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법학전문작가 박창희
Ⅴ. 채권자취소권의 연혁과 본질
채권자취소권의 연혁과 본질은 통상 앞서 그 논의가 전개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본서에서는 사해행취취소소송실무와 판례의 동향을 살펴보는 것을 그 주된 목적과 방향으로 설정하였는바, 본서의 마지막장에서 종래 논의된 것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기로만 한다.
1. 민법 제406조의 연혁 및 입법례
(1) 總說
채권자취소권의 뿌리는 로마법상의 빠우리아나 소권(「actio Pauliana」)이고, 근대 입법은 actio Pauliana를 ① 파산법상의 부인권과 ② 그 절차 외에서의 채권자취소권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계수․발전하였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나라에 따라 다양하다.
로마법하에서 인정되고 있던 ① 有償行爲의 否認과 ② 無償行爲의 否認에 대한 제도적 구별은 프랑스법과 이를 계수한 우리 민법을 제외하고는 독일 및 스위스 민법에서 유지되면서 발전하였고, 로마법상 하나의 제도였던 actio pauliana는 이탈리아 도시법 이후 파산내·외의 두 개의 제도로 분화·발전하였는데, 일본에서는 파산법상의 부인권은 독일법의 영향을 보다 강하게 받아 입법이 이루어졌으나, 파산절차 외에서의 사해행위취소에 관하여는 프랑스법을 계수하여 별개의 법률로 규율하지 아니하고 민법에서 개괄적인 규정을 두면서 동적 거래의 안전보호를 위하여 수익자 또는 전득자의 악의를 요건으로 함을 명백히 하였고, 그 효과에 있어서는 취소권자를 위하여서만 效力이 있는 것으로 보는 프랑스나 독일과는 달리 총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서만 효력이 있다는 규정을 추가하였으며, 우리 舊 민법은 일본 민법을 그대로 수용하여 단순히 「…채권자는 사해행위의 取消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으나, 현행 민법은 채권자취소권의 본질에 관한 학설 및 판례의 변천을 고려하여 좀더 발전적으로 수정하여 「……채권자는 그 취소 및 原狀回復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다[1].
[1] 曺南大, 債權者取消權의 對象으로서의 詐害行爲에 관한 考察, 司法論集 28집, 법원도서관, 570~571쪽.
(2)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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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민법 제1167조 ① 채권자는 그 권리를 해하는 채무자의 행위를 자신의 이름으로 공격할 수 있다[2]. |
프랑스는 위와 같이 파산법상의 부인권과 별도로 민법에서 개괄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프랑스 민법은 위 통칙 규정 외에도 제622조, 제788조, 제865조, 제882조, 제1447조에서 각칙 규정을 두고 있다[3].
[2] 법제처 법제자료 87집 프랑스민법전은 fraude를 기망으로 해석하여 위 조항을 "채권자는 그 명의에 의하여 그 권리를 기망하여 행한 채무자의 행위를 공격할 수 있다."라고 번역하고, 이는 정확하지 않은 번역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박철, 갱생목적의 담보제공행위가 사해행위로 되는지 여부, 117쪽).
[3]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프랑스민법에 관하여는 김옥곤, 블란서민법에 있어서 채권자취소권제도, 숭전대논문집 제11집(사회과학편), 349쪽 이하.
(3) 독일
독일은 파산법(1879. 3. 29.제정)에서 부인권을 규정하는 외에 민법에서는 채권자취소권 규정을 두지 않고 별도의 법률인 「채무자의 법률행위의 파산절차 외에서의 취소에 관한 법률」(이하 ‘채권자취소법’이라고 함)[4]에서 채권자의 사해행위취소권을 개별적으로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5]. 채권자취소법은 취소의 형태를 몇 가지로 나누어 각각 그 요건을 특별규율하고 있는바, 크게 ① 사해행위취소(Absichtsanfechtung)[6], ② 증여취소(Schenkungsanfechtung)[7], ③ 자본보전적소비대차(Kapitalersetzendes Darlehn)[8]에 있어서의 취소등으로 구분되고, 다만 위 각각의 취소는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관계에 있고 구성요건이 교차될 수 있다.
