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채널 ‘헬마우스’ 주간 리워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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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소리] 선거법·공수처 패스트트랙 통과, 민주당이 얻은 것은?
2019년 연말,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에 올렸던 상징적인 두 법안이 모두 해를 넘기지 않고 처리됐습니다. 오늘 리워드칼럼에서는 연일 사건사고가 쏟아지면서 제대로 분석되지 못한 이 사건의 ‘진짜 의미’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 한국당 <침대 축구>의 패배
먼저 자유한국당은 정세판단을 제대로 못했다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이 국면에서 한국당은 100석이 넘는 거대 정당의 입지를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지극히 기술적으로만 봐도 이렇습니다. 법안 통과를 실제로 막을 수 있다면, 결사저지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제1야당과 제대로 협상을 못한 정부 여당에게도 책임이 돌아갑니다. 어찌됐든 자유한국당은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 등이 과반수를 확보했다고 판단했다면, 한국당을 전략을 바꿔야 했습니다. 여당과 협상을 하면서 자기 제안을 조금이라도 관철시켜야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민주당도 과반에 대한 확신이 단단하지 않다면, 조금 더 안전하게 한국당의 일부 제안을 받아들이는 타협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물론 어느 쪽이든, 한국당이 협상의 여지를 보여줄 때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번 상황은 눈에 보이는 ‘과반 확보’ 상황이었습니다. 민주당은 ‘4+1’ 협의체와의 지난한 합의를 통해 통과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대책없는 결사투쟁만 주장하다가 맥없이 패하고 만 것이죠.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지 않고 침대축구를 하다가, 경기 막판에 골을 먹고 맥없이 지는 상황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이미 골을 먹었는데, 골을 먹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침대축구하다가 종료 휘슬이 울려버린 쪽에 가깝죠. 물론 스포츠에선 스코어가 명백하기 때문에 이럴 일이 없겠지만요.
하지만 정치영역에서는 판세가 명확하지 않고, ‘소망적 사고’로 행복회로를 돌리다보니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크게 보면 ‘여론조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해온 자유한국당의 지난 몇 년이 대체로 그러했습니다.
말하자면 닭 쫓던 개 신세, 낙동강 오리알이죠. 밖에서 남들이 보면 너무나 뻔한데, 내부에선 ‘절대 통과 안 된다’거나 ‘결국 민주당이 파토낸다’라고 호언장담한 이들이 있을 겁니다. 통과되기 직전과 직후 반응이 ‘비례한국당으로 대응하겠다’거나 ‘민주당도 비례민주당 만들 수밖에 없다’거나 ‘의원직 총사퇴 할까말까하다가 말 안함’이었던 것도 비슷한 결입니다. 결국 무대책이었던 겁니다. 종료 휘슬 이후 패배가 확정됐는데도 아무 말이나 막 던진 겁니다. 어쩌면 내부의 몇몇은 ‘주님을 향한 간절한 기도’가 문제를 해결해 줄 거라 진심으로 믿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한국당 '침대 축구'의 구조적 원인
민주당이 이번 정국에서 뭘 얻었는지를 짚기에 앞서, 한국당이 왜 대책도 없이 침대 축구를 했는지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남이 볼 때는 바보짓이라도, 보통 내부적으로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길, 혹은 익숙한 길, 편한 길이었기 십상입니다.
이 경우에는 이렇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상황파악 안 되는 바보들이라서 침대 축구를 한 게 아닙니다. 실은 본인들이 바보라는 걸 알고 있는지라 침대 축구 밖에 할 게 없었습니다.
이 얘기를 하는 건 동지들의 짜증을 덜어내고 희망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의 정치적 혼란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고, 곧 종료될 것이라는 점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지금의 상황은 소위 최순실 게이트와 국정농단 사태의 후폭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친박 중심 공천 학살로 120여명의 국회의원 당선자를 완벽하게 친박 일색으로 변환시킨 직후, 그해 가을에 최순실 게이트 폭탄을 맞았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권위와 정국 장악력이 붕괴해버렸고, 지지기반 자체가 통째로 흔들렸습니다. 새누리당을 완벽하게 친박 의원들로 전환시켰는데, 박근혜가 사라져버린 것이죠.
대구 경북으로 가서 FGI(포커스그룹 인터뷰) 조사를 해보면, 그 동네 유권자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박근혜가 그 지역 출신의 강단있는 정치인의 씨를 말렸다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박근혜 리더십은 보스에 대한 의견 교환과 반론 제시를 용인하지 않습니다. 그저 보스에 대한 충심으로, 시키는 일을 묵묵히 따르는 그런 ‘순응형 정치인’을 원합니다. 정치인이라기보다 ‘병풍’에 가깝겠네요.
조금 민감한 얘기입니다만, FGI를 할 때 지역 사람들은 ‘환관’이나 ‘내시’, 혹은 더 적나라한 표현을 써가면서 그런 정치인들을 지칭했더랬습니다. 오늘자(1월 3일) 조선일보에는 한국당 당무감사 결과 TK는 여전히 한국당 강성 지지층이 많지만 그들이 ‘현역 의원 100% 교체’를 바라고 있더란 점을 전하는 기사가 실렸는데, 그때 제가 파악한 지역민심과 맞닿아 있을 겁니다.
