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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유 게 시 판

이제 그만하소서

작성자36.5도|작성시간07.09.21|조회수1,725 목록 댓글 7

3수 한

지방의 어느 사립대 출신에,

 

지갑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공인 자격증은 1종 보통 자동자운전 면허증,

그래도 "그까이 꺼 괜찮다, 괜찮다"며 다른 자격증은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이제는 대학 생활의 유행이요 필수"라는 인턴 경험은 고사하고, 방학 중에 해 본 일이라곤

한 시간에 무려 5000원 주는 광고 전단 알바 아니면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앉아 신나게 인터넷 서핑,

 

대학 동아리나 소모임 활동은 재학 4년간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여겼고,

모교 학보사나 학원방송국과 인연이 있다면 그들이 찍어내고 내보내는 신문 읽고 방송 들은 게 전부,

 

"앞으로 뭐 하면서 살고 싶으냐"는 지인들의 사뭇 진지한 물음엔 매번

"즐기면서 살지요"라는 기가 찬 대답으로 한 마리 기름진 구렁이 되어 그 담을 넘어오다가

 

마지막 학기 종강이 고작 1달 남은 걸 알아채고서야

"정말 뭐로 먹고살아야 하나" 하는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자문에 봉착,

 

느닷없이

 

"기자?"

 

한편에선

 

"그거 엄청 빡세다는데."

 

그래도

 

"그나마 그게 제일 하고 싶은 건데."

 

한편에선

 

"확률적으로다가 힘들어."

 

솔로몬은 어디 계셨던지, 판단 못 내리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가뜩이나 짧았던 시간은 훌쩍훌쩍,

일자리 못 구한 채 덜컥 졸업부터 당한 지 어언 반년이 넘도록 토익은 여태 900을 못 넘고.

 

 

이러고도

 

언론사 공채 릴레이에서 서류란 서류는 줄줄이 통과하고 있는 전,

참 재수 좋은 사람이군요.

 

이만하면 이 세상 살 만한 곳 아닐까요.

절절 끓는 가슴만으로도 기회의 문이 착착 열리니 말입니다.

 

이 대목에선 이런 말이 나올 수 있겠군요.

 

"당신, 딱 거기(서류 통과)까지야."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끝까지 고군분투해 보겠습니다. 다만,

 

제일 만만하다고 해서

 

너무 쉽게 스펙 탓만 하진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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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銀狼 | 작성시간 07.09.21 100번 서류 통과 해도 한번도 최종 통과 못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한번 서류통과해서 한번 최종까지 통과하면 그건 합격자인겁니다. 쓸데없는 생각 마세요 ㅎㅎ
  • 작성자잠수함속토끼 | 작성시간 07.09.21 많은 말과 글이 오가는 요즘,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고, '글'이라 해서 다 '글'은 아닌 까닭에 퍽 와닿는 '글'이로군요.
  • 작성자포트폴리오 | 작성시간 07.09.22 적어도... 서류 전형 에서, 소위 계량화된 스펙만으로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다는, 피해의식을 가진 분들에게 위로와 분발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좋은 글이지 않나요?
  • 작성자우력 | 작성시간 07.09.24 자소서의 진실성. 그것 뿐. 이 글 읽으니까 확 오네..
  • 작성자beatz | 작성시간 07.09.27 아. 스팩으로 한사람을 결정짓는 것이 아닌 내공의 깊이와 호기심에 찬 지각력은 발걸음 하나에서 면접관님들은 알수있다고 하니 내면의 본질을 채우도록 노력하고 그것을 녹여내는 가장 해방되고 평등한 공간인 자기소개서를 잘쓰고 열심히 면접에 임하면 될거라고. 믿어요! 믿어요.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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