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 리뷰 - 자이제댄스타임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4.07.01|조회수268 목록 댓글 1

[G서포터즈] 리뷰 - 자이제댄스타임

 

첨부파일 [G서포터즈]리뷰-자이제댄스타임-김상민.hwp



 (출처 : 영화 홈페이지)


영화 ‘자, 이제 댄스타임’은 임신중절을 경험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동시에 이 문제를 공론화 시켜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지만 드러낼 수 없었던 그녀들의 아픔을 서서히 공개하는 영화다.

성인이라면 성관계가 금기어로 여기지 않는다.원치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한 피임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지만 피임은 역시 여성의 몫이라는 시각은 여전하다. 영화는 피임과 성관계, 임신, 중절까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주제들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낸다.

낙태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룬 영화와 전혀 다른 느낌의 제목이다. 감독은 낙태라는 단어 자체가 무겁고 선정적인 느낌이니까. 그래서 굳이 제목부터 그런 느낌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차마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고 감춰뒀던 여성의 억압된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지길 바라고 마치 춤을 추는 순간처럼 영화가 이어진다.

두 번 촬영한 여성도 나온다. 이유가 있을까? 감독은 그분이 초등학교 교사인데 유일하게 직장 공간을 드러낸 분이라며, 다른 분들의 경우는 낙태 경험을 다른 곳에서 이야기 한 적이 있는 분들이다. 하지만 이분은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이야기한 게 처음이었다. 그래서 이야기가 길어졌다며 연출의도를 밝혔다. 대부분 여성들이 당일 인터뷰에서 ‘연애-임신-수술-수술 이후’를 전부 이야기 했는데, 이분은 인터뷰 날에 감독이 듣고 싶은 이야기와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의 반도 하지 못했다고 한. 그래서 나중에 다시 촬영을 하러 갔고, 그 탓에 영화를 보면 장소도 다르고, 인터뷰 분위기도 달라서 다들 같은 분인지 모를 정도로고 했다.

영화는 극 파트 인물과 다큐 파트 인물이 서로의 경험을 주고받으며 진행되는 독특한 구성이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인터뷰에서 출연자들의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 돼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얼굴이 생생히 드러난다. 모자이크 뒤에 감춰진 풍부한 표정과 그들의 삶이 밝은 세상에 드러나는 장면은 몸에 전율을 일으킨다. “작품을 위해 출연자들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며 모든 다큐 출연자를 단 한 번씩만 인터뷰했던 조세영 감독의 배려도 빛난다.

영화 ‘자, 이제 댄스타임’은 2013년 공개된 직후 부터 각종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고 한국영화 최초로 제5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용감하고 아름다운 영화”라는 극찬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가장 중요하고 흥미로운 부분이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과의 인터뷰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나이도, 상황도 다르다. 그들 중 누군가는 위기를 극복하고 당시 남자친구와 부부가 된 경우도 있는 반면, ‘개자식’을 사랑했던 누군가는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누구를 사랑하지 못한다. 여러 인터뷰 내용 중 인상적인 것은 설렁탕집과 관련된 일화다. ‘나’는 낙태수술을 받은 뒤 너무 배가 고파서 병원 건물에 있던 설렁탕집에 간다. 설렁탕을 먹다가 우는 내게 설렁탕집 주인은 그전에도 혼자 설렁탕을 먹다가 울고 간 여자들이 있었다고 말해준다. 설렁탕집을 매개로 한 보이지 않는 커넥션. 때로는 그냥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안도하게 된다. 어쩌면 이 영화가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재연방식에 있어서 상황 자체보다는 상황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을 묘사하려다 보니 몇몇은 과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그렇다고 댄스타임에 동참하기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낙태는 논술시험의 단골 주제다. 찬반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늘 반대쪽이 우세한데, 찬반을 논하는 대표적인 기준이 태아의 생명권이기 때문이다. 반대하는 쪽은 태아도 생명이라는 것을 절대논리처럼 내민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여성들의 사정은 논외로 밀려난다. 산모의 자기결정권은 ‘사정을 하나하나 봐주다가는 인간의 생명권이 흔들린다’라는 논리에 부딪히고 깨진다. 이 영화는 이런 ‘예외’들을 엮어 만든 성기지만 단단한 그물망이다.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직접 등장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기획한 후에 주변인들부터 사전취재를 했다. 그런데 주변에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을 알고는, ‘낙태는 존재하지만 낙태한 여성은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이 맞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래서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을 때 제대로 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pepperjack | 작성시간 14.07.08 G서포터즈가 잇는 건 알고잇엇지만 직접 글을 보기는 처음이네요. 이 영화... 보고싶어졋습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