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에 제대로 글을 남기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요.
가입한지는 무려 4년이 지났고, 정회원 된지도 언제였더라... 여튼 뭐 그런 평범한 20대 중후반 여자사람입니다.
그냥 너무 답답하고 한숨만 나오는데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에 글쓰는 것도 싫고, 아랑에 뻘소리 남기고 가도 이해해 주세요.
그냥 모든 일에는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는 요즘입니다.
언론사 입사를 꿈꾸던 때가 있었는데, 집 눈치도 보이고, 지방에서 혼자 준비하는데 한계도 있고,
나이도 하나 둘 먹어가면서 자연스레 공부를 놓아버렸습니다.
일반 기업체에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에 작년 상반기에는 공기업에서 인턴도 했고,
하반기에는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 지역 언론사 등등 최종 면접 전형까지는 올라갔었는데,
죄다 최종에서 광탈해버렸네욬ㅋㅋㅋㅋ 아오 내 팔자야 ㅠㅠ
근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나봐요. 올해 초, 부모님 따라서 건강검진 받으러 갔다가
'위암' 발병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2기 넘어가기 직전 단계라서, 위의 2/3랑 주변 임파선을 절제하고 항암치료는 따로 받지 않았네요.
그런데 이 때 공기업 인턴 홍보직에 합격해서 출근 날짜만 기다리고 있던 차에 알게 된 사실이라,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병원에 입원해 검사받고, 수술하고. 뭐 그렇게 한 달을 보냈네요.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의사선생님을 비롯한 병실 어른들께서 최소 6개월은 가만히 쉬고 절대 일하려고 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전 이 분들의 충고를 철저히 날려버리고는 다시 취업 준비에 매진했더랬죠ㅋㅋㅋ -_-
부모님도 저보고 제대로 미쳤다고하고, 친구들도 정신 나갔다고 욕(?)하고 그랬으니...
아무리 나이가 많고, 취업 준비하는게 중요하더라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냐며. 뭐 다 맞는 말이죠.
그런데 전 불안감이 너무 커져버려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수술 하기 3일 전에도 한 공공기관 홍보직 최종 면접을 보고 오긴 했었습니다.
출근 날짜가 수술하고 한달 뒤라, 전 충분히 회복하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전혀 불가능했지만요 ^_^
사실 처음엔 퇴원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2달만에 살도 7kg이 빠져버리고, 배를 갈랐으니 걷는 것도 힘들고,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건,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런 일만 생기는 것인지,
- 사실 이 때 쯤, 남자친구랑도 헤어졌고, 최종 면접 광탈 크리에, 암 선고 까지 받았으니 -
멘탈이 붕괴가 아니라 아예 파괴되어버려 회복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그래도 이 악물고 다시 도전하고, 또 최종 광탈하고, 다시 또 도전한 끝에,
한 공기업에서 채용 전제형 인턴을 또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정말, 어른들 말씀 틀린 것 하나 없다더니 제가 딱 그 꼴이 나버렸네요.
지금 한 7주 정도 근무 했는데, 일하다가 정신 잃고 쓰러지기만 지금 몇 번인지 모르겠습니다.
수술 했던 부위가 다시 아프기도 하고, 다음 달에 정기 검진 받으러 가야되는데, 재발하지는 않았을까 걱정도 많이 되고요.
이 상황에 굴복해야만 하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기도 하고, 지난 6개월이 또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이 된 것만 같아서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을 줄 알았는데 - 암 선고 받았을 때, 그리고 병원 생활 할 때 정말 많이 울었거든요 -
또 눈물만 계속 날 뿐이네요.
스펙업 해보겠다고 내일 또 무슨 자격증 시험을 신청해놓긴 했는데,
퇴근하고 밥만 먹고 바로 도서관 가서 공부한다고 해도, 피곤함에 찌들어 그냥 멍하니 앉아만 있다 오기를 반복했네요.
공부는 공부대로 못하고, 몸만 축나고...
정말 왜 이렇게 미련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왜 제게 계속 시련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생에 잭 더 리퍼였나봐요 ^_^
두서없는 제 하소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목 놓아 울 것 같아서.....
- 아랑 정회원이지만 동시에 유령회원 이기도 한 사람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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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다시생각해 작성시간 12.07.25 ㅠㅠㅠ진짜 건강이 제일이예요.......... 좀 쉬면서 다시 재충전하세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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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돌아가자앞으로 작성시간 12.07.26 공감 100도씨에 어떤 교수분이 나와서 강연하셨던 생각나네요. 따님이 22살에 유방암 발병하셨다가 수술잘되고 완치되었다고 해서 학교복학 바로했는데 졸업준비하느라 몸이 많이 상해서 결국엔 운명을 달리하셨다고요. 그래서 그 교수님이 강연하러 나오신 목적이 먹거리문제나, 습관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알리려는 거였지요. 암에 걸길 위험이 있는 젊은이들을 살리고자 먹거리 학교운영하신다고 하셨어요 그분이 말씀하시길 수술했다고 바로 무리한 활동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우리사회가 한번 미끄러지면 다시 정상궤도로 가는게 힘들지만 기자가 되지 않아도, 어떤 회사원이 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어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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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songsong 작성시간 12.07.27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시는 것 같아요.. 남을부모님을세상을돌보기전에 자신부터 돌보심이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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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넌누구냐!! 작성시간 12.08.10 건강하다는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선천적 혹은 후천적이건, 방송일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템포를 갖기 위해서도 그렇구요. 쾌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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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영어 작성시간 12.09.05 저는 정말 게으른 놈입니다. 글쓴이의 글을 읽고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하루를 살든 10년을 살든 뭔가를 위해서 열정을 바쳐도전을 하는 글쓴이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힘내세요~ 세상에 안되는 일이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