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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봄밤

작성자myplace|작성시간14.04.03|조회수716 목록 댓글 3

봄밤

 

                                              김수영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적 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절제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

 

 

-

 

안녕하세요.

저는 요새 위로라고 해줘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기운이 쭉쭉 빠지고 우울한 상태인데요.

 

이상하게 저 시만 읽으면 소용돌이 같던 마음이 차분해지더라고요.

 

채용공고 보느라 아랑에 들어오면

저와 같은 마음이신 분들이 너무 많아 보여서...

 

이렇게 하나 던져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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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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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enthusiast6 | 작성시간 14.04.04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 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빈센트 반고흐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 중'-
  • 작성자그너머에 | 작성시간 14.04.05 멋지다 정말! 좋은 글 감사
  • 작성자pepperjack | 작성시간 14.04.07 하... 읽으면서 오소소 떨림과 함께 차악 마음이 가라앉는 걸 느끼네요. 저장해두고 봐야겟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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