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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10월리뷰-반짝이는 박수소리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4.09.30|조회수318 목록 댓글 2


첨부파일 G서포터즈-10월리뷰-반짝이는박수소리.hwp

G서포터즈-10월리뷰-반짝이는 박수소리

 김상민






사진 출처 : 영화 홈페이지

반짝이는 박수소리라는 제목을 듣고 의아했다. 박수소리가 어떻게 반짝일 수 있을까? 감독은 특별한 박수소리를 들은 게 아닐까? 이런 의문을 품고 영화를 보았고,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내 눈에도 박수소리가 반짝이는 게 보였다. 그때 영화가 조용하고 특이한 세상으로 관객을 부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감독은 장애 때문에 사랑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해 손과 눈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부모를 보여준다. 아빠는 들을 수가 없지만 누구보다 남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감정을 공유할 줄 아는 세심한 사람이다. 아빠 덕분에 집에는 항상 온기가 돈다.

엄마 경희씨도 들을 수 없지만 활발한 성격으로 수화통역센터에서 일을 하며 즐겁게 살아간다.

이들과 관객이 만날 수 있게 가교 역할을 하는 두 사람이 있다. 딸이자 감독인 보라씨와 아들 광희씨다. 이들을 통해 관객은 들을 수 없는 부모가 소통하기 위해 애 쓰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사를 갈지 말지를 놓고 갈등하는 부모를 찍은 장면을 통해 감독은 장애인 부모들 둔 자식의 삶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다른 부모들과 다른 부모 때문에 힘들다든가 부끄럽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부모의 들리지 않는 세상을 카메라로 들여다보다가 들리는 세상과 들리지 않는 세상 사이를 함께 가본 동생과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감독은 사람을 보는 눈이 깊어지고 자기 삶을 담담하게 얘기할 정도로 속이 깊은 사람이 된다.

80분 동안 영화를 보고 나면, 손짓이 생각난다. 대화를 하려고 보내던 박수는, 고요하기만 했던 세상에 작은 균열을 일으키는 아름다운 움직임이 된다. 그 덕분에 저물어가는 황혼녘 같았던 세상에는 한줄기 햇볕이 쏟아진다.

관객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거대한 밤하늘 같은 박수소리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감독의 시선은 활활 타오르지는 않지만 온기를 품고 있으며, 환호성을 지르지는 않지만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이런 까닭에 여리고 작은 손에서 나오는 박수소리는 심장을 두드릴 정도로 강한 파열음이 된다.

선과 입으로, 몸짓과 눈빛으로 대화하는 부모를 통해 감독은 가족을 소재로 한 영화가 빠지기 쉬운 전형성을 넘어서는 힘겨운 싸움에서 승리한 듯하다.

DMZ 영화제에서 만난 감독은 영화 상영후 있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다소 까다로운 질문도 부드럽게 대답하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아마도 영화를 찍는 내내 느낀 온기 때문이 아닐까?

아쉬움도 남는다. 왜 엄마와 아빠가, 혹은 부모와 자식들이 갈등하는 것을 많이 드러내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이 영화가 마지막에 주는 감동의 깊이가 더 깊어졌을 텐데.



http://blog.naver.com/612oasis/220137435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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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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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pepperjack | 작성시간 14.09.30 하 이거... 얼마 전 끝난 DMZ다큐영화제에서 보고 제가 본 7개 영화 중 최고로 꼽은 영화에요. 분명 귀엽고 뭔가 뿌듯한 느낌의 영화인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또 보고 싶네요.
  •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9.30 감사합니다. 저도 그랫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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