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구성비(萬口成碑)
많은 사람의 말이 비석을 이룬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칭찬은 송덕비를
세우는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이다.
萬 : 일만 만
口 : 입 구
成 : 이룰 성
碑 : 비석 비
만인이 칭찬하면 명성이 길이 남게 된다.
한자 뜻을 그대로 옮기면
'만인이 힘을 모아 비를 세운다'이다.
비라는 것은 명성을 남길 만한 사람을 위해
주위 사람이나 후세 사람들이 세우는 것이다.
한두 사람이 아니라 온 사람이 입을 모아 칭송하면
그의 명성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말 가운데 가장 값진 말들이 모여
이룬 소중한 것을 나타낸 표현이다.
만구(萬口)는 많은 사람의 입이나 말의 뜻으로,
많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성비(成碑)는 비석을 이루다의 뜻이다.
그러므로 여러 사람이 칭찬하는 것은
칭찬받는 이의 송덕비(頌德碑)를
세우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즉,
많은 사람이 칭찬하게 되면
명성이 알려진다는 뜻을 나타낸다.
예로부터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을 가리키는데
송덕비로 회자되기도 한다.
지금도 대대손손 전해지는 송덕비가 많이 남아 있다.
그 가운데 조선(朝鮮) 태종(太宗) 때,
문신 박습(朴習)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송덕비는 뜻이 깊다.
전라도 관찰사(觀察使)로 부임한 박습(朴習)은
백성들이 물이 부족해 농사를 짓는 데
애를 먹는 모습을 보고 저수지를 건립하기에 이른다.
그가 건립한 저수지는 바로
우리나라 담수지(湛水沚)의 대명사인
김제 벽골제(碧骨堤)이다.
벽골제가 건립돼 물 걱정을 덜 수 있었던
김제 백성은 그를 칭송하며 송덕비를 세웠다.
이처럼 송덕비는 대체로 백성을 위한 치적을
많이 세운 관리를 기리며 세워졌다.
최근 송덕비는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을 기리기 위해 세워지고 있다.
이를테면 작가나 영화감독, 가수,
스포츠 스타 등이 대상이다.
형식도 다양하다.
전통적으로 돌을 깎아 세웠지만,
오늘날 인터넷을 활용하는
비(碑)도 만들어지고 있다.
형식이야 어쨌든 많은 사람이
칭송하기 위해 비(碑)를 세우니
당사자는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칭송을 듣기까지 참으로
힘든 시절을 보내야 했을 터이다.
그가 박습(朴習)과 같은 관리였다면
국민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음이 자명하다.
다음 글은 꽤나 시사하는 바가 많은 송덕비 이야기다.
어느 고을에서 실컷 수탈하고 혹정만 하다,
떠나는 원님의 송덕비 문제로
고민하다가 사실 그대로 썼다.
“오늘 이 도적을 보낸다(今日送此盜)”라는 내용이다.
그 원님이 떠나면서 송덕비를 보았다.
얼굴이 핼쓱해 졌으나 그 양반도 보통 위인이 아닌 듯
붓을 들어 송덕비 뒷면에다 이렇게 답했다.
“내일은 또 다른 도적이 오리라(明日他盜來).”
원님이 떠난 후 주민들이 그 글을 보고는
그것도 그렇다 하며 써 있는 대로
돌에 새겨 주었다고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벼슬하고 정치하는 데는
엽전(葉錢)과 지전(紙錢) 차이일뿐,
수탈하고 정치자금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행태인가 보다.
오늘 이 높으신 양상군자들을 보내고 나면
내일은 또 어떤 양상군자들이
대로를 활보하려나...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