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월옥량(落月屋梁)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故人)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이다.
落 : 떨어질 락
月 : 달 월
屋 : 집 옥
梁 : 들보 량
출전 : 두보(杜甫)의 몽이백(夢李白)
지는 달빛만이 지붕에 가득하구나.
밤에 벗의 꿈을 꾸고 깨 보니,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추고 있다는 뜻이다.
벗을 그리는 마음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이다.
당(唐)나라는 잘 알려진 대로 시(詩)의 시대였다.
청(淸)나라 강희제(康熙帝)때 편찬한 전당시(全唐詩)에는
시인이 2200여 명에 4만 8900여 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니 그 규모에 놀란다.
초당(初唐) 성당(盛唐) 중당(中唐) 만당(晩唐)의
네 시기로 나누는 당시는 8세기 전반의
성당기가 이름에 맞게 가장 융성했다.
당 제국이 최고의 번영을 누렸던 시기에 맞춰
이백(李白)과 두보(杜甫)가 시선(詩仙)과 시성(詩聖)으로 불리며
명시를 줄줄이 탄생시킨 시기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10년이 넘는 나이 차이에다
자연을 많이 읊은 이백에 비해
우수의 노래가 많은 두보의 취향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만남 이후 극진한 벗으로 지냈다.
특히 두보는 술을 좋아한 이백의 재기를 존경하여
시에서도 많이 언급했는데
'이백은 술 한 말 마시면 시 백 편을 썼다(李白一斗詩百篇)'는
음중팔선가(飮中八僊歌)도 그 중 하나다.
이보다 더욱 애틋한 것이 꿈에서도
이백을 자주 보았다는 구절로 제목부터 '몽이백(夢李白)'이다.
지는 달(落月)이 지붕 마루턱(屋梁)을 환히 비추고 있다는 묘사는
그 빛으로 당신의 얼굴을 비춘다고 표현했다.
이백은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궁정시인에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쳐져 방랑했다.
권력 다툼의 와중에 옥에 갇히는 신세도 되었기 때문에
두보는 항상 그의 거취가 걱정됐다.
2수가 있는 중 첫 번째 시의 부분을 보자.
故人入我夢, 明我長相憶.
벗님께서 나의 꿈에 들어오니,
우리가 오래 서로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고인(故人)은 죽은 사람이 아닌 옛 친구 이백이다.
君今在羅網, 何以有羽翼.
지금 그대는 그물에 갇혀 있는 몸,
어이 날개가 있을 수 있으리.
落月滿屋梁, 猶疑照顔色.
꿈을 깨어보니 지는 달 들보에 가득하여,
그대의 밝은 얼굴 보고 있는 듯하오.
둘째 수의 애틋한 부분은 또 이렇다.
三夜頻夢君, 情親見君意.
사흘 밤을 자주 그대 꿈꾸니,
그리는 마음 드러내는 것이리라.
出門搔白首, 若負平生志.
문을 나서며 흰 머리를 긁는 품이,
마치 평생의 꿈을 저버린 것만 같아.
벗을 꿈속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깨어보니
지는 달만 처량하게 지붕을 비추고 있어
더욱 벗이 생각나고 쓸쓸하니 그 관계를 알겠다.
나이 차가 많아도 사람 됨됨이와 성취를 서로
존중하는 두보와 이백의 우정은
아득한 옛날이지만 부럽다.
우정을 이야기하는 많은 성어에도
아랑곳없이 친구를 이겨야 하고
그래야 내가 앞날이 탄탄해지는 경쟁,
또 그것을 부추기는 사회는 삭막한 미래만 기다릴 뿐이다.
-옮긴 글 빛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