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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에움길

작성자남궁창|작성시간26.06.05|조회수20 목록 댓글 1

‘길’이라는 말은 우리가 가장 자주 쓰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 글자뿐인 이 말은 오래된 친구처럼 친근하고, 들을 때마다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는 늘 길 위에서 살아가고, 길을 묻고, 길을 찾으며 인생을 걸어갑니다.

요즘은 ‘에움길’이라는 말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에움길은 ‘빙 둘러서 가는 멀고 굽은 길’을 뜻합니다. 

둘레를 빙 둘러 싸다는 뜻의 동사 ‘에우다’에서 나온 말 입니다. 

곧장 질러가는 지름길과 달리, 에움길은 에둘러 돌아가는 먼 길입니다. 

‘길’이라는 말 자체도 순수 우리말입니다. 한자를 쓰기 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미 길이라고 불렀습니다. 

신라 시대의 향가에도 이 말이 등장합니다. 그래서인지 길을 가리키는 말들 가운데는 우리말이 유난히 많습니다. 

흥미로운 사실 은 길 이름의 대부분이 넓고 편한 길보다, 좁고 굽고 험한 길에 붙어 있다는점입니다. 

마치 우리의 인생을 닮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집 뒤편으로 난 뒤안길, 마을의 좁은 골목을 뜻하는 고삿길, 논두렁을 따라 꼬불꼬불 이어지는 논틀길, 거칠고 잡풀이 무성한 푸서릿길, 

조용하고 아늑한 오솔길, 구불구불 휘어진 후밋길, 낮은 산비탈을 따라 난 자드락길, 돌이 많아 발걸음이 조심스러운 돌서더릿길과 

돌너덜길, 사람의 발길이 드문 자욱길, 강가나 바닷가 벼랑을 따라 난 아찔한 벼룻길도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인생도 그렇습니다. 누구나 지름길로 가고 싶어 합니다. 빠르고 편한 길, 넓고 반듯한 길을 바라봅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걷는 길은 대부분 에움길 입니다. 
때로는 돌아가야 하고, 때로는 좁고 험한 길을 지나야 합니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이 결코 헛된 길은 아닙니다. 에움길은 우리에게 더 많은 풍경을 보여주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급하게 질러가는 길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천천히 보여 줍니다. 그래서 인생의 길은 어쩌면 지름길보다 에움길에서 더 깊어집니다. 

돌아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사람을 배우고, 세상을 배우고, 결국 자기 자신을 배우게 됩니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지름길 위에 있고, 누군가는 에움길 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떠한 길 위에 있느냐가 아니라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가고 있느냐일 것 입니다.

조금 멀고 굽어도 괜찮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바로 각자의 인생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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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시와 노래 | 작성시간 26.06.10 마음에 잔잔함이 머물러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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