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김임수 기자. 2026.6.12 기사를 옮김.
선관위 전체 정원의 6% 차지...대선-지선 있었던 2022년엔 200명 웃돌아.
''선관위로 이직하고 싶다. 2년에 한 번씩 선거철만 빡쎌 텐데. 그때마다 연차, 휴직하면서 날로 먹으면 되고, 사고 나도 '아니꼬우면 소송하세요'아려 대응하면 되고, 진심 부럽다'' ''나도 선관위 가고 싶어서 공고확인했더니 기간제만 한 트럭 뽑고 있더라'' ''선관위 가족회사라 님들은 채용 안 됨''
이번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나온 반응이다. 선거관리 위원회 조직에 대한 불신과 조롱은 직장인들 사이에 만연해진 분위기다. 청년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더해 기득권 세력을 겨냥해 특혜와 무너진 공정성을 지적하는 것도 이런 선과ㅣㄴ위의 내부 문화에 분노하기 때문이다. 이는 선관위 스스로 불을 댕긴 측면도 크다. 일반 회사라면 고위직 자녀들이 '특혜 채용'될 때마다 입방아에 오를 것이고, 가장 큰 프로젝트를 앞두고 담당 직원들이 장기 휴가를 간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라는 것이다.
실제 선거가 있는 해에 선관위 직원의 휴직 증가는 고질병처럼 반복된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148명이던 선관위 휴직자는 올해 1월 164명으로 늘어났다. 6.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5월말에는 181명까지 증가해 전체 정원 3034명의 6%를 차지했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함께 치러진 2022년는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휴직자가 200명을 웃돌았다.
선거가 끝나면 '선진 시스템 시찰'을 명분으로 내세운 해외 출장도 빈번하다. 선관위의 공무국외출장보고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직원들의 국외 출장은 19건, 이 가운데 스위스-스페인 등 유럽이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출장자 중에는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도 포함됐다. 노 전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4일부터 8박 10일 일정으로 덴마크와 스웨덴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개표 과정의 투명성 강화와 사전투표 운영 방식 개선'등을 출장 모적으로 설명했다.
선관위 국외 출장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 직원들이 몰디브를 나요와 논란이 된 이후 그나마 줄어든 것이라고 한다. 당시 몰디브뿐만 아니라 선관위 직원들이 동남아 휴양지인 방콕이나 코타키나발루로 출장을 떠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코타키나발루는 재외선거인이 120여 명에 불과한 곳이다.
아빠와 아들 모두 출장을 떠난 사례도 있다. 김세환 전 사무총장은 사무차장 시절인 2019년 10박 11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스위스 베른,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방분했다. '아빠 찬스'고 선관위에 채용되며 '세자'로 불렸던 김아무개 씨 역시 2022년 대선 직전 미국 필라델피아 등으로 출장을 떠났다.
감사원 감사를 통해선 복무 규정 위반이 적발되기도 했다. 강원선관위 소속의 한 직원은 연차 승인 없이 10박 11일간 일본 여행을 떠나고, 이미 사용한 연가 25일치를 '셀프 결재'로 병가로 바꿨다. 이런 방식으로 무단 결근 100일, 허위 병가 81일 등을 정상 근무 처리해 급여 3800만 원을 챙겼다. 당시 선관위 감사를 진행했던 한 감사원 직원응 ''20년 넘게 근무하며 이런 조직은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숭수 의원은 "안일한 선관위 조직문화가 투표자의 참정권까지 박탈하는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이라며 "해체 수준의 선관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