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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10월리뷰-60만번의트라이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4.09.30|조회수238 목록 댓글 0

G서포터즈-10월리뷰-60만번의트라이

김상민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gcinelove

참 오랜만에 다큐를 극장에서 봤다. 송환을 본 게 마지막이니 십 년이 넘은 것 같다. 이 영화는 거칠다. 유명 배우나 매끈한 목소리의 아나운서가 내레이션을 하고, 극영화 못지않은 영상과 편집으로 만들어진 요즘 다큐와는 다르다. 기름기를 쫙 뺀 다큐이자.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집에서 엄마가 끓인 된장국이다.

처음에는 거친 부분이 눈에 걸렸다. 날 것을 그대로 먹을 때 느낌이랄까. 극장을 나서면서 그 이유를 알았다. 아무리 부드럽게 살려고 해도 그렇게 살 수 없는 세상을 사는 사람들 이야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고향이 아닌 외국에서 사는 재일교포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재일교포에 대한 일본의 차별을 인물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은 우리가 조선족을 차별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괴롭고, 누구에게 하소연해도 바뀌지 않는 것인 까닭에 주인공들의 힘든 삶은 더 힘들게 느껴진다.

재일교포들로 이루어진 럭비부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영화는 팀워크가 좋았던 학교 럭비부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아무 문제없을 거 같았던 럭비부. 하지만 일본이 운동장을 자기들 것이라고 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법적소송까지 걸어오자, 재일교포들은 운동장을 지키려고 서명운동을 벌인다. 운동만 하느라 세상의 풍파를 잘 몰랐던 럭비부는 본격적으로 자기 몫 찾기에 들어간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박사유 감독은 조용히 카메라를 들고 그들의 거친 숨소리에 주목했다.

그렇다고 쉽게 흥분해 ‘세상이 다 그렇지’라는 뻔 한 얘기를 늘어놓지는 않는다. 감독은 아이들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게 만들고, 거친 화면 속에서도 진정성을 담아 관객들이 한 줄기 희망을 얻게 만든다.

실력이 뛰어나도 출신성분이 일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식 대회에 참가하는 것조차 거부된 이들이 차별을 딛고 한걸음씩 내딛는 모습은 웅숭깊은 울림을 준다.

고통을 겪어낸 럭비부 학생들이 점점 세상을 알고 이겨내려고 바동대는 모습에서 성장드라마 같은 느낌도 준다. ‘이렇게도 꿈을 위해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니…….’하는 생각에 영화를 보고난 뒤 먹먹해진다.

다큐는 대상과 촬영자가 같은 호흡을 낼 때 울림이 크다는 말이 생각난다. 아이들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감독은 많은 시간동안 그들과 가까워지려 했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카메라를 보는 아이들의 표정에 꽃이 핀다.

이 영화의 미덕은 여기에 있다.

방송에서 흔히 보는 다큐와 비교하면 이 영화는 많이 거칠고 투박하다. 혹자는 혼란스럽다는 말까지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후반부에 아이들과 감독이 보여주는 살가운 표정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영화는 유쾌하고 재미가 있다. 럭비부 학생들은 저마다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프롭 '상현', 센터백 '유인', 주장 '관태'와 매니저 '옥희' 는 극장을 나서 길을 가다가 만난 학생들의 얼굴과 겹쳐질 정도로 생생하다.

박사유·박돈사 두 공동감독은 영화를 진지하되 유쾌한 예술작업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나서지 않고 단지 '기록자' 혹은 '관찰자' 자리에서 바라본다. 애정 어린 눈을 갖고.

이들은 작가(作家)의 자리를 내려놓고 '재일조선인'이라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카메라는 포커스가 나갈 때도 있고, 피사체를 놓칠 때도 있다. 깔끔한 화면보다, 거칠지만 인물을 바라보는 감독의 흐느낌과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참지 못하는 감독의 손 떨림이 전해지는 것 같다.

팀의 간판스타 '유인'이 뇌진탕 판정을 받아 남은 경기에 뛸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카메라는 파도를 치며 현장에 있던 감독의 떨리는 목소리를 전달한다. 


http://blog.naver.com/612oasis/220137436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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