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뒷 이 야 기 들

상류엔 맹금류

작성자초능력자|작성시간14.05.20|조회수1,027 목록 댓글 7


나는 이 글이 좋다.
왜냐하면 제희가 쓴 글이 아니고,
제희 여자친구가 쓴 글이기 때문이다.

제희 여자친구는 글이 끝나기 직전까지
제희네 가족 이야기만 한다.
마치 자신이 제희인 것처럼.

제희는
잘 살진 못했지만 열심히 사신 아버지를
원망할 수가 없다.
고집 세고 억척스러운 어머니가
비뚤어진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해도
외면할 수가 없다.
가족이기 때문에.

제희가 되어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읽어오다가...

마지막에
제희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다시 제희네 가족을 떠올릴 때
오래된 필라멘트가 끊어지는 듯한
쾌감을 느꼈다.

머릿속에 새로운 전구를 끼우고
제희가 아닌 제희 여자친구로서
기억을 비춰 볼 수 있었다.

온 힘을 다해 에너지를 짜내도
칙칙한 기색밖에 토할 수 없던 사람이
새 전구를 만나
밝은 빛깔을 낼 자유를 얻은 것처럼.


'상류엔 맹금류'는
하루쯤 제희가 아니고 싶은 제희가
제희 여자친구가 되어 쓴 이야기 같다.

멀어지고 싶어도 멀어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에게 그건 가족이다.

빼도 박도 못하게 몸에 갇힌 영혼을
단자 상상으로만 꺼내어
새로운 상자 속에 넣어주는 일을
어떤 책들은 하고있다.

나는 이 글이 좋다.
왜냐하면 제희가 쓴 글이 아니고,
제희 여자친구가 쓴 글이기 때문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초능력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5.20 맞아요. 그런 느낌도 들어요. 글 끝부분이 너무 좋아요. 최근에 읽은 것 중에 제일 좋아서 서평 써봤어용~~
  • 작성자스스슥 | 작성시간 14.06.07 안읽었지만 알것 같은 기분이네요. 저 글 읽으면 요즘 하고 있는 생각이 정리가 좀 될려나..
  • 답댓글 작성자초능력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6.15 추천해요. 시간 날 때 한 번 읽어보세요 :D
  • 작성자햇빛처럼^^* | 작성시간 14.08.26 글 참 잘 쓰시네요.언제나 ...
  • 답댓글 작성자초능력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28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카페에 들어오네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