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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아리랑 가사에 얽힌 “기구한 여성의 삶”(문전세재)

작성자장재호|작성시간12.03.19|조회수1,866 목록 댓글 4

진도아리랑 가사에 얽힌 “기구한 여성의 삶”

“문전세재”란 인생의 고갯길 표현, 각계 주장 쏟아져

안방과 부엌을 연결한 쪽문, 부엌과 마당을 이어주는 부엌문, 죽어서 마당에서 북망으로 떠나는 대문이 ‘세 고개’

축제장이 아닌 언론과 메스컴에 연일 ‘진도아리랑’이 울리고 있다. 먼저 광주광역시 강운태시장이 오는 가을 제1회 세계아리랑축전를 준비하는 가운데 “진도아리랑 가사의 일부를 바꿔야 한다”라는 주장을 강하게 내놓았다.

 진도아리랑 가사 중 일반적으로 알려진 ‘문경새재’는 잘못된 발음이며 진도 현지에서는 오래 전부터 촌로들이 ‘문전세재’로 불렀다는 향토사학자들의 잇딴 제보와 국정음악교과서에 수록된 가사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을 적극 받아들인 입장이다.

 

진도에서 수십년 동안 진도아리랑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박병훈(전 진도문화원장) 향토사학자를 비롯 국악인 강송대(70.남도들노래 예능보유자)씨 등은 물론 진도아리랑을 연구해온 송 현, 김상유 씨 등도 같은 맥락에서 교과부가 적극 가사개정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진도아리랑에 웬 뜬금없는 ‘문경새재’냐, 섬 여인의 일생을 은유한 ‘문전세재’로 바꿔 불러야 한다.”라는 요지다.

지난 13일 오후 진도문화해설사인 장재호(62)씨도 각종 자료들과 타당성을 강조하며 강송대여사로부터 뜻을 같이한다는 확답을 받고 이날 자리에서 뜻밖의 놀라운 사실도 확인했다. 진도지역에서 대단한 식자로 널리 알려진 강 명창의 할아버지가 생전에 자주 아리랑을 부를 때 “문전세재넌 웬 고개인가”라고 분명히 기억한다는 것이었다.

오는 10월에 세계아리랑축전을 여는 광주시는 “호남을 대표하는 민요 <진도아리랑>의 가사 중 ‘문경새재’는 애초 ‘문전세재’가 잘못 전해진 것”이라며 “문헌고증과 현지 채록을 통해 문화유산을 바르게 이어가겠다”고 이미 밝혔다.

광주시가 문제를 제기한 대목은 <진도아리랑>의 첫번째 매김 소리인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구나”이다. 전라남도 진도 전통민요에 생뚱맞게 경북 문경의 새재가 등장할 리 없고, 아무리 고개가 험해도 넘어가면서 쉬면 되지 눈물까지야 나겠느냐는 반론이다.

 이 가사는 중학교 3학년 국어, 중학교 2학년 음악 교과서 등에 그대로 올라 있다.

 

문경새재를 흔히 ‘조령(鳥嶺)’이라고 하지만 언어학자들은 ‘사이 재’의 압축으로 보고 있다. 진도아리랑보존회(회장 박병훈)도 “1980년대 당시 70~80대였던 조공례(박동매 모)· 이근여(강송대 모.) 최소심(둔전리. 이상 모두 작고)등 진도 국악인 10여명한테 채록한 가사는 모두가 ‘문전세재’”라고 확언했다.

 

특히 보존회는 ‘문전세재’가 “진도 여인의 기구한 인생살이를 안방과 부엌을 연결한 쪽문, 부엌과 마당을 이어주는 부엌문, 죽어서 마당에서 북망으로 떠나는 대문 등 세 문을 굽이굽이 넘는 눈물고개로 은유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런 주장은 진도군의회 장재호 전 의원과 송 현 한국음악연구소 대표 등에 의해 잇따라 제기됐다. 이런 움직임은 중학교 국어와 음악 교과서에 실린 <진도아리랑>의 가사에 대한 수정 요구로 이어졌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고칠 만한 확실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아직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먼저 광주시가 교과부를 설득해 가사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시는 1930년대 이전의 문헌이나 음반을 찾고, 진도 현지의 구전 가사를 채록하는 등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국악작곡가인 김상유(42)씨는 “학교가 아니라 현지에서 배운 이들은 다들 ‘문전세재’로 부른다”며 “왜곡이 재생산되지 않도록 교과서를 바로잡아야 맞다”고 강조했다.

광주시 안기석 대변인은 “전남 진도 민요에 경북 문경에 있는 문경새재가 등장할 리 없고, 실제로 진도 여인들의 억척스럽고도 기구한 인생인 고갯길을 담아 낸 표현으로 알고 있다.”면서 “생뚱맞게 문경새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진도군측에서는 진도문화원에서 각 마을을 돌며 현지 채록, 간행한 「우리동네 소리꾼들」에 수록된 가사들과 이 전에 ‘예향진도’(진도문화원)에 실린 논문 등을 모아 정식적으로 교육부에 가사 교정을 요구하는

작업을 박병훈 장재호 박남인씨 등이 추진 중이다.(자료제공 예향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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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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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늘푸른(임방울) | 작성시간 12.03.19 그렇군요, 저도 좀 이상하다 생각했답니다.
  • 작성자흰눈썹황금새 | 작성시간 12.03.21 저도 들을때마다 왜 뜬금없는 문경새재가 나올까했었는데...^^
  • 작성자미서니(김미선) | 작성시간 12.03.23 귀한정보..감사^^~
  • 작성자옥당골해당화(전은진) | 작성시간 13.12.31 샘 뵙고 싶습니다
    새해에는 더 많은 가르침 주시기 기대합니다
    오는년과 함께 건강과 축복과
    행복 가득한 시간들로만 채워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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