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리뷰3월-그라운드의 이방인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5.04.05|조회수174 목록 댓글 0



(출처 : http://blog.naver.com/gcinelove/220301676262)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우리 학교를 만든 김명준 감독의 작품이다. 재일동포 야구단의 1956년부터 1997년까지를 보여준다. 특히 '잠실야구장'에서 결승전을 펼친 1982년 재일동포 야구단에 애정 어린 눈길을 주고 있다.

영화는 1982년 준우승한 재일동포 야구단 소년들을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제작진이 실제 주인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날의 영광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를 궁금하게 만든다. 

1982년에 뛰었던 선수들을 불러 모아 2013년 잠실야구장에 다시 서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선수 명단이 전부다. 어렵게 찾은 선수들은 한국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 싫다며 인터뷰를 거절한다. 주인공들을 찾는 과정은 첩첩산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더 재미있어진다. 과연 1982년 선수들을 그라운드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제작진을 만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다. 김근. 한국말을 유창하게 할 줄 아는 등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그렇다고 영화가 당시 선수들에게만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야구사의 산 증인인 배수찬을 통해 재일동포 야구단의 과거를 돌아보고, 그 의미를 오늘에 되살린다. 이를 통해 야구에 인생을 걸었던 이들을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현실을 생각하게 만든다. 극장을 나설 때는 가슴이 아리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은 즐겁다. 경쾌한 배경음악 때문일까? 권해효의 내레이션 때문일까?

원로 야구인들의 말에 주목을 해보자.

 “60년대 한국 야구가 전성기를 맞이한 것은 재일동포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로 일본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장훈과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한화 감독도 다시 한국 방문단에 포함됐었다. 이들이 인생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친 까닭에 한국 야구는 1963년 일본을 물리치고 아시아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된다. 당시 일본은 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떠오를 때였다. 한국 야구의 눈부신 성장은 먹고사는 일에 지친 국민들을 웃게 만들었다. 

김명준 감독은 재일동포 야구인들이 한국을 보는 시선에 주목한다. “60년대까지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지만, 70~80년대는 푸대접을 받았다. 한국 야구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980년대 방문했던 이들은 일부 관중들로부터 ‘반쪽발이’라는 모욕까지 들어야 했다. 

배수찬이 살아온 길은 재일동포 야구단이 받은 설움과 비슷한 점이 많다. 1957년 제2회 모국방문단의 에이스였던 배수찬(1937~1986)은 59년 한국 대표 팀을 이끌고 일본으로 건너가 아시아대회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그는 일본 고교 야구의 별이었다. 화려한 야구인생과 달리 실제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1960년대 절정을 이룬 재일동포 북송사업으로 그의 어머니가 입북했다. 누나는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때마침 터진 1·21사태(김신조 사건)는 공안 광풍에 기름을 부었다. 배수찬은 공안기관에 끌려가 곤욕을 치렀다. 그의 막역한 후배 김성근도 함께 끌려갔다가 하루 만에 풀려났다. 기관원들은 김성근에게 배수찬의 일본 행적을 추궁했으나 문제될 게 없었다. 배수찬은 40여일이 지난 뒤 풀려났지만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없었다. 대학과 프로팀 코치를 전전하다 1985년 아르헨티나로 이민 갔다. 두 차례 사업 실패 뒤 1986년 일본을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숨졌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재일동포라는 게 알려지면 차별을 받을 게 뻔 한 그들의 아픈 삶이 다가왔다. 과연 그들에게 모국은 무엇을 해주었을까. 그들이 없었다면 프로야구 관중 700만을 눈앞에 둔 지금의 한국 야구가 있을 수 있었을까. 

 영화는 당시 경기 장면들과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을 바탕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의미와 당시의 흥미진진했던 역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관객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