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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밥벌이로써의 언론사 지도

작성자1980|작성시간11.08.03|조회수11,538 목록 댓글 33

*주의: 이 글은 다분히 주관적이며, 어떤 언론사에도 악의적인 감정을 갖지 않습니다. 좋은 내용이든 좋지 않은 내용이든 해학적으로 받아들여주시길.

 

국내 언론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큰 언론사는 조선일보, 조선방송(?), 디지털조선, 조선경제, 주간조선, 월간조선, 스포츠조선 등 한 언론사가 개별 법인의 무수한 계열사를 가지며, 인터넷 기반 전문 매체 2500여 개(문화부 등록 기준)가 난립, 추정컨데 3000개 이상의 '언론'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언론' 생태계는 3년 내 대변혁을 맞는다. 종합편성채널(종편)과 급격히 늘어나 '공해' 수준이 된 인터넷 언론 환경이 그 요인이다. 추측이지만, 분명 '가능성 높은'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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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로써의 언론사는 방송과 신문(인터넷), 전문(지방)지로 나뉜다. 진보·보수를 막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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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중앙방송'과 '케이블방송'으로 나뉜다. 중앙방송은 소위 말하는 방송 3사, YTN, 교육방송(EBS) 정도다. 언론 기능만 따져본다면 케이블 중에서도 YTN과 MBN도 분명 제 몫 한다. 나머지는 케이블 방송이다. 한경WOW, MTN, 토마토TV 등 증권방송과 불교방송, 기독교방송 등 각종 종교방송 등이 있다. 이와 별도로 CBS나 교통방송 등 라디오도 있다.

 

이들은 종편이 골치아프거나 치명적이다. 먼저 방송 3사는 자신있는 척 하지만 조중동매방송이 부담이다. 조중동매 방송을 놓고도 구설수가 끊이질 않는다. '중'은 "비전있네, 누구누구 PD가 갔네" 한다. '매'는 "상납금을 못 채웠네, 위기네" 하지만 정작 MBN은 태연자약해 보인다.

 

종편에서 탈락한 '한'은 처음엔 충격으로 말을 못 이었다. 정부 비판에 열을 올리는 건 한겨레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지금은 관망으로 돌아섰다. 한정된 국내 광고 시장을 감안하면 분명 누군가 망할 거고, 싸구려 매물로 나올 거고, 그걸 인수하면 더 좋을 거라는 이론이란다. YTN도 나름 화났단다. 기사 보면 엄마 뻘 되는 관영 연합통신의 보도 채널 선정 소식은 불편한 현실이다.

 

나머지 애들도 눈치보긴 마찬가지다. 무슨 대단한 기사가 나온다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 기자들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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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조중동연매한과 나머지로 나뉜다. 누구는 꼈네 안꼈네 왈가왈부 할 정도로 이 글이 대단하진 않다. 이 글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넣고 싶은 매체가 있다면, 그게 한겨레든 경향이든 한국일보든 서울경제든 좋다. 마음 속으로 넣어서 생각해 달라.

 

종이신문과 인터넷의 구분은 이제 거의 무의미해졌다. 종이신문은 마이너스 성장, 궁극적으로는 10% 이내만 보는 정보전달의 마이너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언론을 준비하거나, 현업에 종사하는 당신 말고 주위를 보라. 40살 이하로 신문을 사서들 보시는가.

 

조중동연매한은 종편인 자와 그렇지 않은 자(한경)으로 나뉜다. 한경은 이제 정부 비판에 있어선 진보지나 다름 없다. 아, 상납금을 채워야 하는 매경은 아니러니하게 기업을 대상으론 진보지스러운 느낌이 든다. 좀 오락가락 한다. 물론 내 선입견일 수도 있다.

 

이들은 '메이저'로 남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를 펼친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치고 온 '젊은 언론'에 뒤지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을 '펼쳐든다'. 종편의 미래와 요리방법을 놓고 고심한다.

 

샐러리 기자(취미로 할 게 아니면 분명 '샐러리'를 받는다)라면, 어느 '토양'이 언론변화의 파고 속에서 쓸려내려가지 않을지 조심스럽다. 그래도 걱정마라, 언론사는 무수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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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한국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세계일보, 국민일보 등등.. 줄잡아 10~20여 매체는 넓은 의미로는 메이저일 수도, 또 넓은 의미로는 마이너일 수도 있는 중산층이다. 그리고 수년 내 이들 중에서도 몇몇은 도태되고, 몇몇은 또 번성하리라.

 

자 이제부터 소위 말하는 '마이너'의 영역이다.

