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양지탄(亡羊之歎)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뜻으로,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진리를 찾기 어렵다는 말이다.
亡 : 잃을 망
羊 : 양 양
之 : 어조사 지
歎 : 탄식할 탄
망양(亡羊)은 양을 잃음의 뜻으로,
양을 돌보며 다른 일을 하다가
양을 잃음을 나타낸다.
이 말은 한 가지 일에 전념하지 아니하고
이것 저것 실패함을 이르는 말이다.
양주(楊朱)는 기원전 4세기의 사상가이며
맹자(孟子)와 거의 동시대인(同時代人)이다.
양자(陽子)라고도 일컬어진다.
그는 위아설(爲我說)이라고 하는
극단적인 개인주의(個人主義) 사상을 주장했다.
머리털 하나를 뽑으면 천하를
이롭게 한다는 것을 알아도 그것이
자기 이익이 되지 않으면 안한다고 한다.
맹자(孟子) 등에 의해서
이단으로 판정되었기 때문인지
그의 저서는 현대에 전해지지 않으며,
그 사상 체계도 알지 못한다.
수수께끼의 사상가라고 할 수 있겠다.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에 보이는 이야기이다.
그것에 따르면 언젠가 양자의
이웃집에서 양 한 마리가 도망을 했다.
양의 주인이 동네 사람들을 이끌고
양자에게 노복을 청하여
양을 쫓아가려 하였다.
양자가 물었다.
“단 한 마리의 양을 잃었는데
어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뒤쫓아가는고.”
이웃집 사람이 대답하였다.
“도망간 쪽에는 갈림길이 많기 때문이오.”
얼마 뒤에, 그들이 피곤한 몸으로
돌아와서 양을 잃었다고 하였다.
양자가 양을 잃은 까닭을 묻자,
“갈림길을 가면 또 갈림길이 있어서,
양이 어디 갔는지 모르게 되어 버렸소.
(多岐亡羊:다기망양)”
양자는 그 말을 듣고는
묵묵히 앉아 입을 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웃는 얼굴 한번 보이지 않았다.
제자들이 기껏해야 양 한 마리를 잃은 일이요,
더구나 자기의 양도 아닌데,
그렇게 침울해 있는 것은 이상하다 생각하고,
까닭을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뒷날, 한 제자가 그 일에 대해서 묻자,
양자는 “단 한 마리의 양이라 할지라도,
갈림길에서 또 갈림길로 헤매어 들어가서
찾다가는 결국 양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하물며 학문의 길은 어떻겠느냐?
목표를 잃고 무수한 학설들에 빠져 헤맨다면,
아무리 노력한들 그 또한
무의미한 것 아니겠느냐.”하였다.
학문의 길도 갈림길이 많아 어디로 가야 좋을지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다방(多方)이라는 것은
학문의 방법이 많음을 말하며
그 선택을 망설이고 마는 것이다.
왼쪽으로 가야 할까 오른쪽으로 가야할까
갈림길에 부탁칠 때마다 왼쪽을 택하거나
오른쪽을 택하거나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살아 있는
학문의 근본을 놓쳐 버리고 만다.
이러한 것을 망양지탄(亡羊之歎)이라고 한다.
어느 것부터 손을 대야 좋을지 모르는 상태
또는 지엽 말단에 사로잡혀,
좀처럼 줄기에 손을 미치지 않는 상태를
한탄할 때에 사용되는 말이다.
그런데 몽구(蒙求)라는
당대(唐代)의 초학자용 교과서에,
‘양주(楊朱) 갈림길에서 울다’라는
제목이 나와 있는데,
그 내용은 조금 다르다.
그것은 양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양주가 갈림길에 접어 들어 엉엉 울었다고 한다.
인간은 모두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도,
인생에는 갈림길이 있어서
선(善)으로 가는 사람도,
악(惡)으로 향하는 사람도 있다.
‘아아, 슬프다’ 하고 울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겸애설(兼愛說)의 묵자(墨子)가
생명주(生明紬)를 보고 울었다는 하는
에피소드와 짝이 되어 있다.
누인 명주(明紬)는 흰 비단으로서
지금부터 물이 들여지는 것이다.
검게 물들여지기도 하고
붉게 물들여지기도 한다.
그 전의 흰 비단을 보고,
간의 성질은 같은데도 하고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개인주의자와 박애주의자가
쌍둥이 같은 에피소드를 가지는 것은,
이야기의 됨됨이가 너무 꾸밈 같아서
역시 망양(亡羊) 쪽이 재미있다.
장자(莊子) 변무편(騈拇篇)에도
양을 잃은 이야기가 있다.
남녀 종이 책을 읽고 주사위 놀음을 하다가
양을 잃었다는 이야기로,
이 곳에서도 주위의 사물이나
현상에 휩쓸리다 보면,
자기의 본분을 잊게 된다는
비유로 사용되고 있다.
학문에는 지식의 집적이 필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부질없이 지엽 말절을,
꼬치꼬치 캐고 살피는 일에 빠져서
근본 목표를 잃어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란 것을 풍자한 이야기이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