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뒷 이 야 기 들

작은 목소리로 이제서야 쓰는 뒷이야기

작성자야발라바히기야|작성시간11.09.18|조회수2,163 목록 댓글 19

멋지게 '각종후기방'에 글을 쓰고 싶었어요.

그 글을 살짝 미리 써보기도 하면서 전의(?)를 불태우기도 했었네요.

 

장래희망이나 꿈이라고 하기에도 뭔가 너무 멀어보였던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거길 향해 달려가고 있었어요.

플랜비도, 씨도 있었던 것 같지만 점점 사라지고

정말 이 길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아주 뒤늦게 들었습니다.

그게 절망스럽기도 했지만, 천천히라도 잡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천천히 다가갈 수 있었던 도움은 아랑이 컸습니다.

아랑을 통해 인생에 잊지 못할 친구들, 스터디원들도 만나고

시험 정보도 얻고, 부모님과 부딪히던 순간에 고민 상담도 하고,

시험 전날 그 정리되지 않던 마음을 위로 받기도 하고...

누구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생각하면 많이 고맙습니다.

4년 전인가, K 합숙에 다녀와서 떨리는 마음으로 후기를 남기기도 했었네요.

얼마 안 되는 라피 후기에 조금이라도 도움되길 바라면서...

그리고 낙방. 다음해도 낙방, 또 낙방...

 

언젠가 멋지게 해낸 뒤에, 누군가 어떻게 해야 합격할까요 물어오면,

'잘 기다려야 합니다.' 말해줘야지... 생각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노하우도 있었는데, 장수생이 되다 보니 결국은 모든 것이 기다림과 끈기구나 싶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뭘 얘기해 줘야지 하는 생각도 별로 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럴만한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가 않네요.

힘내라는 말도, 용기를 가지라는 말도 함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5년 정도...의 시간 동안 겪었던 많은 일들 때문에

지금 이 곳에서 오고가는 이야기를 '내 일'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저도 그 마음을 조금 압니다.' 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인 것 같습니다.

 

 

네, 저는 결국 도착했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곳에...

몇 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후기 대신, 뒷이야기로 긴 시간들의 마침표를 찍어봅니다.

 

 

어려운 시대에, 쉽지 않은 일들을 겪고 있는 우리는

그러니 서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살게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야발라바히기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9.20 몇 년은 아르바이트 하면서 '백수' 상태로 시험 봤어요. 그런데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턴, 계약직을 전전하는... 그래도 '직장인' 상태에서 시험을 봤어요. 그 일들이 모두 언론사는 아니었답니다. 다만.. 제가 왜 그걸 택했는지, PD생활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는 독하게 뽑아내서 설명해야 했어요. 장수생이 얼마나 어려운지... 힘내세요.ㅠㅠ (앗, 이 말을 그만 하고 말았네요...)
  • 작성자reportersim | 작성시간 11.09.20 아 뭉클해요. 저도 얼른 이런 따뜻한 말을 남길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ㅜ 멋진 라피 되시어요!!!!>.< 라디오 좋아하는 일인으로서 조용히 응원할게요! :)
  • 답댓글 작성자야발라바히기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9.20 네! 감사합니다.ㅠㅠ 저도 조용히 응원합니다~!
  • 작성자스스슥 | 작성시간 11.09.24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따뜻한 프로들 쭉쭉 뽑아주시고 승승장구 하시길~
  • 답댓글 작성자야발라바히기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1.09.24 감사합니다.^^ 쭉쭉- 뽑으려면 열심히 준비해야겠어요.ㅎㅎ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