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2013. 10. 17. 선고 2012고단 1984-1 판결
■ 경마프로그램 개발약속하고 돈 받았더라도 방조의 미수에 불과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사례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그 방조는 정범의 실행행위 중에 이를 방
조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실행 착수 전에 장래의 실행행위를 예상하고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 방조한 경우에도 성립한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든 방조행위 자체는
완성에 이르러야 하며, 방조행위에 착수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이른바 ‘방조의
미수’는 이를 처벌하는 근거규정이 없는 이상 처벌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B 등의 범행을 돕기 위하여 경마프로그
램을 개발하여 주기로 약속하고 그 대가로 일부 금액을 지급받았다는 것으로서, 공소
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B 등의 범행을 용이하게 할 만한 실행행위를 완성
하였다는 점이 나타나 있지 아니하다. 나아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약속에 따라 경마프로그램을 실제로 개발하였다거나 그 산출물이 B 등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데에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으
며, 단지 피고인이 이미 종전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범행을 계속하여 오던 B, E 등으
로부터 신형 프로그램의 개발의뢰를 받고 C 등과 연락을 하면서 필요한 준비행위를
일부 진행하였으나 그 후 중단된 사정이 인정될 뿐이다.
결국 피고인은 B 등의 범행을 방조할 의사로 프로그램 개발행위의 실행에 착수하기는
하였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할 것이고, 그 밖에는 피고인이 B 등
정범의 실행행위를 더 용이하게 하였다고 인정할만한 다른 사정이 증명된 바 없다(이
에 대하여 검사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정신적 방조 또는 무형의 방조에 해당한
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B 등은 이미 범행을 실행하고 있던 중이었고 B 등의 요청에
의하여 피고인이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하였던 것에 불과하며, 피고인의 위 행위가 B
등의 범행 결의를 유발하거나 강화하는 데에 기여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
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