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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블라디미르 나보코프/문학동네

작성자최명심|작성시간17.08.22|조회수94 목록 댓글 2

험버트, 험버트

롤리타/블라디미르 나보코프/문학동네

 

나보코프가 말했다. “이상한 말이지만 사람은 책을 읽을 수 없다. 다시 읽을 수 있을 뿐이다. 좋은 독자, 인류 독자,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독자는 재독자再讀者.”([문학강의]) 이 말은 어떤 책이든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읽을 때 비로소 한 장의 그림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책 전체를 바라보며 문장 하나하나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롤리타]를 읽는 독자들에게 이 독서법을 권한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545

 

정말이지 롤리타는 그렇게 읽어야 할 모양이다. 엘프리드 아펠이 전 세계의 속독가들이여, 유념하라! 롤리타는 여러분을 위한 책이 아니다.’(~545)라고 말한 것처럼 나같은 속독가에게는 맞지 않는 책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참고 읽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결말에 대한 궁금증, 험버트 험버트의 심리상태, 롤리타의 모습을 어떻게 정리했을지 궁금해서이기도 하다.

문학적인 심미안이 부족한 탓일까? 문체에서 느껴지는 자세한 설명과 묘사는 쉽게 이해되지 않고, 문학적인 깊이도 느껴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 작품을 언어유희의 박람회장 같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말 책을 읽는 내내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인간의 정신세계, 개개인마다 독특한 정신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인간의 독특함을 보편성으로 인정받고 싶은 것일까? 과연 인간에게 있어서 보편성이란 무엇일까? 또한 개인의 독특한 정신세계는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일까? 인류의 보편타당성이란 과연 무엇일까?

 

말로만 듣던, 영화로만 보던 내용을 책으로 읽는다고 해서 충격이 덜한 것은 아니다. 한낱 정신병자의 진술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세세하게 묘사를 해 놓았고, 주인공 험버트의 입장에서 쓰여진 만큼 그의 심리를 대변하는 듯한 전체적인 문장의 흐름은 험버트 그를 이해하게 만들기도 하다. 그렇다고 험버트의 과오가 용납이 되거나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제멋대로인 롤리타의 태도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어쩔 수 가 없다. 롤리타와 같은 희생양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 또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일 것이다.

 

제멋대로인 롤리타와 자기중심적인 엄마, 그 헐렁한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들어온 헐떡거리는 미치광이 험버트. 어른이라는 권력 아닌 권력을 남용한 엄마와 험버트의 관계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롤리타. 겉보기엔 멀쩡한 학자로 살아가는 험버트,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 롤리타의 엄마와 결혼을 하고, 결국엔 롤리타의 엄마가 사고로 죽게 되는 장면은 험버트가 그토록 바라던 바였을까? 만약 롤리타의 엄마가 사고사로 죽지 않았다면 험버트와 롤리타는 어떻게 되었을까? 롤리타가 험버트를 따라서 미국여행을 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쩌면, 아직도 수많은 롤리타들이 세계 곳곳에서 희생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혼이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나, 또는 재혼가정에서 부모라는 이름하에 무자비하게 어린 생명들이 짓밟히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과연 롤리타를 희생양으로 보는 게 타당할까?


첨부파일 롤리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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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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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쑤기, 효숙 | 작성시간 17.08.22 언니글이 자꾸만 기다려 지네요~~

  • 작성자조정아 | 작성시간 17.08.23 정말 멋지십니다...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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