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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서포터즈]리뷰 - 파티51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4.11.16|조회수195 목록 댓글 0

[G서포터즈]리뷰 - 파티51

김상민





 [G서포터즈]리뷰11월 - 파티51.hwp


(출처: http://blog.naver.com/gcinelove/220176710743)

10년 전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라는 공연장에서 한 인디밴드가 부른 노래가 생각난다. 제목이 말 달리자였다. 당시는 우아하고 시적인 제목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던 탓에, 속으로

‘참 분위기 없는 제목이다’며 생각하고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노래를 듣는 순간, 왜 제목을 그렇게 지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맨발로 무대를 방방 뛰며 말 달리자를 계속 외쳐대는 그들은 우아함보다 직설화법이 주는 쾌감을 즐기고 있었다. 즉 당시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국가보안법이라는 족쇄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기가 힘들었다. 인디밴드는 암울한 시대상황을 돌파하고 싶다는 뜻을 말 달리자는 표현으로 간접적으로 전하되, 무대에서 보여주는 행동은 직설적이었다. 그 날 이후 나는 인디밴드에 대한 선입견을 벗을 수 있었다.

얼마 전 본 파티51은 다시 한 번 인디밴드를 생각나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인디밴드들이, 주로 활동하는 홍대에서 점점 밀려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것을 보여준다. 한줄 스토리만 들으면, 다소 암울하고 어두운 내용일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무대에서 밀려나는 과정에서 인드밴드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돌아보고,

첨부파일 파티51.png첨부이미지 미리보기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자립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린다. 성장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희망적이지 못한 분위기를 돌파하려고, 더 음악에 몰두하는 그들을 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란 참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절망을 이겨낸 긍정의 힘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일까?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 부문, 제6회 상상마당 음악영화제 등에 초청되는 성과를 냈다.

그렇다고 영화가 생존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통해 그들의 삶을 엿보고, 갈등을 드러낸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공감이 간다. 미친 듯이 기타를 치는 밴드를 보면서 벼랑 끝까지 몰리는 이들이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했다. 영화 와이키키브라더스에서 음악하는 주인공에게 친구가 ‘너 행복하냐? 넌 하고 싶은 일 하며 살잖아’라고 했을 때 주인공이 아무 말도 못한 게 생각난다. 뭐라고 말을 하기에는 그가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으리라.

음악에 대한 열정과, 적극적으로 삶을 마주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폭발하는 에너지를 느끼게 해준다. 실제로 밴드들이 무대에서 라이브로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있으면, 내가 무대 바로 앞에 있는 것 같다.

왜 일까? 생생한 화면 때문인가? 아니면 생생한 사운드 때문인가? 아닐 것이다. 정답은, 정답이라는 게 있을 리도 없지만, 내가 그들의 삶에 스며들어갔기 때문이 아닐까?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은 내가 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가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 한 편 본 내가, 평생 음악에 빠져 사는 이들의 눈물과 한숨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 영화는 음악 영화인 동시에 사회성 영화다.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본 아픈 기억이 있는 이들이라면, 혹은 그런 사람들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해본 사람들이라면 가슴이 먹먹해질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어제 스크랩한 ‘쌍용차 해고자’들 기사가 떠오른다. 타의에 의해, 경제 살리기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하루아침에 길거리를 내몰린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싶다면, 꼭 이 영화를 보기를 나지막이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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