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참 이름처럼(?)
늘 앞서려는 것처럼 보이다
어느 순간 물러나는,
참으로 겸손한 분이셨다.
처음 서울을 두고 물러나셨을 때는
진정한 겸손한 양보(?)라 생각했다.
이후 대권을 두고 물러날 때는
뼈를 깎는 결단(?)이라 여겼고.
그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가?
큰 영향이 없었던 건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번 대선에도 기어코 살아남은 그가
사전선거를 앞둔 시점에
마침내 물러나시었다.
“재외투표자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결국 그렇게 될 줄 알았다.”
그런 말들이 안주거리로 가득한데
사실 나는 전혀 예상도 못한 터라
당황보다는 신기한 심정이다.
이쪽저쪽 누구와 통합해도
이상할 게 없었고,
굳이 통합을 하지 않는다해도
무리가 아니었을텐데
한다 만다 수많은 낭설을 뒤로 하고
‘이젠 더 이상 통합은 없다’
생각할 무렵에 갑작스럽게그것도 새벽에 결정하였다.
당황에서 신기로, 이제는 존경심마저 든다.
사람은 이름 따라간다고들 하던데
결국 그처럼 이름 따라
‘철수’한 거 아니냐는 비아냥에 내심
‘철수는 철수여도 ‘안’철수잖아.
이젠 철수 안 할 때도 됐지.’ 했던
어린 내 소견을 가볍게 부숴버리셨다!
이제 보니 그분은 철수는 철수인데
진정 ‘안’철수다.
그 이름에 진정 어울리는 분이다.
모두 다 설마 철수할까? 할 때,
이제 더 이상 철수는 어렵지 할 때,
이번만큼은 철수 못하겠지 할 때
모두들 불가능하다 여기는 그때에
그분은 ’철수‘하셨다!
다들 철수할지 아닐지 분간 못 할 때
철수가 어렵다고 오판(?)할 때
홀로 모든 것을 ’안‘ 그분께서
철수를 결정하시고 이뤄내셨다!
철수하느냐 아니냐의 단순함을 넘어
예측 불가능한 시점을 홀로 아시고
홀연히 물러나시는 그분!
오직 시와 때를 홀로 정하고 이루시는 분!
그러니 그분은 ’안철수‘다!
철수의 시점, 그 타이밍을 ’안‘ 철수다!
처음 정치 경력이 없음에도
인기와 기대가 드높던 것에 놀랐고,
이후 양보(?) 혹은 철수 외에는
거의 경력을 쌓지 못했음에도
버티고 있음에 또 놀랐는데
이제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철수에도 때가 있음을,
그 때를 ’안‘ 그분이 대단했음을,
이렇게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얻었음을.
다음에는 또 어떻게 철수하실지,
몇 번을 더 철수하실지
감히 짐작도 못 하겠지만
어쨌든 이어질 그분의 정치를 기대(?)하며
이제라도 그분의 저서를 읽어봐야겠다.
’철수의 생각‘ 아니 ’안철수의 생각‘을.
* 이게 뭐라고 글이 길다. 탄복의 헌사인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