[4] Gesetz, bettreffend die Anfechtung von Rechts von Rechtshandlungen eines Schuldners ausserhalb des konkursverfahrens
[5] 이하 閔日榮, "獨逸의 債權者取消制度", 재판자료 48집, 17~21쪽 참조.
[6] 채권자취소법 제3조 제1항, 제1호 및 제2호. 제1호가 기본적인 형태이고, 제2호는 그 특별한 경우이다.
제1호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하려는 의도하에 법적 행위를 하였고 상대방이 채무자의 그런 의도를 알고 있었던 경우에는 채권자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
제2호 채무자와 일정한 친족관계에 있는 자 사이에 체결된 유상계약이 채권자를 직접적으로 해할 경우 채권자는 그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 이내에 이를 취소할 수 있다.
[7] 채권자취소법 제3조 제1항 제3, 4호, 제3조a.
제3호 채무자가 행한 무상처분은 그것이 통상의 의례적인 선물행위가 아닌 한 그 행위시로부터 1년 이내에 채권자가 이를 취소할 수 있다.
제4호 혼인기간 중에 채무자가 배우자의 이익을 위하여 행한 무상처분은 채권자가 그 처분시로부터 2년 이내에 취소할 수 있다.
a 상속인이 상속재산으로부터 유류분청구권, 유증, 부담을 이행한 경우에 상속재산채권자는 그가 상속재산에 관한 파산절차에서 위 급부의 수령자보다 선순위 내지 동순위일 때에는 상속인의 위 이행을 상속인의 무상처분으로 보아 위에서 본 무상처분의 두 경우와 같이 취소할 수 있다.
[8] 채권자취소법 제3조 b 유한회사법(Gesetzbetreffend die Gesellschaften mit beschr nkter Haftung) 제32조 a 1, 3항의 자본보전적소비대차에 기한 채권자(예컨대, 유한회사의 사원이 채무초과로 인한 회사의 자본잠식을 보전하기 위하여 회사에 금전을 대여한 경우)에게 회사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변제한 경우에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 단 후자의 경우는 변제일로부터 1년 이내에만 가능하다.
(4)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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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424조 (채권자취소권) ① 채권자는 채무자가 그 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법률행위의 취소를 재판소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 또는 전득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 채권자를 해하는 사실을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전항의 규정은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법률행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민법 제425조(채권자취소권 행사의 효과) 전조의 규정에 의하여 한 취소는 총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 효력이 생긴다. 민법 제426조(채권자취소권 행사의 기간제한) 제424조의 취소권은 채권자가 취소의 원인을 안 때로부터 2년 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한 때에는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행위의 때로부터 20년을 경과한 때에도 또한 같다. |
일본은 파산법의 부인권은 독일법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파산절차 이외에서의 사해행위취소는 프랑스법을 계수하여 개괄적인 규정을 두었다. 다만, 동적 거래의 안전보호를 위하여 수익자 또는 전득자의 악의를 요건으로 명백히 하였고, 프랑스나 독일과는 달리, 총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서만 효력이 있다(일본민법 425조)는 규정을 두었다.
(5) 우리 나라
우리 법률은 프랑스-일본 입법례와 같이 actio Pauliana를 파산절차에서의 부인권과 그 외 절차에서의 채권자취소권으로 구분하여 계수하였고, 우리 민법은 직접적으로는 프랑스민법에 그 연원을 두어 민법에 개괄적인 규정을 두는 형식을 취하였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파산절차 외에서의 채권자취소권은 파산절차에서의 부인권보다 제한되어 있고, 그 제한의 방법은 채무자와 수익자의 악의를 요건으로 하는 방법에 의하고 있다[9].
