重勞動)(○) 비론리적(×) -> 비논리적(非論理的)(○)
물어온 령(靈)의 경우, 각각의 올바른 쓰임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령(幽靈), 영혼(靈魂), 영가(靈歌), 신령(神靈), 심령(心靈) 등이 맞춤법에 맞으며
단독으로 쓰일 때는 영(靈)이라고 해야 옳습니다.
영화에서는 그냥 강렬한 영적(ghost)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령(靈)으로 사용 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