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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의 「Night eye-공항 경계등」 감상 / 박연준

작성자박숙인|작성시간26.06.09|조회수15 목록 댓글 0

이원석의 Night eye-공항 경계등」 감상 박연준
 
 
Night eye-공항 경계등
 
   이원석
 
 
밤은 오로지 외눈으로 지켜봅니다
그대와 전력 질주를 못해 미안합니다
지치는 순간을 탓하는 게 아니라
전력으로 달려 보지도 못하고 마음을 무너뜨리는
부끄러움 말입니다
 
부하가 되지 않고도 사랑할 수 있습니까
미움받지 않고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이나
뜻대로 구르다 일어나 밥을 먹습니다
오늘도 같은 생각 중입니다
그날로 돌아갈까요 원색의 슬픔과 함께
빛바랜 기쁨도 반납할까요
모든 감정을 올려 둔 소반을 들고 뛰다가
짐짓 넘어진 척 쓰러져 울까요
그릇처럼 나동그라진 마음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있습니까 

함께 경주를 마치지 못해 미안합니다
밤의 눈은 아침에도 경계등처럼 떠있습니다
감을 수 없어 잠들지 않는 마음입니다
사랑이랑 분간이 어려울 땐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죽음이랑 구별할 수 없는 삶이
죽음이나 마찬가지인 것처럼요
누구의 부하도 되지 않고
어떻게 사랑할 수 있습니까


    —시집 『밤의 공항』 2026.3

       이원석 / 1976년 서울 출생. 인하대 국문과 졸업. 202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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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에 소개된 시인의 약력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공항에서 수레를 끌고 시 쓰는 사람.” 시편들을 살펴보니 시인은 야간 근무를 많이 서는 모양이다한밤중 공항에서 일하는 화자가 많이 등장한다그에게 세계는 떠나고 돌아오는 이들로 가득한 커다란 공항 같을까그는 문장과 문장 사이에 진실이 들어 있는 것이 시라며, “거부할 수 없는 진실그걸 마주했을 때 인간은 마음이 흔들린다고 했다.
    시 속 화자의 질문이 너무 신실해서 먹먹하다. “부하가 되지 않고도 사랑할 수 있습니까” 외눈박이 밤을 보며신을 향해 질문하는 사람 같다부하란 당신에게 복종하는 자당신을 수호하기 위해 온몸을 기울이는 자다사랑에 신실한 자사랑을 의심하지 않는 자는 감을 수 없어 잠들지 않는 마음을 지닌 존재다화자는 사랑에 실패했지만 지쳤다고 말하는 대신 매 순간 전력으로 달리지 못해 부끄럽다고 고백한다누구의 부하도 되지 않고 어떻게 사랑할 수 있습니까이 질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싶다밤의 눈이 한사코 지켜보고 있다면.
 
  박연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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