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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봄이 오면...

작성자아나킨|작성시간05.02.14|조회수204 목록 댓글 3
겨우내 동안 미니 홈피의 제목을 '봄이 오면'으로 지어 놨습니다. 그런데 연휴를 마치고 학교를 나오니까 정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정문엔 학위 수여식과 입학식을 알리는 플랜카드가 걸려 있고. 교정에 학생 수는 많이 늘었습니다. 조금 늦은 시간 점심을 먹곤 하는데, 이젠 그 시간에도 학생식당에는 손님들로 붐빕니다.

다음 주만 되면 큰 소리로 '충성'을 외칠 ROTC 후보생도 보일 것이고, 선배들에게 밥 사달라고 조를 새내기들도 보일 겁니다. 막내 꼬리표를 뗀 풋내기 2학년들의 어깨에 힘들어 간 모습도 보일 것이고, 막 제대해서 적응 못해 두리번 거리는 복학생의 모습도 보일 것입니다. 이젠 취업 준비해야지 하며 도서관으로 직행하는 3, 4학년들과 아직은 낭만을 즐길 때인 1, 2학년이 섞여서 소주 잔을 기울일 학교 주변 주점의 풍경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런 낯익은 풍경 속에서도 실상 백수 졸업생은 어울리지 않는 배경입니다. 입학식과 졸업식이라는 희망찬 의식에서는 보이지 않아야 할 어둠의 한편이기도 합니다. 어머니 손 잡고 다니던 어린 시절, 길에서 거지를 만나면 으레 '너도 공부 안하면 저렇게 된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는데, 딱 그 모양새입니다. 양복입은 졸업생 선배들의 술값 기부에도 괜히 작아짐을 느낍니다.

겨우내 동안 '봄이 오면' 희망이 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길목에 서 있자니 한 발 들여 놓기가 어려운 턱이 있습니다. 턱에 걸려 넘어져서 엎드린 채 가만히, 가만히 있어봅니다. 어쨌건 봄은 오고 있고, 턱을 넘어 가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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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예의바른 | 작성시간 05.02.16 와, 나도 '봄이 오면' 이었는데, 홈피 ^^
  • 작성자아나킨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5.02.16 지금 내리는게 봄비인가요? 좀 춥던데... ㅎㅎ
  • 작성자예의바른 | 작성시간 05.02.17 제 눈엔 봄비 . 추워도 봄비 . 신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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