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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차가운 봄비가 내립니다.

작성자haolo|작성시간14.03.20|조회수423 목록 댓글 1

서울엔 지금 봄비가 내립니다.

비록 겨울이 돌아온듯 빗방울마다 한기를 품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눈까지 내리지만

봄이 온 지금 내리는 이 비는 분명 봄비입니다.

봄이 왔고 비도 내리는 김에

쌀쌀한 봄비같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느낀 그대로를 말하고
생각한 그 길로만 움직이며
그 누가 뭐라해도 돌아보지 않으며
내가 가고픈 그곳으로만 가려했지
그리길지 않는 나의 인생을
혼자 남겨진 거라 생각하며
누군가 손 내밀며 함께 가자 하여도
내가 가고픈 그곳으로만 고집했지


어떤 식으로든 겨울에는 끝이 있나 봅니다.

철벽같은 가슴에 퍼진 실금 사이로 어느새 온기는 스며들고

꽁꽁 싸맨 마음의 끈은 봄햇살에 느슨해집니다.

까칠한 말투에는 달콤함마저 베어납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 문득, 

기대하지 않았던 봄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너를알게 된 후
사랑하게 된 후부터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해가네
나의 길을 가기보다
너와 머물고만 싶네
나를 둘러싼 모든것이 변해가네


봄은 사람을 변하게 합니다.

소심쟁이에 수다쟁이로 만들고,

심지어 오글쟁이로도 만듭니다.

이성과 상식은 무모함 앞에 힘을 잃고

내가 아닌 내가 되고 새로운 내가 됩니다.

변화는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나의 길을 가기보다
너와 머물고만 싶네
나를 둘러싼 모든것이 변해가네


하지만 봄은 잔인합니다.

변화가 얼마나 힘든 일이지를 깨닫게 하고

내 감정이 얼마나 서툴른지를 알게 합니다.

더이상 사랑해주지 못하는 자신에게 미안해지고

모두에게 동일하게 다가오지 않는 봄기운이 야속해집니다.


우~ 너무 쉽게 변해가네
우~ 너무 빨리 변해가네


봄비가 내립니다.

봄을 다시 얼려버릴 듯 차가운 빗방울입니다.

그럼에도 이미 봄은 왔고 이 비는 봄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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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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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haolo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3.20 지금, 곳곳에 봄비가 내리겠죠?
    언 가슴을 촉촉히 녹여줄 따스한 봄비,
    간신히 다가온 봄을 무색하게 만들 차가운 봄비....
    어쩌면 끝나지 않은 겨울을 떠올리게 만드는 잔인한 봄비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어쨋든 봄비일 겁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모두에게 봄이 왔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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