 

인터넷 기반이 대세다. 미안하다 머투, 미안하다 이데일리, 아직은 사람들이 그렇게 보더라. 이들은 '포털'에 기생한다. 일개 언론사주도 무서워하는 게 바로 N이버다. N 曰 "우리랑 싸운다고? 덤벼보라고. 뉴스캐스트에서 고이 내려드릴테니. 내가 타격을 입을 진 모르겠지만 당신은 굿바이다. 지금 N이버 뉴스캐스트 대기 명단에 500~600개 매체가 줄 섰다. 네가 아니라도 기사는 넘친다.'

 

이 곳은 활화산이다. 10년 만에 벌써 언론의 한 축이 됐다. 머투가 민영통신사 뉴시스를 인수했다. 생존가치가 없는 곳은 도태, 아니 사망할테고, 존재가치가 급상승하며 '탈 마이너'할 곳도 있을 터. 분명 한해가 다르고 또 그 다음 해가 다를 것이다. N이버가 영원하란 법도 없다. 스맛폰, PC 어떤 기기가 주력이 될 지도 알 수 없다. 아니, 모든 게 혼재된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 '천출'과는 달리 '종놈'도 있다. 조선일보를 조선일보라 부를 수 없는 조선경제, 중앙일보를 중앙일보라 부를 수 없는 조인스닷컴. 아, 슬프다. 그래도 종놈은 구걸 안하고도 밥은 잘 먹고 다닌다. 좋은 주인님 만나면 양인이 될 기회도 갖는다.

 

사주끼린 박터지지만 기자끼린 친하다. 그 나물에 그 밥, 언제든 어느 곳으로든 이동이 쉽다. 소위 '메이저로의 점프'도 종종 있다. 반대로 '마이너로의 추락'도 있지만.

 

천출 아래 '쌍놈'도 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못 들어서 쌍놈이다. 그나마 포털에 기사라도 박히면 다행이다. 그나마도 안 되면 파워블로거랑 누가 더 영향있네 왈가왈부 하며 경합을 벌여야 한다. 이쯤되면 진흙탕 싸움이다. 제발 '언론탄압' 소린 안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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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지방지도 무시 못 한다. 업계 1위는 그 업계가 쇠퇴하지 않는 한 먹고 살 만 하다. 우선 전문지. 가령 전자신문이나 건설경제, 철강신문, 오토타임즈 같은 곳이 있다. 전자업계는 '벤처 붐'이 사라진 후 주춤한 모양새지만 아직 '뽀다구'는 좋다. 오토타임즈는 차와 결혼한 결사대다. 자동차 산업이 괜찮아서 일단 이름 한번 팔리면 방송도 종횡무진이다. 얼쑤.

 

의외로 꿈의 직장도 있다. 어디서 들은 얘긴데, 농민신문과 국방일보는 꿈의 직장이란다. 보는 사람만 보지만 그게 100만 농민과 50만 장병이다. 다른 의미로는 '맥심'도 로망이긴 하다. 기왕이면 사진 기자로 들어가고 싶다. 아니, 남자라면 한번쯤 그녀를 찍는 '사진기'이고 싶을 터.

 

능력이 있고 한 업계에서 전문가가 된다면 그 또한 성공한 인생이다. 폼 난다. 이 또한 오롯이 개인 역량에 달렸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정치? 10명 내외의 조직에서 정치를 하는게 무슨 의미인가. 반면 일간지 기자는 전문성을 기를 새가 없다. 출입처를 떠돌다 '정치' 좀 해서 부장 타이틀 달고 사무실 지키던지, 기업 홍보실 가서 기자 비위 맞추던지, 닭 튀겨야 한다. 영원한 글쟁이로 살아남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다. 이건 타고난 글빨+비즈니스적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말만 '전문지'고, 주색잡기(연예인 가십성 기사로 클릭수 높이기)에 빠지면 곧바로 쌍놈 계열이 된다.

 

지방지도 동네 1~2위는 탈 지방 수준이다. (믿거나 말거나) 부산에서 부산일보를 어설픈 중앙 일간지와 비교하면 뺨 맞는다. 제주도? 조선일보는 없어도 제민일보는 있다. 이 어르신들 잘못 건드라면 이 바닥에서 정치도 장사도 못 한다. 일종의 지역 유지란다. 이 곳도 물론 변화의 바람은 분다. 강원도민일보란 곳은 왜 이렇게 연예기사를 많이 쓰는 것인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인가. 하지만 변화의 속도는 중앙보다 더딜 것이다.

 

원래 왕은 암살당하고 쿠테타 나도, 지방 호족은 굿세어라다.

