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 Doppelganger
쿠로사와 키요시 KUROSAWA Kiyoshi
쿠로사와 키요시의 영화세계는 일상에서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거나 잊어버리고 지내는 것의 공존을 자주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이 그러하고 초월적 힘이 그러하다. 그러나, 그의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그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거나, 잊어버리고 지내는 존재와 갑자기 맞닥뜨리는 순간, 혼란을 경험하면서도 자아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게 된다.
<도플갱어>는 제목 그대로 자신의 분신과 만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장애인 또는 환자용 로봇의자를 개발중인 하야사키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분신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 분신은 자신보다 훨씬 더 거칠지만 또 한편으로는 매우 자유롭다. 그래서, 그 분신이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자신의 일을 망쳐놓거나 엉뚱한 일을 저질렀을 때 하야사키는 때때로 해방감을 느낀다. 그것은 사회나 도덕적 틀 안에서 억압되었던 자신의 욕구의 분출에 다름 아니다. 그 기묘한 공존을 통해서 하야사키는 자신이 미처 몰랐던 자아의 이면을 발견해 가기 시작한다.
‘공존’의 핵심 장면은 역시 하야사키와 분신이 맞대면하는 장면이다. 쿠로사와 키요시는 화면분할 기법을 통해 이 ‘공존’을 다시 분화시키고 관객들로 하여금 하야사키와 또 다른 자아를 동시에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다시 이 둘을 뒤섞이게 함으로써 도덕적 자아와 본능적 자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해버린다. 그리하여 쿠로사와 키요시는 하야사키로 하여금 점차 분신을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마지막에 살아남은 하야사키는 과연 누구인가? 쿠로사와 키요시의 <도플갱어>는 스릴러로 출발하여 ‘인간존재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으로 끝을 맺는다.
쿠로사와 키요시
1955년 고베 출생으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8mm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 초반 소마이 신지 감독의 조감독으로 일한 쿠로사와 키요시는 1983년 [간다가와 음란전쟁]으로 감독 데뷔를 했으며, 1985년 [도레미파 소녀의 피가 끓는다]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스위트 홈](1989), [지옥의 경비원](1992), [큐어](1997), [인간합격](1998>, [카리스마](1999), [회로](2001), 그리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해파리](2003)등이 있다.
-www.pif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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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의 숲
도플갱어의 숲이란 한 곳의 지리를 정의하는 이름이 아니라 도플갱어가 등장하는 숲을 일반적으로 일컫는 명칭이다.고대어 [시엔]으로 "이중으로 걷는 자"라는 의미를 가지는 도플갱어는 살아있는 사람의 유령, 즉 자신의 분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특히 상대방의 모습으로 동일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을 제외한 다른 사람은 절대로 누가 진짜인지 구별해낼 수 없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운좋게 도플갱어와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자는 도플갱어가 가지고 다니는 고대의 매직 아이템을 손에 넣을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엔 오히려 도플갱어가 그를 대신해 남은 인생을 살아가게 되며, 이들은 죽을 때까지 자신이 도플갱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고 한다.
다행히도 도플갱어들은 인간과 달리 그림자가 없으므로, 도플갱어를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그림자의 유무를 확인한다면 어렵지 않게 도플갱어를 구분해낼 수 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도플갱어의 숲에서는 그림자가 지지 않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숲 밖으로 끌어내거나, 아니면 이들을 쓰러뜨리는 수밖에 없다.
현재 아노마라드 남부에는 도플갱어가 출현하는 숲이 몇 군데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도플갱어의 출현이 확인된 숲의 입구에는 도플갱어 출현을 경고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겁 없는 여행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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