[9] 박철, 갱생목적의 담보제공행위가 사해행위가 되는지 여부, 120쪽.
우리 민법규정은, 구민법(일본민법)의 규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사해행위 취소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 것을, 「…취소 및 원상회복을 … 청구할 수 있다.」고 바꾼 것이다[10].
[10] 민법안심의기록(상), 243쪽.
2. 법적 성질
(1) 意義
채권자취소권의 본질에 대하여 많은 견해들이 대립되어 있으나, 그 다지 실천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다만, 채권자취소권의 법적 성질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채권자취소소송의 형식, 내용, 피고적격, 판결문작성 및 그 효과가 다르게 해석되므로 이에 대한 고찰이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겠다.
다만, 원상회복에 대한 언급이 없이 단순히 사해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고만 규정한 일본민법과 우리나라 구민법하에서는 원상회복청구까지도 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다양한 학설의 전개가 있었다.
(2) 學說
가. 形成權說(取消權說)
(a) 형성권설은 채권자취소권가 무능력 또는 의사표시의 하자에 의한 법률행위의 취소와 동일한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에 따르면, 채무자의 법률행위(사해행위)는 취소에 의하여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되고(소급적 소멸), 사해행위에 의하여 채무자의 상대방에게 간 재산상 권리는 당연히 채무자에게 복귀는 효력을 가지게 된다(절대적 소멸). 따라서 소의 종류는 채무자와 수익자등간의 사해행위의 절대적 취소를 구하는 形成의 訟가 되고, 소송물은 실체법에서 인정된 채권자취소권이라고 본다. 다만 동일한 취소권으로 보는 설이라도 독일의 物權說은 채권자취소법이 취소는 채권자에 대하여 무효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취소의 효력은 채권자와 상대방(수익자 또는 전득자)간에 생기는 상대적인 것으로 해석되어지는데 반하여(상대적 효력), 일본의 형성권설은 그 효력은 그 누구에 대하여도 생기는 절대적인 것으로 해석된다[11].
(b) 형성권설은 사해행위 취소의 효력에 절대적 효력을 인정하는 결과,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수익자 또는 전득자는 법률상 원인없이 재산을 보유하는 결과가 되므로, 취소채권자는 다시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부당이득의 반환으로서 수익자 또는 전득자 보유재산의 반환을 구하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사해행위취소송의 피고는 債務者와 受益者이며, 전득자가 있을 때에는 轉得者도 피고가 된다.
(c) 사해행위는 채무자의 법률행위를 가리키므로 이 설에 의하면 사해행위를 취소하기 위하여는 항상 그 행위당사자인 채무자와 수익자를 공동피고로 하여야 하지만 전득자는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상대방이 될 뿐이다.
[11] 近蕂=柚木, 註釋日本民法(債權總則上), 260頁.
나. 請求權說
(a) 청구권설은 채권자취소권의 본질을 原狀回復(책임재산에서 일탈된 재산의 반환청구)에서 찾는다. 즉, 청구권설은 채권자취소권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부터 逸出된 재산을 회복하여 자력보전을 기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므로, 취소는 논리적․관념적 전제에 지나지 않으며 반환청구가 이 제도의 중심을 이루는 것이라고 한다[12]. 따라서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의 법률행위의 효력을 소멸시키지 아니한 채 직접 수익자 또는 전득자에 대하여 그 보유재산의 반환을 청구하는 債權的 請求權이다. 따라서 그 소송형태는 履行訴訟이거나 그 반환청구권의 확인을 구하는 確認訴訟이다.
(b) 청구권설에 따르면, 사해행위취소소송시 그 피고는 受益者 또는 轉得者이고, 채무자를 피고로 삼지 않는다. 이 설에 의하면 취소권행사의 효과는 相對的 無效를 주장하며, 취소는 반환청구의 전제가 될 뿐 사해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므로 판결주문에서도 사해행위의 취소를 명할 필요도 없이 판결이유의 설명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12] 김형배, 채권총론, 422쪽.
