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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6월리뷰- 블랙스톤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6.06.08|조회수221 목록 댓글 0



출처 : 네이버



노경태 감독의 <블랙 스톤>은 불편하다.  군대 내 성폭행, 에이즈, 조선족과 외국인노동자 등 한국사회의 뜨거운 감자들을 다 다룬다. 

조선족 아내를 보자. 동남아시아인 남편과 함께 반복되는 노동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다. 아들(손선)은 당당하게 입대 했지만, 군대에서 혼혈이라는 이유로 조롱당하고 에이즈에도 걸린다. 그래서 탈영을 한다. 집에 돌아온 그는 여전히 행복하지 않다. 어머니의 부고와 아버지의 귀향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약을 받으려고 보건소에 찾아가도 혼혈이라는 이유로 무시를 당한다. 

손선은 어머니의 유골함과 함께 아버지의 고향인 필리핀으로 간다. 아버지가 살고 있는 해변은 한국 배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오염되어 있다. 아버지에게 사실을 털어놓은 손선은 자살을 하려고 정글로 간다. 이때부터 초자연적인 현상이 벌어진다. 손선이 의식을 잃어가고 있을 때  정체불명의 진흙인간들이 나타나 손목에 흐르는 피를 핥아낸다. 그날 밤 손선의 할머니가 죽는다. 할머니 시체 앞에서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하는 손선. 장례식을 치른 사람들이 전부 잠을 잘 때, 검은 돌들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다음날 아침 할머니는 살아난다. 할머니는 손선의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주문을 읊는다. 환상에서 깨어난  손선은 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해변의 기름을 없애는 일을 같이 한다.  

노경태 감독은 ‘과연 누가 오염되었나’를 아프게 묻는다. 에이즈에 걸린 혼혈 주인공은 한국에서 오염된 이물질 취급을 받지만, 정작 오염된 것은 소외된 사람을 차별하고 기득권에 안주하는 한국사회다. 이것을 잘 보여주려는 듯 한국에서 촬영된 영화 전반부는 어둡고 음악이 등장하지 않는 등 시종일관 우울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주노동자가 한국 사회에 소속돼 있지만 외면 받는 것처럼, 그들이 한국 사회라는 프레임 안에 있지만, 그들이 받고 있는 대우는 정상에서 한참 멀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숏과 숏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 ‘의도된’불편함은 이 영화의 주제를 잘 드러낸다. 

영화는 한국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오염된 물질들을 한꺼번에 제거하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그래서  필리핀으로 돌아간 손선이 할머니의 주술을 통해 정화한다. 필리핀에서 촬영된 후반부는 전반부와 대조적이다. 화면이 밝고 따뜻하며 음악이 흐른다. 사람들은 장례식에서도 노래를 부른다. 망자가 편안히 가기를 바라려 부른 노래지만, 노래와 사람들이 하나로 묶여 즐거움과 슬픔을 함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후반부는 주인공이 치유 받는 판타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동남아시아가 천국으로 등장하지는 않는다. 한국 배에서 흐른 기름이 그곳의 생명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오염된 자연은 인간이 직접 노력해야 완전히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여러 개의 굵직한 사회 문제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영화. 그러나 해결책은 쉽게 보이지가 않아 답답하다. 물론 쉽게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들이다. 그래서 엔딩은 인상적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힘을 합쳐 해나가자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감독은 플롯이나 인과관계보다는 실험적인 형식과 주제에 맞는 화면구성을 전달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블랙스톤의 후반부의 실험적인 이미지와 형식 실험을 그런  고민 속에서 나온 것이다.  

실험적인 이미지들은 잔상이 오래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손선이 피를 묻히고 공장의 닭들에게 가는 장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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