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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 이 야 기 들

G서포터즈7월리뷰- 삼례

작성자구분칠초간의고민|작성시간16.07.02|조회수282 목록 댓글 0


출처 : 네이버




영화 삼례는 실제 지명을 제목으로 차용했다.  왜 일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삼례가 그 지역의 특성과 은유적인 의미를 주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례는 동학운동이 일어난 출발점이자 동시에 일제의 수탈지인 전북 삼례의 공동체적 아픔을 주인공들의 기억으로 보여준다. 

영화감독 승우(이선호)는 새  영화를 구상하려고 삼례에 내려갔다가,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희인(김보라)과 우연히 만난다. 어린 소녀 희인이 주는 기묘한 매력에 궁금증을 느낀 승우는 그녀와 함께 삼례를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희인은 동학운동 때 민중을 이끌고 혁명을 주도했던 이소사가 자신의 전생이라는 ‘희한한 인간’이다. 전생 탓인지 희인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고, 영화 삼례의 시나리오를 쓰려고 하는 승우는 시간이 갈수록 승우는 기묘한 꿈을 꾸거나 환상에 사로잡혀 삼례와 희인에게 빠져든다.

영화를 다 보고나도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쉽게 보이지는 않는다. 큰 사건 없이 담담하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또 캐릭터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그들이 겪는 혼란의 연속에 가까운 시간을 통해 알 수 없는 다양한 느낌을 줄 뿐이다. 영화에서 보이는 사건들은 우연성이 강해 하나의 인과관계로 엮기는 힘들다.  

사실 영화는 사건보다는 꿈과 환영에 더 집중하고 있다. 삼례에 등장하는 환영은 대부분 갑자기 나타난다. 승우가 무인 텔에서 꾸는 꿈, 희인을 따라 간 성당에서 마주하는 환영, 기괴한 모습의 사내 등도 환영들처럼 출몰하듯이 나타난다. 

문제는 이런 이미지들이 주인공들이 다니는 현실공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현실과 달리 환영은 매우 주관적이다. 그렇다면 환영과 현실이 어떻게 하나의 시간 축에 함께 나타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할 수가 있다. 

이것은 주인공 승우가 이방인의 시선으로 삼례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최초의 환영 이미지는 삼례를 방문하지 않은 승우의 내면의식과 맞닿아 있다. 이후 삼례의 많은 공간을 다니며 경험하게 되는 최초의 환영은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일그러지는 환영처럼 주인공들은 만경강 습지, 채석강 단층, 그네가 놓은 바닷가, 외딴 숲처럼 일상적인 공간과 구별되면서 특별한 공간들을 부유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현실과 환상이라는 매우 이질적인 두 축은 이렇게 공통점을 만들면서 결국 하나의 이미지, 다 쓴 시나리오, 숙명적인 만남이라는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다시 말해 삼례는 에피소드의 인과관계 보다는 개별적인 이미지의 대립과 충돌을 통해 줄거리를 전달하고 메시지를 알게 하는 실험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삼례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돼 개봉을 하는 네 번째 작품이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매년 3편의 영화를 선정 및 지원해 온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삼례는 2015년 전주시네마프로젝트를 통해 기획 및 제작지원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삼례는 미국 씨네퀘스트영화제와 우르과이몬테비데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해외 영화제에서 관심을 받았다. 특히 시네퀘스트영화제는 “삼례 청량한 밤공기 속에서 공명하는 차분한 선율과 같은 작품이다”는 평을 남겼다.

삼례의 감독은 방송 기자 출신으로 미국에서 실험영화를 공부한 이현정 감독이다. 그는  묘한 장치 속에 놓인 등장인물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다소 어려운 예술 영화의 색다른 맛을 감지할 수 있도록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런 장치들이 눈에 들어온다. 시작 할 때부터 계속해서 개기일식 장면을 보여주며 동양적인 이미지를 느끼게 하고, 삼례에 있는 지층을 통해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흐름을 체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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