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망원동 반지하 방에서 친구와 자취를 했다.
그 집에는 동사무소에서 나눠준 커다란 비닐팩이 몇개 있었다.
혹시나 침수피해가 날지도 모르니 왠만한 짐은 비닐로 싸놓으라는 뜻에서
준거라 했다.
다행히 내가 살 때 침수피해를 당하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수이 잠들지 못한 건 사실이었다.
혹시나 비가 들이차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결국 그 비닐팩에다 옷가지를 비롯해 살림살이 몇 개를 집어놓고
그 방에서 떠날때까지 풀지 않았었다.
쏟아지는 빗줄기가 예사롭지 않다.
반지하에서 살아 본 사람은 안다.
지금처럼 비가 쏟아질 때 얼마나 두렵고 음습하고 스스로 외롭고 처량한지를...
딱히 무얼 해줄 수 있는게 없기에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 글자 남겨본다.
반지하 방에서 물이 찰까봐, 습기로 가득찬 벽을 보며
뜬 눈으로 지새는 청춘들이여..
그저 무사들 하셔라..그저 별고들 없으셔라.....
뜬 눈으로 지새는 마음...
세상 오직 혼자만 겪은 것은 아니라고...
그래도 비오는 날보다 해 뜬날이 더 많았다고..많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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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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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월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8.03 옥탑방 사시는 분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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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통이 작성시간 11.08.01 아... 봉천동 우리집... 1년 살았는데 벌써 두번째... 반지하 내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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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월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8.03 빠른 시일안에..반지하는 지하실 일 뿐..하는 날이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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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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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월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8.03 제 경험에..반지하 고시원은 못 본듯 합니다만..고시원도 비 오면 빨래 안말라서 참 애먹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