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 리뷰 - 족구왕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4.08.08|조회수315 목록 댓글 1


첨부파일 [G서포터즈] 리뷰8월 - 족구왕.hwp

[G서포터즈] 리뷰 - 족구왕

 





(출처 : http://blog.naver.com/gcinelove)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은 코미디다. 허무맹랑한 웃음이 아니라,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웃음을 준다. 복학생인 주인공은 다들 취업 준비를 할 때, 솔직하게 연애가 더 좋다고 내뱉고, 총장에게 다짜고짜 족구장이 필요하다고 하는 솔직하고 순진무구한 남자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게 더 바보 같다”고 말할 때, 이온음료를 마신 것 같은 청량함이 느껴지는 것은 캐릭터가 주는 힘과 매력 때문이다. 그 덕분에 그를 한심하게 보던 주위 사람들도 조금씩 미소를 지으며, 함께 족구를 하고, 상처도 아물게 한다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유머도 있다. 삶에 지친 주인공들이 심각한 이야기를 무표정하게 던지고, 곧이어 이상한 침묵이 흐를 때면 키타노다케시 영화에서 느낀 황당함이 드러난다. 이 영화가 황당함으로 끝나지 않는 것은 자칫 작위적일 수 있는 상황을 유머를 통해 공감가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면서 감독이 유머에 독을 묻혀 세상에 대한 비웃음을 던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기우였다. 그는 한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캐릭터 모두에게 애정 어린 눈길을 보냄으로써 이야기가 일방통행으로 가는 것을 막는다. 그래서 순풍을 단 배처럼, 이야기는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그 덕분에 청춘을 과장하지도 미화하지도 않으면서도 유쾌한 웃음으로 영화를 끌고 간다. ‘족구왕’ 만섭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자급자족 방식을 택해 하고 싶은 얘기 마음껏 하고 싶은 우문기 감독의 배짱을 떠올리게 한다.

폭력과 사회문제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룬 영화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 영화는 작은 미열을 느끼게 한다. 감독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그는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대신 현실의 고단함을 상쾌한 웃음 한 방으로 날려 버릴 수 있는 재기발랄함이 묻어나는 사람일 것이다. 보고 있으면 유치해서 실소를 짓게 만들지만, 캐릭터가 주는 귀여움이 영화관을 가득 메우는 덕분에 영화관을 나설 때면 마음이 벅찬 영화다.

포스터만 보고서는 족구대회 하는 이야기로 긴 시간을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갈 것인지가 궁금했다. 정답은 웃음이 아닐까?

스펙 쌓다가 청춘의 금자탑을 무너뜨리게 만드는 비정한 현실을, 심각하지 하게 다루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그렇다고 풍자와 해학으로 영화를 끌고 가지는 않는다. 캐릭터가 사건 속에서 겪는 일을 과장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일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도 않는다.

그냥 한 번 지켜보라고 얘기를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울림이 큰 것은 학점만이 중시되는 스펙주의 사회에 잔잔한 돌멩이를 던지기 때문이다. 이정도면 만섭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족구장을 지키는 이유도 알 것 같다. 족구장은 돈 안 되는 건 다 없애라고 고함을 치는 세상에서 꼭 지켜야 할 오아시스인 셈이다. 감독은 그 안에서 생명수를 퍼내 이 시대 청춘의 꺼져가는 촛불에 불을 붙이고 싶은 것이다. 족구장은 자본과 디지털에 밀려 나는, 그러나 장점이 많은, 우리가 꼭 지켜야 하는 그 무엇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SmileAgain | 작성시간 14.10.13 매력적인 영화죠 ㅎㅎ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