다. 折衷說
(a) 절충설은 사해행위의 취소(형성권적 요소)와 일탈재산의 반환청구(청구권적 요소)에서 채권취소권의 본질을 찾으려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다시 취소의 효과와 관련하여 ① 절대적 무효설, ② 채권적 상대무효설, ③ 물권적 상대무효설 ④ 책임설 등으로 나뉜다.
(b) 絶對的 無效說에 따르면, 사해행위취소는 절대적 효력을 가지며, 따라서 피고적격은 언제나 사해행위의 쌍방당사자가 된다.
(c) 債權的 相對無效說에 따르면, 사해행위의 취소는 재산반환청구의 전제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채권자는 재판상 취소의 의사를 표시하면 충분하고 판결의 주문에서도 그 취소를 명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따라서 소의 형태는 이행의 소가 되고, 그 피고는 반환을 청구하여야할 자가 된다.
(d) 物權的 相對無效說에 따르면, 채권자취소권은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일탈재산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소의 형태는 형성의 소와 이행의 소가 병합형태가 되고 판결의 주문에도 취소의 선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그 취소는 재산반환의 상대방인 수익자 또는 전득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상대적으로 효력이 있을 뿐 그밖의 자에게는 영향이 없다고 본다. 일본의 판례는 취소만을 규정한 민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물건적 상대무효설의 입장에서 서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것이 일본의 통설인 것으로 보인다[13].
(e) 責任說, 특히 독일에서 논의되는 책임설에 따르면[14], 채권자취소는 채무자와 취득자 간의 법률행위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고 단지 채권자가 그의 채무자에 대하여 갖는 권리의 실행에 필요한 한도에서 취득자를 상대로 그가 취소되는 행위에 의하여 취득한 것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채권관계를 생기게 한다고 보는 견해로서, 여기서의 반환은 취득자가 그 취득재산을 채무자 또는 채권자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채권자가 그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하는 것을 취득자가 수인(Duldung)하는 것을 말하며(따라서 채권자취소의 소는 실질적으로는 강제집행인용의 소가 된다), 이러한 채권관계는 채무자의 법률행위나 불법행위 등으로부터 생기는 것이 아니고 합목적성과 형평의 고려에서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된 위 법률의 규정자체로부터 직접적으로 도출된다고 한다. 이를 채권설(schuldrechtliche Lehre)이라고 하며 독일의 통설과 판례의 견해이다. 이에 대하여 Paulus가 제창한 이래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지지받고 있는 견해로 책임설((haftungsrechtliche Lehre)이 있다. 이 견해는 채권자취소의 본질을 취소되는 행위에 의한 취득의 물적인 무효나 채권관계의 구속력에서 찾는 것이 아니고 채무자재산으로부터 일탈한 재산이 지닌 책임(Haftung)의 회복에서 찾는 견해이다. 즉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으로부터 충분한 만족을 얻지 못한 경우에 채무자에게서 떠나 제3자에게 귀속된 재산을 그것이 여전히 채무자의 것인양 강제집행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제3자는 채권자에 대하여 아무런 채무를 부담하고 있지 아니하면서도 위 재산으로 책임(즉 채무없는 책임)을 진다는 데 채권자취소의 본질이 있다는 것이다. 채권설이 취득자가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수인할 의무의 근거로서 양자 간의 채권관계를 인정하는 데 비해 이 견해는 양자 간의 사법상의 채권관계를 부인하고 취득자의 위 의무는 강제집행권자에 대한 공법상의 의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설은 독일과 일본의 일부학자에 의해 근래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서 채권자취소제도의 목적을 직시하여 채권자로 하여금 원상회복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게 하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어야 하지만 우리의 소송법이나 집행법체계상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13] 註釋民法[債權總則(2)], 45쪽.
