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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가 김광석의 노래 <거리에서>를 생각하다

작성자광마|작성시간08.05.06|조회수249 목록 댓글 0

<거리에서>......김광석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 넘어 또 하루가 저물 땐 왠지 모든 것이 꿈결 같아요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은 무얼 찾고 있는지 뭐라 말하려 해도 기억하려 하여도 허한 눈길만이 되돌아와요… 그리운 그대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치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머나먼 그곳으로 떠나버린 후 사랑의 슬픈 추억은 소리없이 흩어져 이젠 그대 모습도 함깨 나눈 사랑도 더딘 시간 속에 잊혀져가요 거리에 짙은 어둠이 낙엽처럼 쌓이고 차가운 바람만이 나에 곁을 스치면 웬지 모든 것이 꿈결 같아요.. 옷깃을 세워 걸으며 웃음지려 하여도 떠나 가던 그대의 모습 보일 거 같아 다시 돌아보며 눈물 흘려요 그리운 그대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치 아무일도 없던 것 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머나먼 그곳으로 떠나버린 후 사랑의 슬픈 추억은 소리없이 흩어져 이젠 그대 모습도 함께 나눈 사랑도 더딘 시간 속에 잊혀져 가요.... 더딘 시간 속에 잊혀져 가요...... ‘거리에서’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노래다. 특히 노래를 부른 김광석이 내 고등학교 후배라 서 더 그렇다. 그가 자살하기 얼마 전에도 나는 그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그는 전혀 죽을 것 같은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가끔가다 웃는 웃음 가운데 어쩐지 서글픈 여운이 남 아 있었다는 것이,그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난 뒤 내가 기억해낸 자살의 희미한 전조(前兆) 였었다. 나는 그가 가정문제로 그토록 고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꿈에도 물랐었다. 언제나 서글서글한 표정으로 선량한 눈웃음을 짓고있었고, 그와 나눈 대화 또한 음악이나 예술에 관 한 것들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가 자살한 후 보도된 것을 보니, 부부간의 불화가 가 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랑이 ‘즐거운 유희’가 되지 못하고 ‘치열한 힘겨루기’가 되면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 아가기도 한다. 나는 문득 ‘사랑’에 대한 공포와 더불어 애증병존의 양가감정이 느껴지면 서, 다른 한편으로는 낭만적인 사랑에 몹시도 목말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느꼈다. ‘거리에 서’의 가사가 세련된 센티멘틸리즘을 보여주고 있어, 가사의 내용에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 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마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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