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의 일상톡톡 203회] 뉴질랜드 타임즈 2018. 06. 01 금
“그 태도, 납득이 안돼요.”
출근 버스에 앙칼진 여성 승객 목소리가 쨍그랑 울린다. 모코히아에서 타면서 따발총 주문을 할 때부터 알아봤다. 수백 명 손님 중 한 명은 꼭 있다 어디나. 모코히아보다 세정거장 앞에 있는 하이베리에 알바니행 버스 좀 기다리게 해 달란다. RT(Radio Telecom)로 연락해서 자기가 바꿔 타고 갈 수 있도록. 모든 출근 버스가 만원인데, 그 차라고 그럴 시간이 어디 있나? 가당키나 한 주문인 줄도 모르고. 황당하고도 매너가 없기는. 가뭄에 논 배미 갈라지는 폼 새다. 하두 어이가 없어 고개를 흔들자, 냅다 소리를 지른다. 회사에 연락 좀 해서 편의 좀 봐주는 게 뭐 그리 어렵냔다. 묵묵히 다른 손님을 태우고 앞문 닫힘 버튼을 누른다. 대꾸가 없자 또 언성을 높여 직사포를 쏘아댄다. 또다시 무 대포다. 그걸 누가 받아주나. 뒷좌석에 앉아있던 나이든 어른이 급기야 한마디 쏘아붙인다.
“이 버스는 대중교통 수단이잖소. 입맛대로 하려면 개인택시를 타시지?”
“당신이 관여할 바 아니니 빠져요! “
100여 대의 회사 버스가 바쁜 출근 시간 운행 중에 RT 이용이 얼마나 많은가. 급변하는 도로 교통 정보 내지는 차가 막혀 늦겠다는 노티스(notice). 차에 문제가 생겨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청. 교통상황에 따른 개별적 근무표 변경 통보… . 사람들은 이런 막무가내, 이기주의자를 두고 진상(眞相)이라 부른다.
서로에게 기본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을 무시하는 몰염치한 행동에는 일일이 반응할 시간도 없다. 그냥 지나치고 다른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다. 시간 축내서 좋은 글에 악성 댓글이나 다는 이들에게 반응해봐야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눈덩이처럼 커지지 않는가. 오랜 운전 경험으로 보면 ‘Pass with care’ 가 상책이다. 왜 있잖은가. 쓰레기 수거 트럭이 큰 등치로 뒤따르는 차들을 막고 섰을 때 보여주는 문구. ‘Pass with care’ (나 똥차니까 조심해서 비껴가세요). 상식 없는 무개념의 사람이라고 다르겠는가. ‘Pass with care’를 이마에 붙이고 다니며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이들이 꼭 있다 어디나. 네 똥차가 뒤차 못 가게 막잖아 하고 소리쳐봐야 허사다. 진상(眞相)이 따로 없다. 뻔뻔스러운 모습, 얄미운 민낯이다. 이럴 때는 ‘Pass with care’를 붙였구나 하며 그저 지나치면 된다.
백동흠 수필가
2015년 [에세이문학] 등단
2017년 [재외동포문학상 대상] 수상
BIRKENHEAD TRANSPORT 근무 중
글 카페: [뉴질랜드에세이문학]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