[14] 이하의 내용은, 문일영, 독일의 채권자취소제도, 10~11쪽 참조.
라. 訴權說
(a) 소권설은 채권취소권을 訴權으로 파악하고, 사해행위취소소송의 결과 상대방은 채무자와의 법률행위의 효력을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채권자는 취소판결을 채무명의로 하여 상대방이 채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b) 이 견해는 채권취소권이 실체법상의 형성권인가 청구권인가 하는 접근방법은 비판하고 형성소송과 이행소송의 병합도 부정하는 데 특색이 있다.
마. 新形成權說
(a) 신형성권설은 채권자취소권을 일탈재산을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회복하여 채권자로 하여금 강제집행을 통한 만족을 얻게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취소에 절대적 효력을 인정하여 채무자와 수익자 모두를 상대방으로 하여야 하고, 판결에서는 사해행위의 취소와 채무자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이행을 명하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형성권설과 다르다.
(b) 부동산인 경우에는 그 취소판결의 결과 수익자명의등기의 취소에 의하여 채무자명의로 회복된 후 강제집행을 할 수 있고, 가액배상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의 일종이라고 본다.
3. 현행 민법하에서의 우리의 학설과 판례
우리나라 현행민법은 구민법과는 달리 취소와 함께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채권자취소권의 본질에 대하여는 앞서 살펴본 ① 절대적 무효설[16], ② 책임설[17], ③ 신형성권설[18], ④ 청구권설[19], ⑤ 절충설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多數說과 判例[20]는 상대적 취소론(상대적 무효론)을 근거로 한 折衷說의 입장에 있다[21]. 우리 민법은 구민법 제424조 제1항 본문의 「채권자를 해할 것을 알고 한 법률행위의 취소를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을「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구법시대의 절충설을 입법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되고 있다[22].
❏ 대법원 1961. 11. 9. 선고 4293민상263 판결 ❏
채권자취소권을 채무자가 채권의 공동담보가 부족함을 알면서 재산감소행위를 하였을 때에 그 감소행위의 효력을 부인하여 채권의 공동담보를 회복함을 목적으로 채권자에게 부여된 권리인바, 동 권리의 본질적 내용은 사해행위의 효력의 취소에 있다고 볼 것인가 또는 사해행위로 인하여 일탈한 책임재산의 반환에 있다고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논의의 여지 없지 아니할 것이나, 전자, 즉 형성권이 채권자취소권의 본질이라고 본다면, 책임 재산의 반환을 위하여는 다시 채권자대위권을 빌리지 아니하면 아니된다는 결론을 보게 되므로 공동담보를 회복함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에 합치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16] 이태재, 채권자취소권, 고시계(1989/2), 169쪽.
[17] 고상룡, 채권자취소권의 법적 성질, 고시계(1981/4), 27쪽.
[18] 이은영, 다만 신형성권설과의 관계를 명백히 밝히고 있지 않다.
[19] 이재성,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성질, 판례평석집 Ⅱ, 138쪽.
[20] 대법원 1984. 11. 24. 선고 84마610 판결; 1988. 8. 23. 선고 87다카1989 판결 등.
[21] 註釋民法[債權總則(2)], 45쪽, 民法註解(Ⅸ), 807쪽.
[22] 김형배, 채권총론, 423쪽.
사해행위취소의 소의 성질에 관하여도 ① 형성권설(형성소송설), ② 청구권설(이행소송설), ③ 병합설, ④ 책임설 등의 대립이 있으나, 판례의 주류는 사해행위의 취소권은 사해행위의 취소보다는 제3자에게 넘어간 재산의 원상회복에 그 목적이 있으며, 원상회복의 이행을 구하는 범위내에서 수익자 또는 전득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상대적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보고 기능상 이행의 소에 중점을 두는 태도이다[23].
[23] 이시윤, 민사소송법, 박영사(2005), 171쪽
/ 글쓴이 법학전문작가 박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