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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명소저(彰明昭著)

작성자박사장|작성시간26.06.07|조회수16 목록 댓글 0

창명소저(彰明昭著)

숨겼던 일이 밝게 드러나고 또 밝게 나타난다는 뜻으로, 이중으로 강조한 매우 명백(明白)하거나 뚜렷함을 이르는 말이다.

彰 : 드러날 창(彡/11)
明 : 밝을 명(日/4)
昭 : 밝을 소(日/5)
著 : 나타날 저(艹/9)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은 明白(명백)하다고 하고 더 강조한 첩어로 明明白白(명명백백)하다고 한다.
이 쉬운 표현보다 더 자주 쓰는 말은 밝기가 마치 불을 보듯 뻔하다는 明若觀火(명약관화)란 성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밝다는 뜻이 겹겹이 들어 있는 밝게 드러나고(彰明) 또 밝게 나타난다(昭著)는 말이 있다.


중국 정사의 모범이라는 司馬遷(사마천)의 ‘史記(사기)’에는 약간 달리 彰明較著(창명교저)로 나오는데
가장 많이 읽히는 列傳(열전)에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앞에 등장하는 伯夷(백이) 열전에서 명백하게
옳은 길을 걸었던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갔던 사실에 울분을 터뜨린다.


형제성인으로 잘 알려진 伯夷叔齊(백이숙제)는 고대 殷(은)나라 제후국인 孤竹國(고죽국)의 왕자였다.
그들은 부왕의 사후 서로 후계를 사양하다가 모두 나라를 떠났다.
그 무렵 이들 형제는 周(주)나라 武王(무왕)이 폭군 紂王(주왕)을 몰아내는 것은 仁義(인의)에 위배된다며
나라의 곡식을 거부하고 首陽山(수양산)에서 고사리를 캐먹다가 굶어 죽었다.


옛사람들이 말하길 ‘하늘의 도는 편애함이 없고 항상 선인을 돕는다(天道無親 常與善人/ 천도무친 상여선인)’고 했다.
백이숙제는 참된 선인이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죽도록 방치하니 옳은 말인가 사마천이 의문을 던진다.


顔淵(안연)은 孔子(공자)가 배우기를 좋아했다며 70명 중에서도 가장 아끼던 제자였다.
하지만 안연은 끼니를 잇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여 쌀겨조차도 배불리 먹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떴다.
30세나 아래인 애제자가 죽자 공자는 통곡을 했을 정도였다.


魯(노)나라의 악명 높은 도둑 盜跖(도척)은 9천여 명의 무리를 모아 천하를 횡행하며 살인과 강도 등
흉포한 짓을 일삼았지만 천수를 누렸다. 이러한 사례는 그 중에서도 가장 명백히 드러난 사례(此其尤大 彰明較著也/
차기우대 창명교저야)라며 사마천은 다시 울부짖는다. ‘하늘의 도란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所謂天道 是邪非邪/ 소위천도 시야비야)?’ 간사할 邪(사)는 ‘그런가 야‘의 음도 있다.


이처럼 사마천이 다른 편보다 훨씬 길게 自書(자서)를 피력한 것은 匈奴(흉노)의 포위 속에서 부득이하게 투항했던
李陵(이릉) 장군을 변호하다 武帝(무제)에게 宮刑(궁형)을 당했던 억울함도 있었을 듯하다.


크고 작은 불의한 일들이 오랫동안 감춰지거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으니 분통 터지는 사람이 있겠다.
그렇더라도 老子(노자)의 말대로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어 보자.
‘하늘의 그물은 넓디넓게 펼쳐져 성긴 듯 보이지만, 그 무엇도 놓치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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