 

제3세계도 있다. 극소수로 구성된 외신의 세계다. "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AP통신 기자입니다." '간지 좔좔'이다. 하지만 얘들도 '종놈(한국지부)'이긴 마찬가지다. 잘 먹고 잘 살고 폼 나지만 정작 한국 독자와의 교류는 없다. 나홀로 외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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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언론 게임이다. 스마트폰 게임으로 만들어도 좋다. 국민의 알권리는 차후의 문제다. 언론사가 먹고 살기 위한 명목을 위해서 구색은 갖춰야 하겠지만 이보다는 성장을 통한 생존이 우선시 된다. 씁쓸하지만 공공연한 현실이다. 현실과 타협해야 언론도 있고, 언론이 있어야 기자도 있다. 그 안에서 최소한의 도덕을 지켜 나가는 게 기자의 사명이 아닐까 싶다.

 

해외는 어떨까. 서구 언론은 잘 모르고 중국과 일본 언론을 보면 정체된 그네들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한국의 이 속도감이 더 낫다는 생각도 든다. 먼저 중국 언론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언론 아니다. 공무원이자 공산당이다. 주요 매체 간부는 공산당 목도 날리는 공무원이니까 '윗물'에 속하는 게 그나마 위안일까. 일본 언론은 좀 짜증난다. 조선일보가 일백만몇십만부 보고, 그나마도 해가 갈수록 주는데, 요미우리는 최소 천만부란다. 인터넷도 유료다.  기자도 일주일에 2단 기사 하나 쓴다. 그건 기사 아니다. '작품'이다. 물론 시골 아저씨를 김정일로 보도하고, 인천발 독도 비빔밥 생쇼를 보도하고, 자국 축구선수를 이적설 만으로 '유럽 명문리그 투어' 보내는 건 좀 부끄럽다. 가령 '혼다, 맨유에서 관심' 이런거. 뭐 그네들도 인간이랄까. 자기 입맛 당기는 대로, 황색 언론일 땐 철저히 누렇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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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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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젊음의탄생 | 작성시간 11.08.09 경인일보, 부산일보, 매일신문(대구소재), 강원일보, 대전일보, 전북일보, 광주일보, 경남신문, 제주일보 등 9개 지방 종합일간지(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채널A 지역뉴스 공급)의 해당지역 영향력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셨네요. ㅎㅎ
  • 작성자Early Bird | 작성시간 11.08.14 언론 짬밥 먹은 지 한 10년 됩니다만..
    온라인 경제매체 시장에 대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여 한 줄 거듭니다.
    이쪽은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 뉴스에 나가는 거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증권사 HTS(홈트레이딩 시스템)의 뉴스에 들어가는 거죠.
    주요 포털은 몇 개 안되지만 증권사 HTS는 수십 개입니다. 고객이 되는 시장규모가 훨씬 크단 말입니다.
    일단 대형 증권사 HTS에 들어가면 개별 종목들의 주가를 들었다 놨다 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무시 못합니다.
    증권업계 돌아가는 얘기도 기사로 쓰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물론 금융위, 한국거래소 같은 곳에서도 눈치 살피지요..
  • 작성자Early Bird | 작성시간 11.08.14 주요 종합지와 메이저 경제지, 공중파 방송만 언론인 줄 아시는 대다수 언시 지망생들은 잘 모를 겁니다.
    하지만 어설픈 마이너 매체 들어가서 고생하느니보다 오히려 조용히 실속 차리는 똘똘한 증권매체에서 증권기자하는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증권 시장은 특히 실시간 영향력이 중요해서 종이매체보다 더 대우받는 경우도 있어요.
    어느 증권맨이 모 온라인경제지에 대해 이렇게 말하더군요.
    "사장부터 사원까지 다 보는 매체"라고요.
    나름 전문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입사할 때 진입장벽도 작용하죠.
    아무나 하고 싶다고 바로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1980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8.15 공감합니다. 최근 가장 빠르게 성장한 언론의 대부분이 증권 특화 실시간 매체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거 같네요.
    하지만 주식 및 금융 투자를 하는 특정 독자만을 대상으로 기업 분석 및 투자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보편성 확보에는 한계도 있다고 생각해요.. 증권 매체가 포털은 물론 지면, 방송(증권 위주지만)까지 플랫폼 다양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HTS 기반으로 시작한 매체 '덕분에' 기자들의 개미지옥 속보경쟁이 시작된 거겠죠? 이게 제일 힘들어요ㅋㅠ
  • 작성자종이와펜 | 작성시간 22.12.09 뉴스캐스트랑 뉴스스탠드랑 같은 뜻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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