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들풀아카데미 주요 무대는 장성에 위치한 입암산인데 유문암질응회암을 기반암으로 한 호남정맥의 분기점을 이루는 높지 않고 탐방하기에 적당한 멋진 산입니다. 갑자기 암석이름을 글 초입에 언급한 이유가 궁금한 선생님들이 계시지요?
우리 인간들이 사는 터전일뿐 아니라 동식물이 사는 터전이기에 우리가 탐방하는 장소의 지질정도는 알아두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했답니다.
늘 그랬듯 눈에 띠는 어떤 식물과도 숨이 닿을 거리로 눈길을 보내며 알고자 하는 모습들은 가까이 다가 가고픈 마음의 발로인지 모릅니다.
탐방 초기부터 누가 보기엔 잡초라 여길 식물도 우리 선생님들에겐 소중한 존재로 다가옴을 몸소 보여줍니다.
동물은 교잡에 의해 잡종으로 태어나면 번식능력이 없지만 식물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에 식물의 생존능력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런 이유가 동물을 먹여 살리는 기본 먹이사슬의 하부구조라서 그럴까 하는 근거 없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오늘의 미션인 산딸기와 멍석딸기의 교잡종을 발견하라는 교수님의 특명은 힘찬 발걸음을 일으키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과연 야심찬 출발은 성공했을까요?
드물게 내륙 깊이 들어와 뿌리를 내린 굴거리는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까? 사람이든 식물이든 생존은 종족 번식의 최대 운명이요 과제이기에 그 어떤 환경에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일듯 해 애처로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층층나무와 비슷한 수형에 폭목이라는 오명을 쓴 이나무는 좀 억울할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재미 있는 이야깃거리를 들려 줍니다. 하지만 풍부한 꽃과 열매가 벌과 새들의 먹이가 된다는 설명에 폭목이란 별명은 무색해 지고 무조건 많은 열매를 맺지 않고 해마다 달리 하는 나무의 지혜를 알게된 점은 생명의 신비로움의 재발견입니다.
산수국의 회귀 현상, 구릿대의 잎은 어디까지..그리고 측백나무 잎 구조에 대한 설명은 수업의 풍부함을 더합니다.
갈참나무의 열매와 잎 그리고 상수리나무등 흔하게 볼 수 있는 참나무지만 그 특성을 완벽히 다 알기엔 부족합니다. 갈참나무는 1년에 한번 열매를 맺고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는 2년에 한번 맺는다고 합니다.
식물 가지나 잎에 있는 털을 선모(샘털)와 성모(별모양털)로 구별한다고 하는데 새비나무와 작살나무를 구분하는 포인트로 새비는 성모가 많고 작살나무는 그렇지 않다고 하네요. 이와 같이 식물들은 자기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기에 우리는 그것을 이용하여 동정하고 그 이름을 불러 줄수 있어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 갈수 있는 것 아닐런지요. 천남성은 특이한 꽃구조를 갖고 있는데 꽃의 구조에 대한 이해는 아직 미완성이지만 언젠가 완성의 날을 기대하며 잠시 미뤄둡니다.
리스키(Risky)한 유전자와 일반유전자, 좋은균과 안좋은균을 구분하고 한쪽만이 중요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과연 옳은 것인지 생각해 보고 자연생태계가 균형 있게 발달 하고 더 건강하려면 다양한 생명체(비록 인간이 해롭다고 지칭한 생명체 라고 해도)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손상된 자연을 복원하거나 경제적 목적을 위해 한수종으로 인공적 조림을 하였을 경우 끝까지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거나 방치할 경우엔 건강한 숲이 되지 못할뿐만 아니라 병충해에도 취약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보았고 자연 그대로 다양한 식물들이 성장중인 숲이 건강한 숲이라는 것을 아는 거시적 안목도 키우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소나무를 비롯한 그 밖의 식물들이 유전적 또는 환경적인 영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설명에 우리 인간들도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측면을 고려할때 자연은 하나다라는 생각이 과연 지나친 생각일까요?
화전민이 식량을 확보하고 살아남기 위해 적정한 가족수를 유지해야 했던 이야기를 통해 자연에 짐이 되지 않도록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포도송이처럼 풍부한 이나무의 열매를 보러 다시 한번 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태풍은 숲의 청소부, 진화는 눈먼 시계공이다! 라는 교수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후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