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지혜 ....
*적당한 거리 두기*
며칠전 큰 사돈댁이 될 부부 가족과 함께 첫 상견례를 갖었다.
저희 (큰)사돈댁의 선친께서는 중국의 국공내전(1946년)을 피해서 베트남으로 이주했다가 사이공 함락으로 홍콩으로 이주, 또다시 캐나다로 이민,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와 말이 매끄럽게 잘 통하는 편은 아니다.
두 분이 모두 어렷을적 캐나다 이주자라 영어를 잘하긴 하지만 우리와 속내까지 털어놓을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와 영어로 대화할 때는 의사를 주고 받는식이다.
외식(外食)에 익숙한 사돈댁은 오래된(1864년) 전통있는 중국식당에 초대하였는데, 식당에선 주로 바깥사돈이 메뉴를 정하고 우리는 그냥 지켜보고 있으면 알아서 맛있는 종류를 시켜준다.
우리 입맛을 어떻게 그리 잘 아는지 모두가 만족스럽다.
외국 사돈댁을 보면서 우리는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
즉,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가 유지된다는 사실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편하게 하는지 새삼 감사한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한국사람들끼리는 얼굴 표정만 봐도 속마음을 훤히 알지만 이 분들은 그렇지가 않다.
속으로 그냥 무슨 생각을 하는지 속속들이 알 수는 없다. 웃으면 그냥 좋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섬세한 감정까지는 모르겠으되 적당히 모른체 하니 오히려 좋다.
이래서 사돈댁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사돈이 같은 한국사람이었더라도 그랬을까?
아마 결혼식 절차와 신혼집을 정하는 문제 등에서부터 사돈끼리 다소간 실랑이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 ㅎㅎ
한국의 누구네는 결혼을 앞두고 혼수(婚需)와 신혼집 문제로 사돈 간에 티격대다 결혼식 직전에 혼사 자체가 깨져버렸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보면 우리는 참 다행이다.
딸과 사위는 오래 사귄 끝에 결혼을 하기에 시부모님과도 친근하고 사이가 좋다.
그런데 이런 원만한 관계도 외국 시부모들이기에 더욱 그런 측면이 있다.
언어와 관습 등의 차이에서 적당히 거리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관계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을 때 원만히, 오래 유지될 수 있다.
미주지역 5.18 광주민중항쟁 동지회장 이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