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리움, 나는 침묵
서문곤
너는 말하지.
“참 좋았지, 그때”
여럿이 함께 술잔을 나누던 만남의 날들
나는 고개를 끄덕일 뿐
입가에 맴도는 말을 삼킨다.
어울렸던 한 사람을 같이 기억하는데
너는, 그날의 숨결을 아쉬워하고
나는, 그날의 공기를 마시고 싶지 않아 하지.
너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낙서
나에게는 덮어두고 싶은 상처
부디
그 사람에 대해 내게 묻지 말아줘
“그래도 좋았잖아?”
내 대답은
바람에 흩어질 종이 한 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계절의 이름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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