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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서포터즈]리뷰3월-소셜포비아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5.04.05|조회수287 목록 댓글 0

소셜포비아

김상민



(출처 : http://blog.naver.com/gcinelove/220297243220 )

 

소셜포비아는 상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독립스타상,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감독조합상 등을 수상해 눈길을 끈다. 제목도 마찬가지다. 소셜포비아는 트위터, 현피(현실PK(Player Kill)의 준말로 온라인 싸움을 오프라인까지 연결하는 행위를 말한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탈영병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레나는 잘 죽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려 비난을 받는다. 레나의 사과를 받으려고 인기 BJ 양게(류준열)가 레나 현피 원정대를 만든다.

경찰지망생 지웅(변요한)과 용민(이주승)도 원정대에 참여하면서 일은 커진다. 레나의 집을 급습한 8인의 현피 원정대는 깜짝 놀란다. 목을 매달아 자살한 레나를 발견한 것이다. 한 순간에 현피 원정대에게 모든 비난이 쏟아지자 원정대 멤버들은 동요하기 시작한다. 더구나 현피에 참여한 과거 때문에 경찰 시험에서 불이익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용민은 위험을 탈출하기 위해 레나가 자살이 아니라 타살됐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때부터 지웅과 용민은 레나를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선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유명한 키보드워리어였던 레나에게 명예살인을 당한 사람 중 한 명이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는 댓글 살인, 인터넷문화, 실시간 인터넷방송 등 현실에서 벌어진 일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하며 스토리를 전개한다. 논란이 되는 인터넷문화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는 까닭에 관객들이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그렇다고 현실을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치지는 않는다.

‘SNS 마녀사냥’을 메인플롯으로 하면서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거진 명예 살인, 사적 처벌의 정당성 등 민감한 이슈들을 촘촘히 엮어 내는 덕분에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지만 공감의 폭이 크다.

그렇다고 영화가 자극적인 소재를 선정적으로 다루는데 그치지는 않는다. 소셜네트워크의 한계와 부작용을 입체적인 시각에서 비판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현실에서 벌어진 많은 사건들을 다루지만 중심을 잃지 않는 연출이 돋보인다. 이 작품이 상을 많이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무서운 장면들이 등장한다. 익명성을 무기로 불특정다수에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는 사이버폭력이 어느 날 갑자기 현실세계에 나타나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들은 실제 사건을 떠올릴 만큼 잔혹하고 현실적이다.

이런 장면을 통해 감독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과 악의적으로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것은 다르고, 그것을 혼동하면 마녀사냥이 마치 장난처럼 느껴지는 무서운 결과가 온다는 것이다. 마녀사냥이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에서 이성과 도덕은 힘을 잃게 된다.

감독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레나의 과거가 알려지는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루머가 확산되는 현실이 어떤지를 생각하게 만들고, 관객들이 온라인상에서의 정체성과 오프라인 상에서의 정체성을 구분하며 살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 점이 이 영화가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이유다.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연출력도 뛰어나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연출에 많은 힘을 보태고 있다. 변요한이 섬세한 연기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갔다면 이주승은 민감한 연기로 관객들의 감정선을 건드린다. 이런 연기가 쌓여 매 장면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tvN 금토드라마 ‘미생’을 통해 주목받은 배우 변요한은 이 영화로 독립영화계의 샛별이 됐다. 영화를 위해 10kg가량 살을 찌운 덕분에 캐릭터에 사실감을 더했다. 특히 안정된 미래를 위해 회색빛 가득한 오늘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흔들리는 내면을 과장 없는 연기로 그려낸다. 드라마 속 한석율 캐릭터에 익숙한 관객에게 그의 새로운 모습은 선물이다. 이런 호연 덕분에 영화는 매우 현실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어둡고 차가운 느낌을 잘 살린다. 그 덕분에 많은 설명을 하지 않고도 청년 실업률에 갇힌 답답한 20대의 숨 막히는 일상을 잘 담아냈다. 영화는 노량진 고시촌에서 신음하는 청춘, 에스엔에스가 없으면 한 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불안한 청춘의 자화상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현실을 그대로 재연하는데 그치지도 않는다. 미스터리 기법과 플롯을 잘 연결해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이어진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주최한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영화 ‘소셜포비아’. 언론시사회 당시 홍석재 감독은 ‘이 영화가 관객들과 만나게 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감독의 우려와 달리 이 영화는 독립영화로 머물지는 않을 것 같다. 소재, 연출, 연기 등이 상업영화로 발전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독립영화가 주는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보다 다양한 관객들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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