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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님 카톡메일

【부대낌의 미학】

작성자자유인한문희|작성시간26.06.10|조회수34 목록 댓글 0

정수님의 카톡 메일
【2026년 06월 08일 Mon.】
Good Morning!

【부대낌의 미학】

인생이란 여기저기 부대끼고 허덕이고 견뎌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만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다른 사람들도 거개가 비슷하다.
한국 땅에서 살려면 산지사방에 '잘 아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큰 병원이나
경찰, 검찰, 법원, 구청, 은행은 말할 것도 없으며 급할 때 돈 빌리기 쉬운 사람도 필요하다.
그래서 인맥을 다지기 위한 각종 동호회, 동문회, 향우회, 친목회가 성행하고
특수대학원이나 CEO 클럽 등이 번창하는지 모른다. 그런 생존 비법을 탓할 수만은
없는 것이 그렇게라도 살아가지 않으면 평생 '갑질'당하는 '을'의 서러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진 자들의 횡포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을'로 살아가는
사람이 유달리 많은 우리 사회를 눈여겨보지 않을 수가 없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의 사회갈등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 29개국 중
일곱 번째로 높고, 사회갈등 관리지수는 27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각종 사회갈등으로 빚어진 경제비용이 연간 82조 원에서 246조 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국 '헬조선'이라는 비극적 단어가 생겨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경제 발전에
따른 주거 안정과 환경 개선, 의학과 과학의 발달에 따른 편리한 생활, 풍부한
먹거리로 인해 좋아진 영양 상태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만으로 늘어난
평균수명을 명쾌하게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하다. 한국인들이 부대낌 속에서도
여유 있는 마음으로 자기의 조건을 즐기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늘고
이만큼이나마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초호화 실버타운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는 여유 있는
노인들이 치매를 비롯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쾌적한 환경과
넉넉한 경제력과 도우미의 친절한 도움을 받으며 사는데 오히려 여러 질병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인간은 적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마음과
몸을 부대끼며 살 때 인체에 저항력도 생기고 그 과정에서 행복감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반은 농담이겠지만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된 내게 “당신은 편하겠다.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자유로워서"라고 하면, 나는 얼른 사별하고 혼자 사는 남자는 수명이 짧고 병에
잘 걸린다”는 전문가의 연구 결과를 말해 준다. 먼 길 가느라 부대끼며 자동차와
비행기를 만들었고, 더위에 부대껴 선풍기와 에어컨을 만들었고, 사람에게 부대끼며
사랑과 용서를 만들지 않았던가. 그렇다. 부대끼며 그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게 인간답다는 걸 인정하자.
~~~~~~~~~~~~~~~
김홍신 에세이 集
【자박자박 걸어요】
- P. 169 ~ 171 중에서

옮긴 이 : S. I. AHN(정수님,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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