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태어날 때 한 번, 낳아주신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라가 망했을 때 한 번 운댔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누군가가 예전 부터 그랬다. 난 이 말이 맘에 들지 않을 뿐더러 맞지도 않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 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낳아주신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를 보자. 낳아주시진 않으셨어도 평생을 살뜰히 키워주신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땐 울지 말란 소린가?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죽어도 그들이 제 친자식처럼 아끼고 보살피며 사랑으로 키운 매덕스, 팍스, 자하라는 울어선 안 된다. 아니, 자하라는 딸이니까 울어도 되나. 입양을 권유하는 사회니까 이제 바꿔 말하자. 양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아들 딸 구별 말고 펑펑 울자.
그리고 또 '나라가 망했을 때 울어도 된다.' 이 말은 분명 나라가 망하고 다시 세워지는 과정에서 나온 말일 거다. 왜냐하면 우리는 보통 살면서 '나라가 망하는 것'을 겪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나라가 망하고 새로운 나라가 세워지는 과정에서 분명 전쟁이 있었을 것이고 수많은 아이들과 아녀자들이 살해 되었을 것인데, 그 땐 울면 안 된다는 말인가? 황산벌에서 맞서 싸운 계백은 전장에 나가기 전 처자식을 모두 죽이고 심지어 노비들까지 죽이고 출전했다지만 이건 너무 매정하다. 독립투사 어느 분께서는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 하셨지만 조국이 없을지언정 난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난 강부자도 아니고 고소영도 아니어서 한나라당 사람들 당선된 게 달콤한 현실은 아니지만 그분들만의 리그에 선 선수들을 보면 나라 팔아먹고도 잘 살 사람들 같다. 엘리트 코스 밟고 금배지까지 다신 분들이 눈물 콧물 쏙 빼가며 대성통곡 했을 때, 우리 나란 분명 망하지 않았다. 달러화가 좀 올라가고 유가 좀 올라가고 물가까지 올라가주시면서 살만한 상태는 아니었어도 적어도 망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 분들, 더 없이 서럽게 우셨다.
그렇다, 남자가 울어도 되는 3번은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간판만 달면 당선될 수 있는 정당의 공천에서 탈락했을 때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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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청춘의 나날 작성시간 08.04.11 해석하기 나름인데요. '남자'와 '세 가지'가 핵심인 이 속담은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가치관이 담긴 말로, '남녀의 구별'과 '자식으로서, 국가의 국민으로서 도리'가 주요한 말이라 봅니다. 이 말이 생겼을 때 '입양'이란 개념 자체가 없었겠죠. 단지 자식으로 부모에 대한 효가 중점이고 나라가 망한다는 말 역시, 국가관이 올바로 서지 않아서 국가와 나를 둘로 떼어내어 보는 분들은 전혀 마음에 와닿는 말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저 역시 군에 오기 전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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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청춘의 나날 작성시간 08.04.11 그래서 두 가지입니다. 이 '세 가지' 일들은 '강인해야 할 남자'라도 눈물을 참지 못할 만큼 큰 일이므로 울어도 된다. 하지만 그 외의 일은 '가녀린 여자'와 달리 함부로 울어선 안 된다. 왜냐면 사내는 여자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우리 조상들의 시각이죠. 제가 그 전통적인 가치관에 동의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뭐냐면... 일단 남자와 여자는 다르구요. 위의 세 가지 이유 외엔 어떤 일이 있어도 강인해 져야 하는 게 남자라고 생각합니다. 남녀는 분명히 유별합니다. 남자는 여자와 달리 쉽게 울어선 안 됩니다. 저는 양성평등의 이상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냉엄한 현실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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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개구짱구 작성시간 08.04.11 전 울어야 할 때 우는 남자가 더 멋있던데... - _- 글구 암 안걸리려면 남자도 자꾸 울어야 해요. ㅋ 남자도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됩니다. 공천 떨어지면 울어야죠~ 암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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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Rev_Possible 작성시간 08.04.13 당선될 수 있는 공천에서 탈락됐을때 ㅋㅋㅋㅋ 이거 완전 대박인데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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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알바트로스v 작성시간 08.05.23 기발한 생각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