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작가 박창희
■ 유치권 분쟁에 따른 민사소송과 형사소송
민사소송이란 개인적 견지에서는 권리의 존재를 확정하여 권리를 보호하고, 국가적 견지에서는 사법질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재판절차를 말한다. 민사소송은 국가권력에 기하여 사람들 사이의 분쟁이나 이해충돌을 해결조정함으로써 생활상의 장애나 위험을 제거함과 동시에 사회질서를 유지하게 한다.
형사소송은 사적 복수를 금지하는 대신에 국가의 형벌권의 발동을 위한 범죄유무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자력구제를 금지하는 대신에 국가구제를 위한 사법상의 권리관계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민사소송과 구별된다.
유치권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된 경우에도 권리자측은 자기 권리의 실현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데, 권리자의 실력에 의한 실현인 자력구제는 사회평화를 파괴하고 폭력난무의 악순환을 가져오므로 오늘날 법치국가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따라서 유치권으로 인한 분쟁발생시 권리자측은 자신의 권리보호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민사소송절차를 통하여 권리실현을 하게 된다.
1.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또는 출입금지가처분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부동산에 대한 인도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가처분 집행 당시의 목적물의 주관적(사람), 객관적(물건) 현상을 본집행시까지 그대로 유지하기 위하여 신청한다.
부동산인도소송의 판결의 효력은 원고와 피고 당사자 사이에 한하여 생기고 제3자에게는 미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사소송법은 당사자 승계주의를 취하고 있어 변론종결 전의 승계인에게는 판결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부동산인도청구의 본안소송 중 목적물의 점유가 제3자에게 이전되면 그대로 본안소송에서 패소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새로이 그 제3자를 상대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든가 아니면 승계인의 소송인수(민사소송법 제82조) 등에 의하여 위 제3자에게 소송을 인수시켜 소송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받아 가처분집행을 하면 그 이후에 점유를 이전받은 자는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당사자가 항정되므로 위와 같은 불측의 손해를 예방할 수 있다.
집행관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집행에 관하여 실시한 강제처분의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침해하면, 공무상 봉인 등 표시무효죄로 형사처벌된다(형법 제140조).
또한, 소송의 목적물에 관하여 물리적 변경(=객관적 현상변경)이 이루어지면 채권자가 승소의 확정판결을 얻어도 변경 후의 목적물의 현상이 판결에서 표시된 물건과 동일성을 잃을 정도의 것이면 그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능이 되고 동일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지만 집행에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게 되는 등 강제집행이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고, 채무자가 본안소송에서 토지, 건물 등의 목적물에 변경을 가하고는 이를 이유로 비용상환청구권 등의 행사에 의한 유치권의 항변을 할지도 모르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밖에 출입금지가처분, 출입방해금지가처분소송이 있는데, 이는 채권자가 권원에 기하여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채무자가 방해하고 있거나 방해할 우려가 있을 때 그 방해배제청구권 또는 방해예방청구권의 보전을 위하여 행하는 가처분이다. 예를 들면, 경락자나 소유자가 유치권자를 상대로 또는 그 반대로 유치물인 건물 또는 토지의 출입금지나 출입방해금지를 청구하고자 하는 경우에 진행된다.
2. 부동산인도명령신청과 청구이의의 소
경락인은 매각대금을 낸 뒤 6월 이내에 점유자를 상대로 부동산을 자기에게 인도하라는 명령을 경매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데, 이를 「부동산인도명령신청」이라고 부른다. 인도명령이 내려지면, 채권자는 부동산인도명령결정문에 '집행문'을 부여받고 '송달증명원'을 발급받아 법원의 집행관사무소에 부동산인도강제집행을 신청하면 된다.
채무자는 법원의 인도명령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로 불복할 수 있으나, 확정된 인도명령에 대하여는 청구이의의 소(민사집행법 제44조)를 제기할 수 있다.
「청구이의의 소」라 함은 채무자가 인도명령결정에 표시된 청구권에 관하여 생긴 이의를 내세워 강제집행력의 배제를 청구하는 소를 말한다. 가령, 채무자가 인도명령신청자로부터 다시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한 경우 등이다.
3. 부동산인도(명도)소송과 인도단행가처분
소유권자가 권원 없는 점유자 또는 유치권주장자를 상대로 하는 소송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다름아닌 「부동산인도(명도)소송」이다. 인도소송제기 전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의 필요성은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다.
부동산인도소송을 부동산명도소송이라고도 부르는데, 「명도(明渡)」란 건물, 토지, 선박 따위를 남에게 주거나 맡김 또는 그런 일('내줌', '내어 줌', '넘겨줌', '비워 줌'으로 순화)을 말하고, 「인도(引渡)」란 사물이나 권리 따위를 넘겨준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만, '명도'는 인도와 같은 말로서 일본식 법률용어에 해당되므로 그 사용을 지양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고, 명도를 인도의 한 형태로 보는 견해도 있다. 민사집행법에서 인도라는 용어를 사용하므로, 법원에서 가급적 명도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추세에 있다.
또한, 부동산의 인도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부동산의 점유를 채권자에게 이전할 것을 명하는 가처분이 있는데, 이를 인도(명도)단행가처분이라고 한다. 인도단행가처분이 집행되면 채권자는 사실상 본안소송인 인도소송에 의하여 실현하려는 목적을 달성하나 반대로 채무자는 본안소송에서 다투어 볼 기회조차 없이 부동산의 점유를 박탈당하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실무상 인도단행가처분은 일단 강제집행이 마쳐진 건물에 채무자가 침입하여 점유를 하거나 불법적인 점유침탈이 이루진 직후와 같은 경우에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인도청구권의 실현은 본안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에 의한 것이 원칙이다.
4. 유치권부존재확인 또는 유치권존재확인의 소
경매진행중에 유치권 신고가 이루어지는 경우, 금융기관 등과 같은 저당권자는 허위 또는 과다한 채권에 기한 유치권신고로 인하여 경매목적물의 가격하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유치권주장자를 상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유치권자인 수급인이 도급인을 상대로 유치권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여 적극적으로 유치권의 적법성을 주장할 수 있다.
5. 손해배상 청구의 소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민법 제750조). 예를 들면, 경락인이 경매목적물을 낙찰받았으나 갑자기 유치권주장자가 나타나서 낙찰자지위를 포기하였으나, 그 유치권이 허위의 채권에 기한 것인 경우, 그 허위유치권주장자는 경락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또는, 유치권자가 강제로 점유를 침탈당한 경우에는 그 침탈을 당한 날로부터 1년 내에 점유물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6. 점유회수의 소 또는 점유물반환청구의 소
정당한 유치권자가 유치물의 점유를 부당하게 침탈당한 경우에는 부당한 점유침탈을 원인으로 점유회수의 소를 제기하여 그 물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04조 제1항).
/ 법학전문작가 박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