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귀티’ 나는 사람 살다 보면 압니다. 많이 가졌다고 품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많이 말한다고 깊이가 더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外華內貧 (외화내빈) 겉은 화려하되 속은 비어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진짜 값은 겉이 아니라 속의 밀도에서 드러납니다. 경로당이든 모임 자리든 자식 이야기, 재산 이야기, 지난날의 무용담이 오갑니다. 그 마음, 이해 못 할 것도 없습니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말수 적은 사람이 더 오래 남습니다. 조용한 사람이 더 깊어 보입니다. 沉默是金 (침묵시금) 침묵은 금이다. 굳이 자랑하지 않아도 “다 잘 지내지요.” 그 한마디에 삶의 온도가 담겨 있습니다. 재산을 말하지 않아도 손에 쥔 찻잔처럼 단정한 태도에서 이미 그 사람의 무게가 전해집니다. 있다고 과장하지 않고, 없다고 위축되지 않습니다. 묻지 않으면 굳이 말하지 않고, 말하더라도 자랑이 아닌 회향(回向)처럼 건넵니다. 香遠益淸(향원익청)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다 조용한 사람일수록 깊은 울림을 줍니다. 생각이 다를 때도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 한마디로 바람이 스쳐 지나갑니다. “요즘 애들은…” 대신 “우리도 그 나이 땐 그랬지요.” 그 말에는 이해가 있고, 그 이해에는 여유가 있습니다. 진짜 귀한 사람은 앞에 나서지 않아도 존재가 드러납니다. 크게 웃지 않아도 따뜻하고, 많이 말하지 않아도 단단합니다. 그 사람 곁에 있으면 괜히 목소리를 낮추게 되고 괜히 자세를 고쳐 앉게 됩니다. 그게 바로 귀티입니다. 꾸미지 않아도 배어 나오는 향기가 그윽합니다. - 운암 '이 나이 먹고보니'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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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사랑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