대구 경북은 박근혜를 절대 지지했기 때문에, 십수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박근혜가 공천하는 사람들을 그야말로 ‘무조건’ 당선시켰습니다. 그들은 지성이나 전투력이나 지역구에 대한 활동 여부가 아니라. 오직 박근혜를 향한 충심으로만 평가받은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100여명 이상 포함된 의회 구성에서 2017년 탄핵이 성사된 건, 그만큼 국민적 분노가 거셌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가 사라진 세상에서, 이들은 길을 잃었습니다. 따로 무언가를 도모할 수가 없습니다. 애초에 그런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박근혜에게 대들 여지가 있었고, 박근혜는 대드는 사람을 중용하지 않았습니다. 새누리당 내에서 그럴 수 있었던 사람들은 탄핵에 찬성해 바른정당으로 쪼개졌다가 우여곡절 끝에 돌아오기도 하고 말기도 했죠.
그러니 남은 사람들에게는 침대축구의 길 뿐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과거 노무현 정부처럼 지지율이 낮아질 날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그나마 가장 편하고 익숙한 길이었습니다. 역량이 없는 그들이 다른 일을 하다간 더 망칠 수가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나름 가장 합리적인 길이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협의했다간 문재인 정부 정책이 작동할 수가 있다는 거죠. 그러면 유권자들에게 평가받을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무조건 드러눕고 다리 붙들면서 축구 자체를 못 하게 하는, 제딴에는 ‘전략’을 세운 겁니다. 그러면서 이 게임이 게임같지 않은 건 정부 여당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우기는 것이 사실상 최선책이었습니다.
그게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우리가 답답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여론이 반전되지는 않았습니다. 몇몇 위험한 시기가 있었으나 ‘레드크로스’(한국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넘는 것)는 결국 오지 않았고, 지지율 격차는 지켜졌습니다. 저는 총선까지 이 정도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 민주당은 정치력을 보여줬다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은 사실 민생과 크게 연관이 있는 법안은 아니었습니다. ‘권력’과 직접 관련된 정치적 어젠다에 가까웠죠. 그래서 유권자를 향해 제시할 주요 개혁정책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부 여당 내에선 분명히 필요한 것이라는 합의가 있었습니다. 특히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군소야당들을 배려하는 선거법 개정안과 묶어 두는 게 필요하다는 전략은 상당히 잘 짜여진 것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으로선 그런 ‘꼼수’가 통할 리가 없다면서 ‘결사항전 침대축구’로 그 법안이 파토가 나면 수혜를 입겠다는 ‘진짜 꼼수’를 부렸습니다. 그런데 전선이 고착되는 시간이 길어지자, 여야 모두에게 계산이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선거법이 우리에게 유리한 것도 아닌데 뭐 굳이 꼭 해야 하느냐’ 정도로 뜨뜻미지근하게 생각했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입장에서도, 두 법안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두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한국당이 바라는 침대축구가 성공하는 그림이 만들어 지거든요. 그렇게 되면 ‘이게 게임 같지 않은 게임이 된 건 결국 정부 여당의 책임이다’로 일부 민심이 흘러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4+1’이 성공적으로 작동한 건 단순히 두 법안에 미치는 영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다른 법안들에서도 한국당의 결사항전이 더 이상 발목잡기가 될 수 없다는 걸 뜻합니다. 물론 매 법안 의결에서 제1야당을 배격하는 건 민주당으로서도 부담스럽죠. 그러나 한국당도 또 한 번 침대축구를 했다가 패배하는 건 부담스럽습니다. 계속 침대축구로 패배하는 팀의 경기를 응원해줄 팬이 어디 있겠습니까. 침대축구를 그만 두고 협의를 하거나, 침대축구를 하면서 몇 게임을 더 패배하는 처참하고 우스운 꼴을 연출하거나, 그 기로에 섰습니다.
민주당에게 더 좋은 상황은 총선결과가 나온 이후에 올 겁니다. 민주당이 손해를 보면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는 사실은 아직 민주당 코어지지층 일부만 명확히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총선결과가 나오고 언론이 기존 선거법과 개정안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한다면 다수 유권자들에게 알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군소여당들을 끌어들여 한국당의 ‘10백 전술’을 돌파해 골을 넣었다는 그 사실, 이게 총선 이후에 알려진다면 중도파는 양당에 대해 또 한 번 차등적인 평가를 내리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 결과는 당연히 한국당에게는 유쾌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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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문장 요약
-자유한국당의 침대축구는 2016년 총선에서 친박 일색 새누리당 의원들이 당선되고, 그해 가을에 최순실 게이트가 일어난 상황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작년 연말 패스트트랙에 올라온 두 법안의 통과는 그 침대축구의 텐백수비를 뚫어낸 승리에 해당한다
-이 결과에 총선 결과까지 연동된다면,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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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니까 리워드 칼럼이 실수로 전체공개로 올라갔네요ㅠㅠ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주댕스 멤버십 동지들께는 죄송하지만 이번엔 모든 구독 동지들을 향한 서비스로 가야 될 것 같습니다.
헬~y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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