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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Re: 꼭 그렇진 않습니다.

작성자purple|작성시간11.07.09|조회수1,272 목록 댓글 4

여러 분들이 댓글 달아 주셨는데, 기본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란 점입니다. 자기가 남을 대하는만큼 자기도 남에게 대우받죠. 


나이어린 선배가 후배들을 함부로 대하는 때는, 언론사에서, 기껏해야 입사해서 1년에서 3년 사이입니다. 

후배 기자가 바이스가 되고, 캡이 되고, 차장을 달아도 나이어린 선배가 (보통은 여자 선배죠) 말을 깔까요? 

그런 사람도 없거니와, 그런 사람은 절대 간부가 되지 못합니다. 단언컨대. 팀장이 되고, 차장이 되는 후배기자들이 그 사람을 따르려고 할까요? 


뭐 저도 남자인지라 입사할 때 저보다 나이가 적은 선배가 있었습니다. 여자 선배들이죠. 


그 양반들이 저에게 뭐라고 할까요? 아무개 씨라고 적어도 씨 자는 붙여줍니다. 선배가 말을 함부로 하거나 반말을 할까요? 당연히 말을 낮추진 않죠. 존대말을 씁니다. 직급이 생기면 직급을 불러줍니다. 아무개 팀장, 아무개 차장 이런 식으로. 그게 한국문화상 기본적 예의입니다. 즉, 적어도 함부로 대하지는 않습니다. 왜냐, 그렇게 하지 않으면 후배 기자를 통솔할 수 없어요. 


기자 된 지 1년에서 3년차 될 때가 가장 무서운 게 없기도 하고, 기수 따지는 곤조도 강하지만 (수습을 받아서 자기가 1진 노릇을 하면 더욱 그런 게 심해지죠) 5년차 꺾이고 7년차, 8년차로 접어들수록 절대 그럴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아무도 그런 식으로 노는 싸가지 없는 사람하고 놀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같이 일하기도 싫어하고. 계속 그러면, 나이많은 후배들로부터 실질적인'기수 열외' 를 당할 수도 있겠죠? 연차 찬 후배들한테 기수열외 한 번 당해 보시면, 아무도 너와 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깨닫게 될 겁니다. 자신의 싸가지 없음을 반성해야겠죠. 


하지만, 이런 원칙은 어린 여자 선배 - 나이가 좀 더 많은 남자 후배의 관계에서만 유효합니다. 


어린 남자 선배 - 나이많은 남자 선배의 경우에는, 위와 비슷하나, 좀 더 포멀한 분위기, 즉 공식적인 상하관계가 유지되는 군대와 비슷한 상황이 있고, 어린 여자 선배 - 나이많은 여자 후배의 경우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자들 특유의 무엇인가가 있어서...(좀 더 골치아픈 것 같다는 느낌만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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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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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1980 | 작성시간 11.07.10 고민하게 되네요. 가끔 존댓말이란 게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괜히 쓸데없는 고민 하나 더 늘어나니까ㅋ
  • 작성자민주 소시민 | 작성시간 11.07.10 기자사회란 곳은 뭐라고 해도 결국 군대와 비슷한 사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군대의 계급문화는 국가라는 거대 권력집단을 운영하기 위해 군법이라는 강압적인 통치를 기반으로 하지만, 언론사나 판검사, 의사 등 기수제가 유효한 다른 집단들의 경우 강압성이 아니라, 집단의 기득권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위계질서가 유지되는 특징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의사 사회는 이른바 선배가 비인격적인 대우를 해도 순응해야 하는 대표적인 집단 중 하나인데, 긴 교과과정 등 기득권 집단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가 까다롭고, 전문의가 된 다음에도 극소수 의사들이 의료시장의 기득권을 나눠가져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들었습니다.
  • 작성자민주 소시민 | 작성시간 11.07.10 미국 등 지역 언론이 발달한 나라와 다르게, 중앙 집중식 언론 체계인 한국은 중앙 언론인들의 사회 지위가 다른 특권층들과 비슷하게 높은 편이고, 채용시장도 진입장벽이 다른 직종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이런 사회적 배경이 결국 언론인들의 기수문화를 불러온 것이라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취재 효율성 등의 이유는 르몽드 등 해외 선진 언론들의 문화와 비교해서도 합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뉴욕타임즈 기자는 편집국장과도 멱살잡고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기자 개개인의 관점과 주장이 존중된다고 합니다.) '기수문화'는 실망스럽지만 우리 언론의 현실을 가장 솔직하게 볼 수 있는 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술값 | 작성시간 11.07.11 뉴욕타임즈에서 정말 멱살잡고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기자 개인의 관점이 존중되나요? 관련 자료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저도 좀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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