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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 4월 리뷰 - 수색역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6.04.12|조회수328 목록 댓글 0




보는 내내 먹먹했다. 내 손은 나도 모르게 술과 담배를 찾고 있었다. 보고 나니 씁쓸했다.

수색역은 수색동의 겨울을 이겨낸 청춘의 보고서다.

수색동은 수도권의 끝자락에 있는 가난한 곳이다. 수색동 근처에는 쓰레기 집단 매립지인 난지도가 있어서 항상 냄새가 났다. 그 탓에 돈 없고 가진 것 없는 청춘들만 남게 됐다. 2002년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해야 했다. 이때부터 싸고 넓은 난지도가 주목을 받게 됐다.

그때부터 네 명의 친구 윤석(맹세창), 상우(공명), 원선(이태환), 호영(이진성)에게 비극이 시작된다.

원선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재개발 업자와 함께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상우가 좋아하던 공장 비서를 하는 누나 선미(김시은)과 연애를 하기 시작한다. 원선을 질투하던 상우는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이때부터 상우는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고 상우는 죄책감 때문에 계속 일탈을 하게 된다

윤석, 원선, 상우, 호영은 어릴 때부터 서로 함께한 친구들이다. 아주 친하게 자랐기 때문에 이들에게 어떤 파국이 닥친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수색 지역이 재개발 사업의 중심지가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 셈이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각별했던 우정은 비틀거린다. 영화는 한때 돈독했던 우정이 어떻게 파괴되어 가는지를 자세히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먹먹함이 느껴진다.

영화의 중심에는 상우를 연기한 공명이 있다. 순수하게 뵈는 얼굴이지만 거친 행동을 저지르고, 친구들도 등을 돌리게 만드는 상우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은 공명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공명의 존재는 복잡한 내면을 가진 상우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관객들을 몰입하게 한다. 조연들의 연기도 좋다. 삭발까지 한 이태환, 극의 중심을 잡아준 맹세창, 자연스러운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이진성도 빼놓을 수 없다.

수색역과 같은 이야기는 많이 봐온 까닭에 매력이 없다고 짐작할 수도 있다. 새로울 게 없는 청춘 영화라는 것이다. 영화 파수꾼이 관객과 평단의 박수를 받으면서 이와 비슷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 수색역도 마찬가지다. 유사한 영화가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제 파수꾼 같은 형식의 영화가 새롭다는 평가를 듣기는 힘들어졌다.

하지만 수색역은 다르다. 총 1억 5천만 원이 투입된 작은 영화지만, 많은 이들이 고통을 감수했기에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또 감독의 뚝심도 대단하다. 감독은 네 친구의 관계와 디테일한 사연을 매우 밀도 있게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각 캐릭터에게 특별한 사연을 부여하고, 개발 때문에 균열이 생긴 친구관계를 디테일하게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네 명 중 원선과 상우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어가는 까닭에 전체 극에 긴장감이 맴돈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을 이용해서 네 친구의 관계를 조명하고 친구 관계를 엮어내면서 스토리를 전개하는 솜씨가 뛰어났다.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난 것도 감독의 뚝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신인배우들을 캐스팅해 자연스럽게 연기하게 만든 점이 새롭다. 감독이 배우들의 개성과 배우들 간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만들지 않았다면 신인배우들이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감독이 수색역은 관심에 대해 얘기한다고 한 점이 이해가 간다.

"문제가 있거나 고민이 있어 보이는 누군가에게 작은 관심이라도 있었다면 그 사람은 어떠한 성장을 했을 것인가에서 출발을 한 영화"라고 한 점이다.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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