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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작성자Kickboxer|작성시간13.02.24|조회수2,237 목록 댓글 5






  내가 김우중을 처음으로 재고하게 된 계기는 모 언론사에서 인턴 기자를 하며 한 반도체 공장을 취재다닐 때였다. 당시 체코에서 철강 사업을 하던 한 중소기업인은 김우중씨가 제 3국에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덕에 이렇게 우리가 먹고 살고 있노라 했다. 이렇게 말하는 기업인이 한둘이 아니었다.


  또 한 번은 모 경제학자의 탄식이었다. IMF 때 신흥국에 공격적 투자를 했던 대우가 조금만 더 버텼다면 현재 기업계는 훨씬 더 발전적이었을 거라는 거다. 과거형이 되었지만, 아니 I wish he would 형이 되었고 범법자로 남게 된 그이지만 그가 성공한 뒤에 고맙게도 자신의 생각을 '젊은이'들에게 남긴 그 책 한 권을 언젠가는 읽으리라 벼르고 있던 참이었다.


  그는 가난했다. 하지만 '역사는 꿈꾸는 자의 것'이었단다. 가장 잘 사는 기업인이 아닌 존경받는 기업인이 꿈이라던 그의 고백은 결국 몇몇 나무의 뿌리를 타지에 내리게 했다. 그의 생각은 거침이 없었다. 낙관론을 가질 것이며 젊은이는 가능성의 존재, 그래서 자기 철학을 꼭 확립하란다. 대우를 '내 것'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거기서 벌어들인 돈도 자기 것이 아닌 이 사회의 바람직한 방향에 쓰여야 함을 천명한다. '대우문화재단'은 바로 그 대안이다.


  그가 이 책에서 당부한 '젊은이를 향한 메시지'는 얼마나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비슷한지 모른다. 모든 참다운 삶은 만남에서 비롯된다는 마틴 부버의 구절을 인용한 대목이나 인생은 판단의 연속이니 넓은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라는 것 또한 곱씹을 대목이다. 그가 패기넘치게 남긴 많은 메시지들은 오늘날 젊은 당신에게도 충분히 심장의 고동을 뛰게 할 비탈을 갖고 있다. 그러니 가슴으로 읽을 것을 권한다. 환복입고 휠체어에 앉아 추징금 안 내며 버티는 현재의 그를 상상하며 읽는 것은 머리로 읽는 행위이기에 금물. 그리고 개인적으로, 심정적으로 이 책에 담긴 진정성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이해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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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Kickboxe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2.28 다르군요. 전 유일하게 신뢰하는 게 고전과 자서전입니다~
  • 작성자1980 | 작성시간 13.02.28 아직도 중앙아시아나 동남아 몇몇 지역의 대우 브랜드 파워는 유효하답니당. 사실 김우중 입장이면 억울했을듯요. 모두가 그랬건만 IMF 때 모범사례로 뚜드려 맞은 거니까. 하지만. 세상이 그런 걸 어떡하게써요ㅠ
  • 답댓글 작성자Kickboxe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2.28 안타깝죠. 대우그룹 관련해서 더 알고 싶다면 김우중 비사(한국경제신문), 이헌재 위기를 쏘다 책을 읽으면 더 참조가 됩니다~
  • 작성자민트스카이블루 | 작성시간 13.03.13 모 신문사에서 주최하고 대우그룹이 후원한 독서감상문대회에서 이 책을 읽고 쓴 작품이 당선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김우중씨를 기억합니다. 그 때 김우중씨와 어린이들이 자전거 타고 조선소 한 바퀴 돌고 식사도 함께 하고 그런 이벤트도 있었죠. 그래서였는지 어릴 때는 마냥 대우가 좋고, 김우중씨도 존경했었어요... 이견은 있겠지만, 그의 정보력이나 추진력은 본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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