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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어정쩡한 인생

작성자chocomint|작성시간11.12.30|조회수1,080 목록 댓글 1

 

멀쩡히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친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이제 곧 28살 ... 여자...

 

퇴직금은 친오빠 사업자금으로 다 빌려주고, 이제 통장에 남은 돈은 점점 바닥이 되어가고 ..

 

곧 적금은 만긴데... 그저 푼돈 일 뿐이고...ㅋㅋ

 

제 3자가 저를 보면 어떨까요..

 

아직까지는 일하는 친구들이 많고, 결혼을 앞둔 친구도 있고 자리를 슬슬 잡아갑니다.

 

대학 졸업 직전부터 언론사준비를 하다 현실에 벽에 부딪혀 그만두고, 되는대로 취업이나 해서 돈이나 벌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배우는게 있을거라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말이죠.

 

뭐 결과적으로 배우는 건 있었겠지요. 그러나 만족하지 못한 규모의 회사에 직무에 늘 불만이 쌓인 채로 다녔습니다.

 

처음 입사부터 2년만 다니자고, 2년뒤에는 뭔가 할거라고...

 

정말 예상처럼 딱 2년 버티고 나왔습니다.

 

돈이고 뭐고 더 이상은 못 다닐것 같더군요, 그냥 나와야 될 것 같았습니다.

 

( 연봉 괜찮은 회사를 왜 나오냐며 부모님과 지인은 .. 제가 아직 배가 덜 고프다고 나무랬지요..)

 

어차피 언론쪽은 제가 포기한 분야이기 때문에 다른쪽으로 일을 할건데, 동종업계 경력만 우대하고 다른 쪽은 쉽지가 않네요.

 

뭐 각오하고 나온거긴 하지만 먹고 살기 참 힘든것 같아요..ㅋㅋ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부모님한테 쓸모없는 자식같다는 자책감이 들고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 기자가 된 선배, 의전 들어간

 

선배, 이제는 후배들까지..

 

심지어 제가 퇴사하고 바로 졸업반인 22살짜리 친척동생이 어쩌다 대기업에 들어가 제가 더 한심해지더군요..

 

학부때만 해도 참 꿈이 많았었는데 그때는 '언젠간 될거야.'라는 마인드가 이제는 '포기해야지.'가 되네요.

 

나이가 들수록 포기해야 되는것들이 왜 이렇게 많아질까요.. 문득 생각해봅니다.

 

다행히 외국계 기업 인터뷰가 잡힐지도 몰라서 그것만 요즘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제가 정말 원하는 일은 아닙니다.

 

세상에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지만서도 연봉과 복지에 이끌려 그것만을 준비하고 있는 요즘..

 

경력이라 연락이 올지 안 올지 기다려봐야 알지만 ..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면접 자료 만들고 영어 인터뷰 준비하고 ..

 

제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뭐 그러네요.

 

부모님과 남친..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면 보란듯이 다시 취업해서 당당한 제 모습을 만드는게 맞지만.. (물론 제 자신도요)

 

어릴때부터 그저 평범하고 어정쩡한 인간으로서의 제 선택과 결과가 요즘은 참 속상하네요.

 

의지박약하고 나약한 제 모습도요.

 

어떤게 가장 행복한 인생일까요.. 포기하는 것이 많아진다는 생각과 동시에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입니다.

 

드라마를 보며 아직 너무너무 행복해하는 저인데, 막상 그런 글을 쓸수 없다는 걸 알기에 서글퍼지고

 

그러다가도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

 

'괜찮아, 인생은 길어. 니가 뭐 어때서..'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어느순간 패배의식에 휩싸인 제가 싫으네요.

 

친구들이나 지인들한테는 언제나 호탕하고 사람 좋은것 처럼 웃고 떠들지만 속은 타 들어가는데.. ㅋㅋ

 

그냥 2011년도 지나가고 한 살 더 먹기전에 그냥 이런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주제도 메세지도 없는 글인거 알지만 그냥 여기서는 이래도 될것 같아서 썼습니다.

 

어정쩡한 인생... 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긍정적인 마인드겠죠.

 

왠지 멍하고 쓸쓸한 연말이네요..하지만 힘을 내야겠죠. 그래도 결론은 행복해지기 위해 살겁니다.

 

오늘도 제 자신을 다스리고 다스리네요.

 

날이 많이 춥네요. 넋두리 들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모두 행복한 연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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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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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1980 | 작성시간 11.12.31 역시 긍정적 마인드겠죠. 닥치고 행복. (김어준 '닥치고 정치' 패러디)

    어정쩡한 인생.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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